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브, 힘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하상욱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카카오 친구들 그 세 번째 주인공은 튜브다. 이 까칠한 오리 친구가 어떤 위로의 말들을 건넬지 기대하고 펼쳤는데 '어라, 뭐지? 책에 뭔 내용은 없고 짧은 문장뿐이네.'라는 말이 불쑥 튀어나왔다. 에세이는 아니고 시인가? 하고 보니 시구나.ㅎ 위로와 공감에 긴 말이 필요 없음을 나도 잘 아니까.

역시 시인의 능력이 돋보이는 문장들이 한가득이라 백퍼 공감을 불러왔고 덕분에 읽다가 지인들한테 퍼다 나른다고 더 바빴던 책이기도 했다. 말재간이 없는 나 같은 사람들은 이렇게 만들어놓은 문장들이 신기하고 재밌다.

 

 

 

 

 

1.

카카오 세 번째 친구는 튜브다. 내가 기억하기론 얘가 화가 주특기였던 것 같은데 (그만큼 자주 카톡 대화방에서 자주 남발했었다) 첨부터 버럭이다. 싫으면 싫다고 말하는 강단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잘 돌아보라. 싫으면 싫다고 강하게 내뱉은 적이 있는지.~~ 난 거의 없는 것 같다.ㅜ.ㅜ

 

좋은 말을 듣지 않고 사는 것은 큰 문제,

좋은 말을 듣기 싫게 하는 것은 더 문제.

정말 가까이에 이런 분 계신데. 정말 미칠 것만 같다.

 

 

2.

그러면서 한마디 더 한다. 끝까지 참으면 참다가 끝난다고. 그렇지. 참다가 늙어서 다 병으로 끝나지. 진짜 주변에 참다가 말년에 고생하신 분 여럿 봤으니 참는 것! 이건 위험한 거다. 내가 참고 말지 와 참을 수밖에 없는 상황은 정말 다른 종류의 스트레스다. 그러니 참는 거 주특기로 삼지 말자.

 

하고 싶은 걸 다 하면서 살 거라고 기대한 건 아니지만,

하기 싫은 일을 이렇게나 많이 하면서 살게 될 줄은 몰랐다.

그래도 할 수 없지. 어른이라면 하기 싫은 일도 하면서 사는 거지. 앞으로 하기 싫은 일들을 버려가는 게 진정 미니멀라이프리라.~~^^

 

3.

이젠 더 신경질적이다. 위로해달라고 한 적 없다고 짜증만 땅이시다. '누가 위로해 달래?'라고 쏘아붙여본 역사가 없어서 이건 어떤 상황에서 써먹어야 하는 말인가 좀 고민했다. 이건 좀 심정이 배배 꼬이게 되면 이런 말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나를 지키기 위한 방어막인 것 같기도 하다. 그래 실드도 적당히 쳐놔야 내 맘이 덜 다치니까.

 

남이 함부로 대해도 되는 사람은 없다.

남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있는 것뿐.

왜 다들 이 사실을 간과하고 사는 걸까. 현수막 걸어두고 싶은 문장이네.

 

 

4.

그렇게 톡 쏘고 제자리로 돌아오면 조금 차분해짐과 동시에 내려놓게 된다. 너무 내려놓을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인생을 회피하거나 도피하고픈 맘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생은 반품하겠다는 말에서 왜 난 씁쓸함이 느껴지는 걸까.

선택은 힘들다.

지금의 내가 감당해야 하니까.

후회는 두렵다.

나중의 내가 견뎌내야 하니까.

그래도 해야 한다. 인생은 선택과 후회의 연속이니까.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후회를 낳더라도. 그거라도 안 하면 반품할 인생도 없을 테니까.

 

 

5.

그래도 인생을 힘내어 살지 말지 결정은 내 몫이다. 나 자신에게는 조금 관대한 것이 본성이니 잘못되더라도 남 탓하며 억울해 하는 편은 줄어들 테니까.

돌아보면 그 잘못 살았던 시간도 남 탓하며 원망하며 살았던 적이 있었다. 지울 수만 있다면 어느 과거의 시간들을 뭉텅이로 떠서 다 지워버리고 싶기도 했다. 힘들었다고 여긴 그 순간을 찬찬히 따져보면 힘든 것보다 그 힘듦을 견디지 못한 내가 더 창피해서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모습의 나도 나였음을 인정하기에 조금 인새

생에 대해서 관대함도 생겨난다.

 

점점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게 된다.

말을 해도 소용없단 걸 알게 되니까.

요즘 내가 그렇게 살고 있는 것 같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계속 징징거려봐야 나만 힘들다는 걸 이젠 안다.

 

 

6.

그리고 우리는 다시 삶에 당당해지기만 하면 된다. 미친 오리는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정신이라면 강해질 수 있다. 그리고 아이러니와 황당함의 연속인 인생이지만 이제는 유머러스한 자세로 바라볼 수 있다.

 

노는 게 지친 게 아니다.

돈이 다 떨어진 것일 뿐.

지인들의 폭발적 반응을 불러일으킨 표어! ㅋ 하나같이 자기 얘기라네. 물론 나~~~~도~~^^

튜브 스타일을 대충 파악했다면

나는 어떤 유형의 사람일까 고민해보길. 튜브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면 꽤 괜찮은 어록들로 위안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삶은 도망친다고 또망치는게 아님을 잘 새기며 살자.

 

p.s) 전반적으로 이제까지 출시된 세 권이 비슷한 느낌이다. 이대로라면 맨 마지막 캐릭터를 장식할 작가분 부담이 점점 커질 듯.

 

 

어머! 이건 요새 부쩍 공감하는 건데. ㅎㅎ 아끼는 것보다 잘 쓰는 게 중요한데 이마저도 어려우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