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부모 찾기 비룡소 걸작선 6
데이비드 바디엘 지음,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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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처럼 그 나이 때가 되면 슬슬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기 시작한다. 자아가 형성되면서 욕구 불만이 늘어나기 시작하는데 특히 가까운 친구들이 그 대상이 된다.

배리는 자신의 이름부터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 배리라는 이름이 너무나 촌스럽게 느껴진다. 아마 어린 시절 자신의 이름에 불만을 가져본 이들이 제법 있을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까. 예쁜 이름을 가진 친구들이 부러웠고 멋진 부모님을 가진 친구들에게 시샘도 가져보았으니까.

 

마찬가지로 배리도 딱 그런 시절을 지나고 있다. 무엇보다도 베리는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아빠, 엄마에 대한 불만이 차고 넘친다. 자신의 불만을 종이에 빼곡히 적어 두었다. 것도 무려 열 가지나!

 

배리는 007영화의 광팬이다. 제임스 본드 같은 멋진 영웅이 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다가올 생일은 정말 영화처럼 근사하게 보내고 싶다. 일요일 아침 배리는 용기를 내어 아빠에게 생일과 관련해서 부탁을 드려본다. 하지만 자신을 전혀 이해해주지 않는 아빠뿐 아니라 시시콜콜 훼방놓는 쌍둥이 동생들 때문에 소통이 깨어진다. 뭐 의도한 건 아니지만 일이 꼬여버렸다.

 

재미도 없고, 맨날 피곤하다 하고, 맨날 잔소리만 퍼붓고, 내가 겨우 '쓰레기'라고 말한 걸 갖고 나쁜 말 쓰지 말라고 혼내고! -p.29

 

배리가 이 정도로 툴툴댄 걸 보면 정말 속상해 보인다. 그러나 불만을 토로해봤자 돌아오는 건 또 잔소리일 뿐이다. 반항의 외침을 뒤로하고 서둘러 자기방으로 돌아와 방문을 닫아버린다. 속상한 마음이 점점 커져가자 더 나은 엄마 아빠가 있었으면 하고 중얼거리게 된다. 마치 누군가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듯 외침은 커지게 된다. 순간 눈부신 빛과 함께 괴상한 일이 벌어진다.

 

 

 

 

어라! 자신의 방에 붙어 있는 포스터 속 영웅들이 살아서 자신에게 말을 거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는 낯선 곳을 지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발길이 닿은 곳은 엄빠소라고 쓰여진 건물 앞. 게다 주위 어른들이 배리에게 죄다 호의적이다 못해 간절해 보인다. 그런 당황한 배리 앞에 나타난 이는 현실 세계의 쌍둥이 모습을 하고 있다. 무작정 배리가 따라간 곳은 엄빠소란 사무실이다. 엄빠소라는 곳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부모를 고를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 이 얼마나 환상적인 곳인가.

 

배리는 부모에게 불만투성이였는데 무려 닷새 동안 하루에 한 번씩 다섯 번의 기회를 통해 부모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열 살 생일까지 부모를 선택하지 못하게 되면 엄청난 결과가 생기나 본데 비서들은 도통 배리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슬슬 구미가 당기기 시작하자 배리는 마침 주머니에서 자신이 적은 불만 종이를 꺼내들고 불만을 충족시켜 줄 부모를 찾아본다. 그렇게 해서 선택한 부모는 해달라는 건 뭐든 들어줄 돈 많은 부모, 애가 없는 유명한 부모, 항상 즐겁게 해 줄 에너지 넘치는 부모, 다른 형제들보다 자신만을 사랑해 줄 부모, 아무것도 터치하지 않는 부모였다.

 

이 다섯 부모 중에서 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배리는 무언가 빠졌다는 걸 알게 된다. 그 무엇이란 뭘까.

 

배리는 늘 바라던 대로 이상적인 부모와 일일체험을 해보게 된다. 자신의 욕구가 충족돼 갈수록 내면에서 또 다른 결핍이 생겨남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만의 입장이 아닌 여러 가지 상황에 놓이게 되니 다른 형제의 기분도 이해하게 되고 무엇보다 부모님의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기나긴 일주일을 보내고 난 배리가 부쩍 철이 들어 보였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엮은 재미난 상황이었지만 부모 입장에서 보기에도 좋은 이야기였다. 다그치고 잔소리만 늘어놓지 말고 아이의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마음을 더 가져야겠다. 아마도 큰아이에게 완벽한 부모란 게임실컷하게 해주는 부모, 둘째에게는 사달라는거 다 사달라는 부모가 아닐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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