최고 악당 댕댕 청어람주니어 저학년 문고 25
방미진 지음, 김미연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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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은 정말 악당일까? 천사일까?




애완견이 반려견이 된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단어 하나만 바뀌었을 뿐인데 이 단어 하나가 바뀌기까지 동물들은 인간의 멸시와 천대의 울타리에서 고통을 받아왔다. 반대로 그만큼 인간은 동물과의 교감을 중요시하기 시작했고 드디어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체임을 자각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본디 욕망의 동물이고 허세와 이기심 가득한 생명체이다. 반려견을 식구로 들이는 과정에서 부작용도 속출했다. 무분별하게 개를 생산하는 자들과 돈을 목적으로 사고파는 업자들, 게다가 생명을 들이는 일을 너무나 간단하게 치부하는 무책임한 태도로 인해 매년 버려지는 개들의 수도 늘고 있다고 한다.

더군다나 버려져서 떠도는 개들은 살기 위한 본능으로 포악해져서 인간의 삶을 되려 위협한다.

그렇담 시작한 질문에 답은 나왔다.

그들이 악당이 되건 천사가 되건 그건 우리들 태도에 달린 것임을.




아이들은 어른들의 행동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어려서부터 지구상의 다양한 생명체에 관심을 갖게 함은 물론이고 생명의 귀함까지 알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좋고 싫음이 제각각이기에 동물을 싫어하거나 무서워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내가 싫다고 함부로 생명을 없앨 수는 없고 내가 싫다고 다른 생명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건 극복할 수 있는 두려움은 극복하게 하고 조심해야 될 것은 일러주어야 그것이 바른 교육이다.

<최고 악당 댕댕>에도 그런 친구가 등장한다. 대오는 누구보다 경쟁심도 강하고 겁 없는 천방지축 대장이다. 하지만 그런 대오에게도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늘 가던 공부방에서 댕댕이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게 아닌가. 이것은 대오에겐 심각한 문제였다. 아무리 작고 순하다지만 대오에게 있어 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사납게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는 모습 하나뿐이다.




친구들은 하나같이 새 친구의 등장이 반갑고 신기하지만 대오는 그럴 수가 없다. 친구들의 놀림이 걱정되고 창피했음에도 온몸이 얼어붙은 대오에게 두려움은 숨길 수 없는 본능이 되어 버린다.

친구들은 그런 대오의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대오에게 여러 차례 놀림을 당했던 친구들은 놀리기 까기 한다. 심지어 중학생 누나마저 대오를 약 올리기에 이르자 대오는 댕댕이가 너무나 얄미운 악당 같기만 하다. 자신의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 댕댕이를 마구 약올리기까지하는데 으찌 그 모양새가 당당하지 않다. 언제든 도망갈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걸 보면.ㅎㅎ

새로운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공부방 선생님이 임시보호를 자처했음에도 선생님은 대오처럼 개를 두려워하는 아이가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듯하다. 선생님도 대오를 위해 댕댕이를 묶어두지만 대오는 댕댕이의 존재자체를 견딜 수 없어 한다.



결국 대오는 댕댕이 때문에 공부방을 가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엄마는 선생님에게 전화를 하기에 이른다.

대오는 공부방을 그만둘 건인가, 아니면 개 공포증을 잘 이겨낼 것인가.

하나의 생명을 거두기로 결심했다면 끝까지 책임을 지는 것이 도리다. 댕댕이 역시 그렇지 못한 보호자들로 인해 버려진 개였다. 나이도 많고 버려져서 안락사 위기에 처한 개가 안쓰러워 공부방으로 오게 된 댕댕이지만 새 주인을 만나지 못한다면 댕댕이의 운명은 어둠뿐이다. 댕댕이의 운명은 또 어찌 될 것인가.

이 책에서 특히 좋았던 건 대오 엄마의 태도였다. 제 아이만 생각하는 이기심 때문에 오히려 아이를 망치는 부모도 많다.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 게 현명한 방법인지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생각해 보기에 좋은 책이었다. 반려인도 또 그렇지 못한 이들이 함께 적이 되어 혐오감을 키워서는 안되기에.

우리집 역시 반려견이 살고 있다. 오늘은 산책길에 스무 살 된 시츄녀석을 만났다. 아이의 목줄을 꼭 쥐고 계신 할머니와 함께 늙어갔을 녀석을 보자 뜨끈한 것이 올라왔다. 오래도록 서로에게 위안이 되었을 시간을 떠올리며 나 역시 최선을 다해서 돌봐주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책을 구매하면 독후활동지를 받을 수 있다. 독후활동지는 책을 얼마큼 이해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다. 반려견을 잘 돌볼 수 있는 방법이나 대오처럼 개를 무서워하는 친구를 만나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쓰는 동안 반려견에 대한 인식과 책임감을 더 키우게 되는듯해서 좋은 시간이었다.

동물을 이해하기 위해 동화의 힘을 빌려 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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