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한 개 빙고 두고두고 읽고 싶은 시튼 동물 이야기 7
우상구 글.그림, 어니스트 톰슨 시튼 원작 / 청어람주니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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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한다면 내 개를 사랑하라

 

며칠 전에 아역 연기자가 고양이를 학대했다며 비난을 받았다. 영상을 보니 액션이 다소 과해 보이긴 했다. 뭐 아이니 그럴 수 있고 앞으로 얼마든지 고쳐나갈 수 있다. 문제는 부모다. 그런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채 영상부터 올리고픈 맘이 앞섰나 보다. 그 한 번의 행동으로 싸잡아 비난할 수는 없겠지만 부모나 아이는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보였다.

 

동물이 인간과 상상이상의 교감을 한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이들도 많다. 가끔 세상에 이런 일이에 등장하는 놀라운 사연들 말고도 실제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이들은 자신의 동물과 놀라운 경험을 가지기도 한다. 그들은 단지 인간의 언어체계를 모른다 뿐이지 온몸으로 인간과 교감한다. 실로 그들의 행동에서 보이는 의미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섬세하다. 오랜 시간 반려동물과 함께 하고 있기에 그 점은 정말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다시 영상 얘길 하자면 어떤 이는 그 정도로 밀치고 던진다고 큰일 나지 않는다며 오버하지 말라는 이도 있었다. 물론 죽지는 않겠지만 분명한 건 그들도 그 순간을 안다는 사실이다. 장난인지 폭력인지.

 

 

 

 

이 책은 '두고두고 읽고 싶은 시튼 동물 이야기'시리즈의 7번째 책이다. 표지를 본 순간 작년에 본 책 한 권이 떠올랐다. <좋은 생명체로 산다는 건>의 저자는 보더콜리를 키웠었다. 유독 그녀의 남다른 반려견의 사랑에 인상 깊은 감동을 받았었고 마당 너른 집이라면 한번 길러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이 개의 넘치는 에너지를 감당할 자신은 없지만.ㅎㅎ

나를 사랑한 개 빙고는 보더콜리 종이다. 보더콜리는 “농장의 양치는 개”로 불린다. 이 종은 영특하고 활력적이고 민첩하며 의욕적이다. 사람의 일을 잘 돕고 다정하며 냉철한 면도 있다. 그림만 보아도 멋지고 영리해 보이지 않는가.

책의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 속에서 동물과 함께하며 그림을 그렸고 박물학자를 꿈꾸었다고 한다. 훗날 글을 쓰며 많은 이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알렸으며 '동물 문학의 아버지'라고 불렸다. 시튼 동물기는 사실적 동물문학을 그리며 인간적인 면을 더 부각시켰다. 그만큼 인간들이 동물과 함께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빙고도 저자의 그런 마음이 더 드러난 책이다. '나'는 이웃의 개 프랭크의 용맹함에 반해 프랭크의 새끼를 입양한다. 이 개다! 싶은 생각에 이름도 빙고라 짓는다. 그 시절 농장에서는 주로 개들은 가축을 담당했다. 하지만 천방지축에다 너무나 강한 충성심에 일을 자꾸 그르치게 된다. 하지만 빙고는 그 어떤 개보다 동물적 감각이 뛰어났고 용감했다. 그렇지만 '나'는 빙고를 잘 돌보지 못한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을 땐 이미 빙고는 초원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진 뒤다. 거침없이 돌아다니는 것도 모자라 암컷 코요테와 함께 다녔다. 마을 사람들은 코요테뿐 아니라 빙고까지 미워하게 되고 인간과 동물의 보이지 않는 복수전이 오간다. 코요테를 죽이는 사람들, 인간을 보며 으르렁대는 빙고, 죽은 말에 독을 넣어 먹이로 던져놓은 사람들. 책 속 어느 인디언 부족 간의 전쟁은 확대된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빙고는 늑대처럼 살다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며 산다. 그러던 어느 날 덫에 걸린 빙고를 '나'가 구해주고 돌봐주게 된다. '나'는 야생동물을 포획해 보상금을 받는 일에 빠져 있다. 평소처럼 여기저기 덫을 놓다 그만 제 덫에 손과 발이 걸리게 되어 꼼짝없이 코요테 무리의 식사가 될 신세가 된다. 하지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 생사의 갈림길 앞에서 빙고를 본 것이다.

 

빙고는 어떻게 '나'가 위험에 빠졌다는 사실을 알았을까. 동물의 본능적 감각의 능력은 어디까지일까. 빙고는 자신을 위기에서 구해준 '나'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으며 늘 자신을 신경 쓰는 마음을 알고 있었나 보다. 이 이야기에서 동물과 인간의 교감에 한계가 없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개는 죽을 때 주인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생을 마친다고 한다. 하지만 빙고는 자신의 마지막은 자신이 제일 행복했던 공간에서 마치고 싶었다. 반면 마지막까지 인간의 이기심으로 빙고가 죽은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반려동물을 키운다면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더불어 절대 이 지구상에서 자연과 동물은 인간과 함께 공존하는 생명체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함께 하는 시간 동안 아낌없이 사랑해주고 진심 어린 맘으로 돌봐주어야겠다. 중요한 건 반려견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것이겠지만. 마지막을 지켜주지 못해 '나'가 가슴 아파하는 모습을 보니 나는 끝까지 함께 있어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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