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의 쓸모 - 마케터의 영감노트
이승희 지음 / 북스톤 / 2020년 5월
평점 :
품절


 

일을 잘하려면 뭔가 써야 한다는 사실을 그때 알았다.

 

쓰는 것도 습관이 되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몇 년 전부터 다이어리를 쓰고 있지만 점점 게을러져서 쓰다 말다를 반복하고 있고 책 일기도 두 달 쓰다 힘들어서 포기했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은 책 리뷰 쓰는 용도 외엔 거의 방치 수준이다. 업무일지도 새해 초반에만 쓰고 다시 뒤죽박죽이니 기록하는 일엔 젬병인 셈이다.

 

기록의 필요성을 알고 있고 쓰는 힘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나는 왜 자꾸만 게을러지는 걸까.^^ 어쩌면 나의 완벽주의적 성향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나 같은 성격은 금방 지쳐버린다.

 

일 잘하는 사람은 잘 쓴다. 처음 회사 생활을 시작했을 때도 이사님이 내게 강조한 것이 메모였다. 사소한 고객 전화부터 고객과의 면담 시에도 하나도 빼먹지 않고 기록을 남기게끔 지시했었다. 하지만 그땐 업무의 하나라고만 여겼었지 습관으로 남지 못했다. 포스트잇에는 일정만 기록되었고 수첩은 매번 다시 서랍형이었다. 나도 저자처럼 좀 더 일찍 깨달음이 왔다면 지나온 나의 시간이 더 풍요로웠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담 난 어느 정도 기록을 하고 있을까.

나도 쓰긴 쓴다. 책 리뷰를 부지런히 쓰고 있으니 그것이 나의 자산이긴하다. 게다가 사진은 나의 기록이다. 담아내는 순간이자 매일 내가 살다간 흔적이다.

책에도 그런 말이 나온다. 카메라를 손에 쥐면 모든 것에서 의미를 찾게 되고 삶의 힌트를 얻게 된다고.

그러니까 나는 사진과 글로 나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일 년 결산은 읽은 책과 사진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늘 여기까지였다. 그냥 늘 머무름에 만족하고 살았으니까.

 

저자와 나의 기록에서 다른 점을 찾자면 움직임이다. 나는 정적인 기록인 반면 저자의 기록은 날개를 달고 움직인다. 저자의 기록물들은 곧 저자의 가치관을 성장시켰고 일상의 틈을 단단하게 만들어 활력을 불어넣는 원동력이 되고 있었다.

 

 

 

 

모든 기록은 나름의 쓸모가 있다.

 

최근엔 메모장을 가끔 연다. 읽은 책을 생각하다 떠오른 잔상이나 유튜브를 보면서 기억하고픈 정보를 적는 용도로 쓰고 있다. 하지만 종이 메모는 거의 하지 않는다. 물론 시도는 해보았지만 금방 시들해지기 일쑤였다. 무언가 더 나은 방향을 찾으려면 메모하는 습관이 필요하단 걸 느끼고 있었던 차에 이 책은 여러모로 자극이 되었다.

 

다시 쓰기 시작했다. 블로그에 일상을 기록하기 시작했고 인스타에도 자주 피드를 올리고 있다. 소통의 부재는 여전히 숙제지만(이건 성격상 힘들 듯 ㅎㅎ) 찬찬히 시작해야겠다. 서랍장에 한가득인 메모지들을 여기저기 비치해두어 아이들에게도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려 한다. 집안 곳곳 포스트잇으로 도배가 되는 날이 곳 오기를.ㅋㅋ

 

저자는 오로지 기록의 습관으로 자존감을 높여나갔다. 어쩌면 기록하는 습관이 그녀의 숨은 재능의 시작이었을는지도. 왜냐! 이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말했듯이 부지런해야 한다. 그런 습관으로 그녀는 자신의 재능을 찾게 되고 지금도 나아가고 있다.

 

역시 사람은 어떤 습관을 들이느냐에 따라 인생 방향이 달라진다. 그래서 나는 이 쓰는 습관을 아이들에게 귀가 닿도록 얘기할 참이다. 온라인 클래스 수업 중에도 필기조차 하지 않고 있는 중딩녀석에게 이 책을 쥐여주려 한다. 왜 써야 돼요?라고 묻던 녀석에게 깨달음을 줄 수 있어야 할 텐데.

 

기록조차 하지 않고 있다면 기록의 필요성을 깨닫는 게 급선무이겠고 기록의 필요성을 알고 있다면 기록할 꺼리를 찾으면 된다. 기록할 꺼리를 찾았다면 쓸 맛나는 글이 되게끔 방법을 찾으면 롱런할 수 있다. 나는 필사를 하면서 유독 잘 써지는 펜을 찾거나 디자인이 예쁜 포스트잇을 찾는 것으로 쓰는 재미를 붙이려 하고 있다.

 

요즘은 혼자만의 여행이 로망이다. 주부가 되면 이런 일상이 로망이 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장소에서 오로지 혼자 맞는 기분이 궁금하기도 하고 색다른 영감이 떠오를 것 같기도 하다. 작은 두려움도 설렘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 같고 걱정도 기대로 묻어둘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내게 필요한 건 소통할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상의 기록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덜 꼼꼼하련다. 인스타에 책 사진과 아주 짧은 피드를 올렸더니 영감 노트 계정과 연결이 되었다. 영감 노트에서 영감을 찾을 수 있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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