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인생론 메이트북스 클래식 1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선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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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작품은 아직 <안나 카레니나>밖에 만나지 못했다. 고전 읽기 첫 스타트였던 책으로 고전의 세계에 제대로 발을 들이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톨스토이는 19세기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사상가였다. 톨스토이의 작품을 한 권이라도 읽었다면 그의 작품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인간의 내면과 삶의 통찰력이 돋보여서 두 번세 번 읽어도 질리지 않는다.

 

<안나 카레니나>를 덮은 지 3년. 드뎌 <전쟁과 평화>를 시작하려던 차에 가벼운 맘으로 인생론을 먼저 펼쳤다. 애피타이저 느낌으로다가.ㅋㅋ

 

인간이 가진 가장 중요한 재산은 존엄성이다. 이는 두 번째 장에서도 언급하고 있다. 그만큼 인간은 존엄성 회복을 위해 투쟁해 왔지만 여전히 서로의 존엄성을 짓밟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현재이며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들이다. 올바른 가치관의 회복을 위해 무엇보다 나와 타인의 관계에 대해 더욱 고심해 보면 좋을듯싶다. 그것부터 주의를 기울인다면 스스로를 돌아보며 살게 되지 않을까.

 

삶과 죽음, 육체와 정신, 신과 인간, 나와 타인, 선과 악에 관한 명언들을 하나하나 읽고 필사까지 해 보면서 마음을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모든 말씀을 다 지키고 살 수는 없다. 당장 현실 속에서 부딪히는 갖가지 문제들에 때론 이기심을 발휘해야 할 때도 있고 때론 실컷 욕 한 바가지 퍼부어야 시원할 때도 있다. 나는 내가 현자가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고 적당히 세속의 때를 묻힌 채 살아가야 한다는 것도 잘 안다. 남을 비난하지 말라, 타인을 비난하는 당신에게, 누군가를 나쁘게 말하지 말라, 어느 누구도 비난하지 말라, 그에 대한 비난은 그에게만 하라, 험담하길 즐기는 당신에게, 당신은 다른 사람을 평가할 수 없다 라는 명제에서 자유로울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자제력은 키워나가야 하지 않을까.

 

모든 일에 즉각적으로 반사적으로 대응하다 보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범할 수도 있고 모자란 행동으로 내내 후회하며 살 수도 있다. 이러한 예는 그의 소설 속 인물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안나 카레니나> 속 세상을 떠올려보면 타락한 사교계의 현실이나 정치적 신념을 통해 모자란 인간상 엿볼 수 있다. 안나, 안나의 남편, 안나와 불륜을 저지른 브론스키를 통해 행복한 삶이란 무엇일까를 고민해 보게 된다. 각자의 선택으로 삶이 어떤 방향으로 치닫는지 보면서 조금씩 깨달으며 삶을 이해하게 된다. 또 그 속에서 올바른 인물을 찾고 그와 같은 삶을 살도록 노력하게 되는 것이다. 어찌 보면 내 인생도 이렇게 멀찍이 떨어져서 본다면 명언 속 삶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고 본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덕목을 도덕 교과서에서나 등장하는 말로 끝내서는 안 된다.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철학적 고민은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가 15년에 걸쳐 집필한 <인생론>은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한다. 책 속에도 그런 말이 등장한다. 아무리 뛰어난 명언과 사상이라도 그것을 이해하는 척하는 것은 나쁜 일이며 기억으로만 받아들인 사상은 의미가 없다고. 마음속으로 받아들여 또 다른 의문에 스스로 답을 찾았을 때만이 진정한 배움이라고 꼬집고 있다. 생각을 통해 현명해지면 겸손함도 절로 따라올것이다.

 

 

 

 

본능에 충실하면 그것이 동물이지 어디 인간인가. 이 책을 펼친 이들은 그나마 더 나은 삶을 바라기 때문에 읽고 있을 것이다. 정작 봐야 할 이들이 쳐다도 안 본다는 게 문제겠지만. 제아무리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고 해도 그 행복이 나만을 위한 행복이 되어서는 안 된다. 행복은 선을 바탕에 두고 이루어져야 다수의 이들이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다. 물질만능 자본주의 시대에 정말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한다.

4장에서는 양서들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문장이 있다.

책 속에는 그들의 가장 친한 친구에게조차 보여주지 않았던 사상들이, 다른 세기에서 온 우리를 위해 명확한 언어로 표현되어 있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최고의 정신적인 성취인 양서들에 감사해야 한다.

이제 <전쟁과 평화>를 펼쳐야겠다. 이 엄청난 서사 속에 그가 말한 인생론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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