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의 모험 - 잃어버린 인류의 희망을 찾아 떠나는 미래 환경 동화
문상온 지음, 박현주 그림 / 썬더키즈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직까지 미래의 식량난에 대해 얘길 꺼내면 다들 의아해한다. 온통 먹방 영상과 맛집 홍보가 넘쳐나는 세상에 살다 보니 식량 부족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제철 과일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만큼 언제 어느 때든 먹고 싶은 과일을 먹을 수 있고 각종 수입채소나 과일도 언제든 맛볼 수 있다. 가끔 자연재해로 농산물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르긴 해도 늘 손쉽게 구할 수 있단 얘기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채소나 과일의 종자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거의 없다. 즉 씨앗에 대한 권리란 말도 생소하고 로열티란 말도 더더욱 생소할 것이다. 종자 로열티에 대한 것은 나도 최근에 알게 되었다. 작은 아버님이 벼농사를 지으셔서 벼 품종에 관한 얘긴 알고 있었지만 청양 고추 로열티가 미국에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이처럼 식량을 생산하는데 품종이 중요하다. 좋은 품종을 개발하는 것은 국가의 이익을 위하는 길이자 미래 식량난을 대비하기 위한 자구책이기도 하다.

 

다가올 미래의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기후 위기와 무분별한 개발, 지구환경에 대한 무관심 등이 곧 식량위기라는 큰 재난을 불러올 수도 있다. 기후온난화로 인해 더 이상 식물이 자라지 않고 잘못된 품종개량으로 종자의 씨가 말라버린다는 가정에 놓인다면 지금부터 우린 무엇을 해야 할까.

 

 

 

 

<노아의 모험>은 식량위기가 닥친 미래에서 종자를 지키고 종자 개발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사람들의 이기심과 그릇된 욕망은 서로를 위기에 빠뜨리기도 한다. 식량이 없어 굶어 죽는 이들이 있고 식량을 사재기하거나 서로 뺏고 약탈하는 이들도 있다. 심지어는 훔치는 방법 외엔 살길이 없는 이들도 있다.

 

노아는 인공지능 친구 비비와 함께 종자를 찾아다니고 있다. 노아의 아버지는 종자연구를 하다 자신의 실수로 종자의 씨가 말라버리게 되자 노아에게 마지막 부탁을 하고 떠났다. 사라진 토종씨앗을 찾기 위해 오래전 종자 저장창고였던 시드 볼트를 찾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여행 도중 만난 제이라는 아이 때문에 일이 심각하게 꼬이고 만다. 비록 감자를 훔치긴 했지만 나쁜 아이처럼 보이지 않았기에 제이를 믿고 동행한다. 하지만 방심한 틈을 타 제이는 노아의 자동차 셀파를 몰고 도망가 버린다.

 

자동차도 없이 우여곡절을 겪으며 시드 볼트에 도착했지만 이미 그곳도 약탈을 겪은 흔적만 남아있다. 하지만 마냥 절망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노아는 푸른 식물을 찾아 걷고 또 걸으며 종자 찾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 와중에 씨앗을 지켜가고 있는 어느 마을도 발견하게 되고, 나쁜 인간들을 만나 비비를 빼앗기기도 한다. 하지만 배신당한 줄 알았던 제이를 다시 만나게 되는데. 제이는 노아를 도와 비비를 구하고 씨앗 찾는 일에 협조할까.

 

 

 

 

여기에 등장하는 시드 볼트(종자 금고)가 실제 우리나라(경상북도 봉화군)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 시드 볼트는 핵 전쟁이나 기상이변, 예측할 수 없는 재난으로 식물 자원이 고갈될 경우를 대비해서 식물 종자를 차곡차곡 모아두는 곳이다. 이것이 전 세계에 노르웨이에 하나 그리고 우리나라에 하나가 있다. 우리는 강대국의 지배로 인해 토종씨앗 개발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 바람에 일본이나 미국 같은 강대국에 로열티를 빼앗겼다.

얼마 전에 읽은 농부 과학자의 책이 떠올랐다. 자본주의의 욕망을 내려놓고 오로지 종자 개발에 애쓰시고 계신 모습에 감동을 받았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분이 왜 그런 힘겨운 선택을 하신 건지 이해가 된다.

 

뒷장 지식 더하기 코너를 보면 앞으로 닥칠 식량위기에 대한 언급과 토종씨앗의 연구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과학의 발전은 수많은 유전자 변형 식물을 탄생시켰고 기후 위기에 대한 대안으로 식물공장에 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그에 대한 장단점에 관한 내용도 언급돼 있으니 꼭 읽어보면 좋겠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종자 보관소가 있다는 사실이 든든하다. 종자 연구원이란 직업도 유망직종이 되지 않을까.^^

그나저나 맛과 영양, 환경에도 좋다는 식용 곤충은 도저히 땡기지 않는다.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