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부터 가족 바일라 7
신지영 지음 / 서유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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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가족이라 하면 친족원으로 구성된 집단을 말하지만 요즘은 재혼, 입양, 인연 등 가족 구성원을 이루는 방식이 다양해서 가족의 의미도 확장되고 있다.

가족은 개개인의 삶을 지탱해주는 존재이기에 없어서는 안된다. 세상에 내 편이 없다는 것만큼 외로운 일도 없으니까 말이다. 반면 가족이란 이유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거나 부담을 주기도 한다. 가족이지만 남보다도 못한 경우도 있고 가족 때문에 삶의 무게에 짓눌리기도 한다.

 

이 여섯 편의 이야기는 십 대들의 시선으로 가족을 그려내고 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다른 이야기에서도 등장하며 연결고리를 짓고 있다. 하나같이 기분 좋은 끝맺음으로 독자들을 끌어 안지만 말하고자 하는 바는 비슷하다. 십 대인 그들에게 가족의 형태는 중요하지 않다. 안정된 보살핌과 따스한 말 한마디면 충분한 곳이니까.

 

[어쩌면 양배추처럼]과 [텐텐텐 클럽]에서의 가족이라 하면 가족이기에 무조건 내 편이 되는 존재다. 이런 가족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혈연이 아닌 이들이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보살핀다는 점 때문이다. 아빠의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가버린 엄마의 자리를 필리핀 새엄마가 대신하고 있는 성민이네와 재혼한 아빠가 먼저 돌아가시고 새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지만 새엄마와 나이차가 열 살밖에 되지 않아 누나라 부르며 살고 있는 진이네는 흔한 가정의 모습은 아니다. 그러나 그 어떤 가족들보다 끈끈한 정이 느껴진다.

 

표제작 [전생부터 가족]처럼 서로를 끔찍이 생각하는 진짜 가족과, 끔찍이 챙겨주는 가짜 가족도 있다. 진짜 가족, 즉 나에게 선택권이 없었던 그들은 그야말로 무늬만 가족일 뿐 대화가 없다. 반면 내가 선택한 가짜 가족은 낯간지러울 정도로 서로를 챙긴다. 그래서인지 도연이의 냉정하고 차가운 눈빛이 풀어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가짜는 가짜일 뿐이다. 모양만 그럴싸하게 포장한 가족이 진짜 가족을 대신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반전으로 웃음을 준 이야기도 있다. [문제아의 탄생]은 아빠의 가출이라는 심각한 상황으로 출발하지만 결말에서 오잉? 하게 되는 흐뭇함을 선사한다. 반면 [나를 찾아줘]처럼 가슴이 찡해지는 이야기도 있다. 엄마가 집을 나가버려 혼자가 된 태준이에게 새끼 길냥이가 등장한다. 엄마가 없다는 비슷한 처지에 동질감을 느낀 태준이가 길냥이를 안고 집으로 가는 장면이 애잔하게 다가왔다.

 

십 대들에게 가족이란 어떤 의미일까. 자신을 감싸 안아주고 이해해주길 바라며 존재 자체만으로도 든든하길 바랄 것이다. 철없어 보이는 아이들이라도 그들은 가족의 진심을 보게 된다. 집 나간 엄마를 원망보다는 기다리는 태준이, 아빠의 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나가버린 엄마를 백번 이해하는 성민이, 자신보다 열 살 많은 누나 같은 엄마의 진심을 간파한 진이. 그들은 결핍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좀 더 이해하려고 한다. 못난 어른은 있어도 못난 아이는 없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닌듯하다.

지독히도 닮아서 서로를 어렵게 할 때도 있지만 가족은 닮아가면서 가슴으로 품는 사람들임을 이 여섯 편의 이야기를 읽으며 공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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