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준비의 기술
박재영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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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우울증 극복을 위한 최고의 명약! 이자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여행책이란 타이틀에 더해 정세랑 작가가 강추한다고 해서 주저 없이 들였다. 밤이 길어져서 좋다. 그렇다고 시간이 늘어난 건 아니지만 그냥 밤이 길어져서 심적 여유가 많아졌다고나 할까. 물론 전기장판 때문에 십분을 채 넘기지 못하고 아침을 맞이할 때도 있지만 베개 옆에 널브러져 있는 책을 보는 게 신난다.

 

코로나 이전에도 여행과 별로 친하지 못했고 여행 계획이란 걸 잘 세우지도 않았다. 난 늘 집순이였고 집에서 두 시간 정도 이동 가능한 곳만 돌아다녔다. 전시회, 영화, 콘서트, 둘레길 산책 정도면 우울할 새가 없었다. 그럼에도 여행 준비에 관한 책에 손을 뻗친 건 내년엔 계획이란 걸 세워 제대로 다녀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즉 안 하던 짓 해보기.ㅋ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책 읽는 건 좋아했다고 한다.

아무도 묻지 않는 취미를 학교에선 그렇게 묻는 게 의아했었고 그때마다 쓸게 마땅찮아 그 칸은 늘 독서로 채워 넣었다는데...

문득 학창 시절 나는 뭐라고 적었던가 떠올려 본다.

책보다는 음악을 더 좋아해서 음악 감상이라고 적었던 것 같기도 한데 기억은 희미하네.

분명 나는 독서라고 적지는 않았다. 그땐 책하고 별로 안친했기에.ㅋㅋ

 

저자는 허세가 걷힐 때쯤엔 헛짓을 많이 했다고 한다.

쓸데없이 지하철 노선을 암기하고 커피의 세계에 입문하겠다고 유명 커피하우스를 돌아다니고 남들과는 다른 음악을 듣겠다며 청계천에 백판을 사러 다녔다고 하는데...

​그러고 보면 허세와 헛짓도 잘 하면 득이 될 것 같단 생각이 든다. 허세보다 헛짓을 좀 많이 하고 다닐껄하는 후회가 든다.

뭐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해도 늦진 않지만.

 

그랬던 저자는 서른 살에 자신의 취미를 찾았다고. ㅎㅎ 바로 여행 준비.^^

참, 저자의 직업은 의사지만 이미 그의 피에는 여행 DNA가 잠재되어 있었다.

그런 DNA를 가져 인생이 더 다채롭고 풍요로워졌음은 틀림없다.

 

뜬금없는 취미 소환에 나의 취미는 진짜 뭘까. 난 정말 여행을 좋아하긴 할까.

 

여행 준비는 '내가 누군인지 정확히 알 수 있게 해준다'라는 정의에 시험을 해 보면 취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듯하다.

6장에서 언급한 방법을 잘 활용하면 새해 결심도 나올듯하고 미처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할 것만 같은 기분도 든다.

국내 지도부터 먼저 붙여 놓아야겠다. 제일 먼저 가보고 싶은 도서관과 식물원을 적어 보련다. 안 해 본 먹방투어도 추가하고.

 

저자는 여행 준비를 하면서 아는 게 많아졌다고 한다. 가보지 않은 곳을 마치 다녀온 것처럼 지인들에게 추천하기도 하고 회화 공부뿐 아니라 그 나라 교통정보까지도 공부하면서 준비를 한다. 정말 제대로 준비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게 여행인가 보다.

 

그런 노하우를 살려 베스트 스팟, 베스트 레스토랑도 소개하고 있고 경험을 바탕으로 장단점도 콕 집어주고 관련 사이트나 팁도 공유하고 있으니 여러모로 유용하겠다. 어찌 되었든 이 책은 나처럼 여행 준비와 친하지 않은 이들에게 충분히 동기부여가 된다는 점에서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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