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문어 추격대 - 동화로 배우는 자연 사랑 즐거운 동화 여행 93
최미정 지음, 박다솜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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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소재로 한 이야기가 많아지고 있는 건 참 반가운 일이다. 요즘 미세 플라스틱이 해양오염뿐 아니라 북극까지도 오염시켜 환경오염이 심각하다는 기사가 연일 쏟아지지만 정작 각성하고 실천해야 할 우리들은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환경오염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자각하지 못해서일까. 다들 그 심각성을 망각하고 사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은 환경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을까.

 

이야기는 환경오염을 걱정하고 식량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어느 박사의 노력에서 시작되었지만 생명에 대한 안일한 생각으로 더 큰 어려움을 만나는 이야기다. 왜 하필 문어였을까 하던 생각은 지난달에 읽은 책 때문에 조금 이해가 된다. 대왕문어가 인간과 교감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문어가 특정 사람과의 교감을 통해 기분의 변화를 표현하는데 내겐 정말 놀라운 사실이었다.

 

저자가 그러한 사실을 알고 대왕문어를 택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어찌 되었든 박사는 대왕문어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여섯 살 수준의 지능을 가진 문어를 탄생시킨다. 그러나 박사는 문어가 미운 여섯 살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대왕문어가 연구소를 탈출하여 도시 일대를 마구 휘젓고 다니게 된다. 목적은 오직 먹을 것!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문어를 어떻게든 잡아야 하는데 과연 누가 할 수 있을까.

 

 

 

 

해용이는 겁쟁이다. 겁이 얼마나 많은지 악몽도 자주 꾼다. 그런 해용이는 반에서 짱 노릇을 하는 태호가 무서워서 반장 강미가 태호에게 한 마디 하며 다그치는 모습을 보면서도 끽소리 못한다. 태호 때문에 혼자 다니는 게 두려워서 먹보 동국이와 키만 큰 성우와 함께 다닌다. 그렇게 셋이 다니다 대왕문어를 발견하게 되고 무서워서 도망치다 낯선 트럭에 오른다. 셋이 도착한 곳은 박사님의 연구실이다. 그곳에서 디스코 팡팡을 보게 되자 반사적으로 뛰어놀게 되는데 신기하게도 셋은 이전과는 다른 어떤 특정한 힘을 가지게 된다. 박사는 아이들에게 이미 너희들은 특별한 아이들이며 문어를 물리쳐야 할 의무가 있다며 용기를 준다. 각자가 가진 초능력이 어떤 것이길래 대왕문어를 잡아올 수 있을까.

 

 

 

 

아이들은 초능력이 생기게 되자 없던 용기도 생겨난다. 성우는 동물과의 소통이 가능해지고 동국이는 자신의 손에 닿는 물건들을 젤리처럼 만들어 버린다. 이런 특별한 능력으로 대왕문어를 어떻게 잡아와야 할지 계획은 없지만 혼자가 아닌 셋, 아니 나중에 합류한 강미까지 넷이서 함께 행동하다 보니 천하무적인 것만 같다. 아이들은 서로의 초능력을 잘 이용해서 박사님을 돕게 되고 용기 있는 아이들로 칭찬도 받게 된다. 그래서일까, 이제는 심부름 셔틀을 시키던 태호 따위도 무섭지 않다. 자신만 보면 기가 죽어 한마디도 못하던 놈들이 오히려 졸지 않고 당당하게 대드는 태도에 태호도 더 이상 괴롭히지 못한다.

 

아이들의 용기가 아니었다면 자칫 대왕문어는 자신이 가진 초능력으로 해양생태계를 엉망으로 만들뻔했다. 그리고 박사님 또한 좋은 의도로 연구하였지만 살아있는 생명체를 이용하는 것은 잘못된 것임을 알게 되었다. 성우의 능력처럼 우리는 그러한 교감능력이 없더라도 이해하고 공존하려는 마음을 항상 가져야 한다. 동국이의 능력은 정리 정돈하는데 최고인 것만 같다. 자연과 생태계가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더 이상 파과 되어서는 안 될 것임을 느끼게 해 준 이야기였다. 그러나 딸 아이는 아이들이 태호에게 맞서는 장면이 제일 인상깊었다고 말하는걸 보면 자연환경보다 급우관계가 먼저 와닿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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