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지구를 시원하게 해 줘요 - 오염을 줄이고 목소리를 높여 지구를 지키는 50가지 방법
이사벨 토마스 지음, 알렉스 패터슨 그림, 성원 옮김 / 머스트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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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부터 너에게 기후 위기에 대한 얘기를 자주 했던 거 기억하니? 앨 고어의 책 <불편한 진실>도 너에게 보여주었었고 각종 기후 관련기사도 너에게 들려주었지. 앞전에 읽은 책이 <쓰레기 제로 라이프>였단 건 너도 알 거야. 저녁 식사때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이것저것 얘기를 했었으니까. 하지만 늘 부족함을 느꼈어. 피부로 와닿지 않는 위기가 위기로 느껴질 리가 없을 테니까. 그래서 한 권의 책을 더 준비했어.

이 책은 지구를 지킬 수 있는 50가지 방법을 제안하고 있지만 제안이라기보단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이란 걸 간과해선 안돼.

 

왜냐하면 지금은 비상사태거든. 어제 뉴스에서 끔찍한 장면을 보았어. 러시아 하늘에서 진딧물 비가 내린 거야. 원인을 캘리포니아 산불로 지목하긴 했지만 결국 이것도 탄소 배출에 따른 기온 상승이 원인 아니겠니. 하늘에서 진딧물이 내리고 모기떼가 회오리바람을 일으키고 새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있는 현실을 누가 만들었을까. 그래. 우리 인간들이야. 지구의 자원을 무한정 퍼다 쓰는 것도 모자라 지구 곳곳 생태계를 교란시켰고 오염물질을 배출했으며 지구를 계속 데워서 많은 생명체를 멸종시키고 있거든. 지구 재난 시나리오를 보면 2050년은 더 이상 살 수 없는 땅이 되고 말거라는군. 환경과학자들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도 말해. 하지만 포기하면 안 되잖아. 인간 때문에 이 소중한 행성, 지구를 멸망시켜서야 되겠니.

 

 

 

 

그렇다면 실생활에서 지구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뭘까.

책에 보면 나에게 던지는 질문 몇 개가 있어. 이것만 명심해도 좋은 습관을 들일 수 있을 것 같더라.

 

 

재생에너지를 이용해서 만들어졌나요?

수명이 얼마나 되나요?

원재료 공급이 윤리적이었나요?

고장 나면 수리하기 쉬운가요?

탄소 발자국이 얼마나 되죠?

물건이 더는 필요가 없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 회사의 환경 정책에는 어떤 게 있나요?

내가 이걸 얼마나 자주 사용할까?

정말 필요한가?

사는 대신 빌릴 수는 없나?

 

읽다가 '탄소발자국'이란 단어와 '계획적 노후화'란 단어가 눈에 띄었어. 탄소발자국이란 식품의 이동경로에 따른 탄소 배출량을 말하는데 네가 좋아하는 초콜릿을 먹는 게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놀랍겠지만 코코아의 이동경로와 생산과정을 생각한다면 납득이 될 거야. 축산가공식품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도 만만찮아서 될 수 있으면 가까운 곳에서 나는 음식 먹는 것이 오염 배출물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겠지.

 

이제부터라도 반찬투정을 줄이고 고기반찬만 찾는 습관을 줄이는 게 어떨까. 조금씩 줄이고 대체 식품들을 찾아보며 맛있는 채식을 위한 레시피를 함께 찾아보고 요리를 해 보자. 나 혼자 채식하니 조금 외롭기도 하거든. 도살 직전 눈물이 그렁그렁하던 소의 눈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면 이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덜 쓰는 거야. 패션산업이 환경오염 주범 2위라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옷에 관한 이야길 나누었었지. 될 수 있으면 덜 사면 좋겠지만 예쁜 옷 입고 싶은 마음도 이해하니 이왕 입는 옷 좀 더 오래 입고 물려 입고 재활용하는 등 어떻게 하면 버려지는 옷의 수를 줄일까를 고민하자.

 

어제 네 책상 위에는 친구들과 팬시점에서 이것저것 사온 물건들이 이것저것 보이더라. 그 물건들 중 네가 정말 필요해서 산 물건은 별로 없어 보이더구나. 신기해서 사고 궁금해서 산 제품들 중에 플라스틱 제품이 제법 있지 않았니? 하지만 그런 것들이 모두 재활용된다고 생각했다면 실제 그렇지 않다는 사실도 이젠 알아야 해. 네가 오늘 사들고 온 아이스 음료의 플라스틱 컵도 거의 재활용이 안된다는 사실을 아니? 이젠 내가 소비하는 제품이 무엇으로 만들어져 있는지 고민을 해야 만 해.

매일매일 네 방의 물건들을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면 중복으로 물건을 사게 되는 일도 없어질 테고 더 적은 물건으로도 얼마든지 생활이 가능하다는 사실도 알게 될 거야. 그리고 공부할 때 집중도도 더 높아질 거고.(이건 연구결과로 입증된 거래.)

 

오늘 퇴근길에 어느 집에서 엄청나게 큰 티브이를 주문한 걸 봤어. 얼마나 큰지 거실 한쪽 벽면을 꽉 채우겠더구나. 모두의 라이프 스타일이 다 달라 무턱대고 비난할 순 없겠지만 화면이 클수록 에너지 소비량이 크단 사실 알고 있었니? 여기서 계획적 노후화에 대한 말을 다시 언급하자면 기업에서 가전제품을 만들 때 수명을 계획적으로 짧게 해서 소비를 늘리는 걸 말한데. 신제품을 자주 출시하는 것도 문제지. 그만큼 빨리 싫증 내고 물건의 소중함도 잊게 되지. 버려지는 폐가전 쓰레기도 만만찮지만 전력소비도 만만찮단다. 이건 어른들이 더 반성해야 되는 문제라서 민망하긴 하다.

 

참, 먹거리는 무엇보다 중요해. 네가 사 먹는 가공식품들에 첨가물이 얼마큼 들어있는지는 아직은 전혀 관심이 없을 테지만 미래의 건강한 너를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투명 안경을 쓰고 살펴야 해. 팜유 생산을 위해 수많은 산림이 훼손되고 있는 현실을 아는 이가 많지 않을 거야. 팜유는 여러 가지 이름으로 둔갑해서 기재되어 있으니 메모를 해 두어야겠지? 너 달달구리 무척 좋아하잖아. 액상 과당은 옥수수를 가지고 만들기 때문에 많은 에너지를 들일 수밖에 없데. 네가 좋아하는 탄산음료에도 많이 쓰일 뿐 아니라 시리얼, 요구르트, 잼 등에도 들어 있지. 다 맛있는 것들 투성이라 고민이 크겠지만 이제부터는 조금씩 줄여보자. 나도 이젠 통밀빵, 현미를 더 찾아먹을까 해.

 

마지막으로 환경문제에 대해 고심하고 연구하는 기업의 제품을 사고 환경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정치인에게 투표권을 행사해야 해. 개개인이 이런 의식을 가지고 움직이면 좋겠지만 기업과 나라가 적극적으로 나서면 더 효과가 크지 않겠니. 그러기 위해선 지속적으로 편지도 쓰고 메일도 보내면서 그들에게 알려야 해.

 

무엇보다도 빨리빨리가 일상인 우리들은 이제 조금은 느긋한 달팽이가 되어야 해. 그래야지만 지구 위기를 늦출 수 있어. 이미 데워진 지구 온도를 낮출 수는 없다고 해. 그러니 발전 속도를 늦추는 방법밖에는 없어. 지구 위기의 심각성을 빨리 깨닫고 너도나도 지구를 살리는 습관을 한두 개씩 지녔으면 좋겠다.

지금 당장 나의 탄소발자국을 계산해보렴. 그리고 줄이는 방법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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