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펜션의 비밀 청어람주니어 고학년 문고 9
한영미 지음, 나오미양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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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옛적에 개암 하나로 도깨비방망이를 손에 넣었던 한 나무꾼을 기억하는가? 이 이야기는 그 나무꾼의 가족 이야기이다.^^ 물론 시대는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아닌 그 후손들의 이야기인데 도깨비방망이가 대대로 물려져 내려왔었다는 가정을 두고 시작한다. 이러한 가정 앞에 도깨비방망이를 무탈하게 가보로 전하는 일 따윈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도깨비방망이의 존재는 금세 퍼져나가 위험한 일들이 끊이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풀이네는 도깨비방망이 때문에 상황이 그리 좋지 못하다. 이유는 도깨비방망이의 존재를 알고 있던 심술쟁이 이웃(박서방)의 후손들 때문이다. 풀이네는 지금까지 그 전설 속의 도깨비방망이를 지키기 위해, 아니 뺏기지 않기 위해 박서방네를 피해 수십 번을 옮겨 다녔고 최대한 없는 척을 하며 살았다. 풀이네 아빠는 이름조차도 없어 보이게 지었다. 이지푸라기.ㅋㅋ (진짜 작가님 작명 센스 최고세요. ᄏ)

 

 

 

 

  역시나 도깨비방망이는 물질적인 풍요를 안겨주지만 인간의 욕심을 부채질하는 요물이다. 풀이네 부모는 마땅한 직업도 없이 돈을 물 쓰듯 한다. 뭐 그도 그럴 것이 금 나와라 뚝딱하면 금이 쏟아지니 누군들 일을 하려 할까. 게다 아빠 이지푸씨는 돈이라는 달콤함에 취해 SNS 세계에서마저 돈을 뿌리고 다닌다. 그런 모습을 보다 못한 풀이네 할아버지는 드디어 결단을 내린다. 여행을 가신 거라고 여겼건만 도깨비방망이를 원래 있던 산에다 두러 떠나신 것이었다. 돈이 든 항아리가 바닥나자 드러난 할아버지의 편지는 풀이네 부모를 망연자실하게 했고 어떻게든 되찾아야 한다는 욕망에 사로잡힌 채 따라나서게 된다. 눈에 뵈는 게 없어진 부부는 풀이만 덩그러니 남겨두고 떠나버린다. 방망이를 찾겠다고 온 집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은 채 말이다.

 

   부모님이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인데도 풀이에게 그리 심각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부모보다 더 어른스럽고 대견하다. 아마도 풀이는 헛된 욕심 때문에 심신이 지칠 대로 지쳐있었기에 방망이에 대한 욕심이 사라져버린 듯하다. 풀이는 돈보다 안정된 집과 가정환경을 원했다. 방망이도 부모님도 다 사라진 집은 박서방네 손자인 만석이만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풀이는 우선 돈을 벌 궁리를 하고 그렇게 숲속펜션이 탄생하게 된다.

 

 

 

 

  말이 펜션이지 정리가 안된 집은 자칫 흉가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 초긍정 소녀 풀이는 그런 것 따위 개의치 않는다. 일단 손님부터 받고 만석이를 구슬려 집안 정리를 한다. 펜션을 처음 찾은 손님은 베스트셀러를 쓰겠다고 찾아온 동화 작가다. 그러고는 귀신 체험을 하겠다는 어린이 단체 손님까지 받게 되는데.

놀랍게도 풀이는 도깨비방망이 따위 없어도 뭐든지 뚝딱뚝딱 풀어 나간다. 그래서 이름이 풀이인가.ㅋㅋ

 

   만석이의 능청스러운 활약상도 재미나고 곳곳에 웃음 빵빵 터지는 장면도 있어서 신나게 읽었다. 방망이의 정체가 궁금했음에도 알레르기 비염 핑계를 대는 모습이나, 책을 싫어해서 동화 작가의 책 제목을 듣자마자 제 스타일이 아니라며 툭 내뱉는 모습도 재미났지만 온 집안을 뒤지고 나서도 풀이의 펜션 사업을 도와주는 모습은 참 아이답게 순수해 보였다.

 

   옛날이야기 속 도깨비방망이는 착한 이들을 위한 선물 같은 존재였다면 현대 이야기 속 도깨비방망이는 인간의 삶을 망치는 존재이다. '잘 살았습니다~~'가 절대 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각종 히어로물을 보면 꼭 이런 물건들 때문에 사달이 나지 않는가. 세상에는 그렇듯 무엇이든 하루아침에 뚝딱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자연의 법칙은 그 나름의 이유가 존재하는 법이다. 이제 숲속 펜션에는 풀이와 가족, 이웃의 노력으로 진정한 도깨비방망이가 생겼다. 도깨비방망이의 파워는 그것이 눈앞에 없을 때 생겨나는 것이다.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가 되기 위해서는 각자의 믿음과 의지가 필요한 것이다. 아이에게 너의 '도깨비방망이'는 뭐냐고 물으니 '나 자신'이라는 자신감 넘치는 답을 내놓는다.^^ 그 자신감이 늘 함께 하기를.

 

   그나저나 나야말로 도깨비방망이가 있다면 티 안 나게 쓰겠다. 끼니 해결, 청소 해결. 그리고 풀이처럼 읽고 싶은 책 왕창 들이기. ㅎㅎ (진짜 있다면 달라지겠지만!)

 

 

 

 

 

  독후 활동 지하는 시간만큼은 조금 진지했으면 좋으련만 도깨비방망이라는 소재 때문에 계속 우스갯소리다. 방망이가 생기면 무얼 할 거냐는 질문지에 돈으로 사고 싶은 거 다 사겠다는 답이 역시나 일 순위다. 게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겠다는 다짐도 있다. 그리곤 백신을 만들어 무료 나눔을 하겠다고.

퍼즐 맞추기에서는 의외로 단어에 약세를 보인다. 진저리, 께름칙, 객식구라는 말은 떠올리지를 못한다. 이렇듯 단어 공부를 할 수 있어 유익했다. 활동지는 꼭 함께 해 보길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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