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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차별 - 더 이상 침묵하지 않기 위해 ㅣ 어린이 인문교양 17
엠마 스트라크 지음, 마리아 프라드 그림, 김휘택 옮김 / 청년사 / 201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타인, 그것은 나의 다른 이름이야.
달라서, 틀리다는 이유만으로 밀어내고 배제하는 사람들.
갑과 을의 관계로 끝나는 것이 아닌 갑을 병 정....으로 끊임없이 나뉘는 계층들. 이렇듯 인간은 내 편과 네 편으로 나누는데 익숙해져 있고 작은 것부터 큰 것에 이르기까지 차별의 유형은 끝이 없다. 차별은 마치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것처럼 혹은 전통적인 관습으로 굳어져 행해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떳떳할 수 없었다. 나도 물론 타인을 차별해본 적이 있고 차별을 받은 적도 있다. 그러한 사실만 보아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차별로 인해 가슴에 응어리를 떠안고 살아갈까.

책의 저자는 프랑스인이다. 프랑스도 인종차별에서 자유롭지 못한 국가다. 국민들의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이런 교육의 절실함을 느끼지 않았을까. 그녀는 차별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낳았는지 상기시키며 다름의 미를 강조하고 있다.
누구나 차별을 당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태어남과 동시에 평등하지 않은 세상에서 차별을 겪는다. 성별, 국적, 인종, 외모, 학벌, 사회적 지위 등등 끊임없이 차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나를 규정짓는 조건들이 올가미가 되어 계속 나를 따라다니고 진정한 나로 살아갈 수 없게 한다. 이는 정말 무서운 일이다.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면 얼마든지 더 나은 관계를 만들 수 있음에도 왜 그러지 못하는 것일까.
인류는 오래전부터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과 무시하고 혐오하는 사람들로 인해 엄청난 희생을 치러야 했다. 이것은 우리가 역사에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잘못된 역사는 절대 되풀이되어선 안 되는 것이고 인류는 점차 바르게 나아가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차별은 일어나고 있다. 차별의 이유도 각양각색이지만 인종차별과 성별에 따른 차별이 가장 크지 않을까 한다. 인종차별은 오래전 강대국들의 영토 및 식민지 지배 시절에 광범위하게 이루어졌었고 여전히 그 뿌리가 뽑히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강대국뿐 아니라 단일민족국가에서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으며 여전히 피부색에 따른 차별과 소수민족의 차별로 상처받는 이들이 많다. 책에는 노예제도와 흑백 갈등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있으니 어린이들에게 좋은 공부가 되겠다.

몇몇 소수 부족국가(모계사회)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오래전부터 남녀 차별이 있어 왔다. 특히 옛날부터 굳어져온 고정관념은 차별을 지속적으로 이끌어왔고 그것은 남녀 불문하고 행해져 왔다. 최근 페미니즘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그 또한 아니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볼 수 있다. 그것 또한 불편하지만 성차별만큼은 인식의 전환이 빨리 이루어져야 가정과 사회가 안정화될 것이다.
외모도 차별 수위가 높은 편이다. 잘나고 예쁜 사람들이 추앙받고 어딜 가나 주목받는 건 사실이지만 평범하고 개성 넘치는 이들이 더 많은 세상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내가 타인의 외모를 비하한다면 내 가족과 친구들도 누군가로부터 외모로 인해 상처받을는지도 모를 일임을 알아야 하다. 외모 때문에 자살하는 청소년이 있어선 안될 일이다.
그 외 성 정체성, 종교, 사상, 사고와 신념, 장애 등 차별이 행해지는 다양한 이유들을 살펴보며 각자가 가지고 있던 잘못된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실질적으로 차별은 뿌리보다 뻗어나간 잔가지들이 더 무섭다. 가지를 쳐도 또 자라나서 사회 곳곳에 상처를 남긴다. 하지만 사회는 단번에 변하지 않고 점진적으로 변해 간다. 차별에 지적하고 바꾸어 갈 자세. 우리가 그럴 자세만 갖추고 있다면 말이다.
책은 아이들이 보기 좋게 가독성이 좋으며 일러스트가 심플하고 눈에 띄게 배치되어 있다. 정작 어린이용 책으로 출판되었지만 어린이보다 어른들이 보고 자각해야 되겠단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른들이 바로 알아야 아이들에게 올바른 교육이 가능하니까 말이다. 못난 아이보다 못난 어른이 더 많은 세상이지 않는가. 아이들과 역사와 사회문제에 대해 함께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