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책 - 제11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 수상작, 2020 행복한 아침독서 추천도서 웅진책마을 99
서지연 지음, 제딧 그림 / 웅진주니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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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에 도로시 좀 봐.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교훈을 남겼잖아.라는 말을 아이들에게 던지는 엄마라면 아이들이 책과 더 가까워질 수 있을까. 난 왜 독서를 혼자만 했을까. 생활 속에서 책 속 주인공들을 불러낸다면 그보다 더 좋은 독서법이 없을 것 같은데 말이다.

 

네버랜드 클래식 전집을 장만한지도 몇 년이 흘렀건만 아이들을 유혹하는 스마트폰 때문에 책은 늘 뒷전이다.

<샬롯의 거미줄>,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클로디아의 비밀>, <사자와 마녀의 옷장> 등이 이 책에 등장하는 책 보관서에서처럼 그냥 꽂혀 있을뿐이다. 아이들은 이야기를 읽고 상상하는것보다 영상매체에 익숙하고 즉각적인 반응을 즐긴다. 보고 잊어버리고 생각조차 오래하지 않으려드니 저자가 이 책을 쓴 의도가 진하게 느껴진다.

 

용미와 한나는 절친이지만 둘의 방과 후 일상은 너무나 다르다. 용미는 학원을 가지 않고 한나는 학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것. 그리고 용미는 책을 좋아해 모험을 꿈꾸고 한나는 놀이공원을 꿈꾼다는 점이 다르다.

용미 엄마의 미용실을 찾은 한나 엄마는 용미를 학원에 보내야한다며 부추기고 용미는 드디어 학원을 가야 하는 처지가 된다. 엄마의 미용실 구석에서 책을 보는 즐거움을 더 이상 누릴 수 없게 되자 용미는 모험을 감행한다.

하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린다. 버스에서 아끼던 책을 두고 내린 것이다. 다행히도 학원 투어로 우울해하던 한나가 뒤를 따라붙어서 둘은 함께 책을 찾아 나선다.

 

 

 

 

그렇게 버스 분실물 보관소까지 오게 된 두 친구는 책 보관소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책 속에 있어야 할 주인공들이 책 밖으로 나와 있는 것이다. 그들은 잃어버린 책의 주인공들로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용미는 책 속 친구들을 만나서 반갑긴 하지만 그들에게서 슬픈 사연을 듣게 된다. 더 이상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아서 이야기들이 모두 재가 되어 사라질 거라는 말에 가슴이 아파진다. 그런데 때마침 책 보관소가 사라지게 될 위기에 처함도 알게 된다. 그러자 두 친구는 마음이 바빠진다. 이 모든 계략이 악한 책의 마녀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해결책을 찾아 나선다. 금서 속에서만 살고 있다는 책의 마녀를 만나기 위해 빗자루 대신 한나의 첼로에 올라탄 두 친구는 주문을 외운다. 무시무시한 트롤과 책벌레, 아이를 잡아먹는 마귀할멈 등을 만나 위기를 넘기며 책 마녀를 만났지만 정작 그들이 알고 있던 마녀와 달랐다. 책의 마녀가 부린다는 마법이 책을 사라지게 하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독서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책과 친해지기가 어렵다고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책보다 강력한 유혹이 많은 세상이기는 하다. 게다가 입시전쟁을 치르는 학생들은 더더욱 책 볼 시간이 줄어든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책이 한 권쯤은 존재할 것이다. 어린 시절을 엄마와 함께한 캐릭터부터 국어시간에 배운 문학작품 속 인물까지 말이다. 그때를 추억하며 다시 책을 펼쳐 보는 건 어떨까.

 

이 책은 책 좀 읽는 친구들이라면 훨씬 즐겁게 읽을 수 있고 책과 친하지 않다면 책 속 주인공이 궁금해서 찾아보게 될는지도 모른다. 진심으로 책을 즐기는 이들이 있다면 이야기는 영원할 것이다. 그리고 캐릭터들은 오래오래 살아남아 우리에게 즐거움과 깨달음을 줄 것이다.

누구라도 책의 마녀가 될 수 있고 마법을 부릴 수 있다. 내게 빨간 머리 앤과 어린 왕자가 영원하듯 많은 이들이 잃어버린 책을 찾아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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