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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용기가 필요할 때 읽어야 할 빨간 머리 앤 ㅣ 내 삶에 힘이 되는 Practical Classics 1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깨깨 그림, 이길태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9년 5월
평점 :

앤 셜리.
그렇게 보고도 또 보고 싶어 찾아보게 되는 소녀. 마치 프린스에드워드섬의 초록색 지붕에서 정말 살았던 것처럼 내겐 추억과도 같은 소녀. 그래서 나는 또 한 권의 새로운 책을 펼쳐들었다.
앤하면 먼저 떠오르는 다양한 에피소드 때문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이것은 내가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미드까지 알뜰하게 챙겨 본 영향도 있어서일 것이다. 앤이 저지른(?) 여러 가지 사건들 속에 앤이 남긴 명언들은 많은 이들의 감성을 깨워주고 어루만져 주고 있다.
그래서 앤 덕후들은 그런 앤의 감성에 자신의 느낌을 더해 그림으로 글로 재탄생시킨다. 덕분에 나 같은 독자들은 앤과 다시 시간을 보내며 추억에 빠져서 좋다.
빨간 머리 앤은 정말 다양한 아이템으로 계속 출간이 되고 있다. 이 책은 원작을 바탕으로 일러스트레이터 깨깨님의 단발머리 앤과 북극 곰 꼬미가 함께 한다. 앤의 성장기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삶의 지혜를 예쁜 일러스트와 문구로 채워 소개하고 있는데 역시나 사랑스러운 느낌이 넘쳐 난다. 그래서 빨간 머리 앤의 스토리가 머릿속에서 희미한 분들이나 아직 안 읽은 분들에게 더 좋을 듯하다. 나는 전집까지 읽긴 했지만 재독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깨깨님의 손에 의해 탄생한 그림들 덕에 눈이 즐겁다. 1908년에 태어난 앤이 2019년도에 재탄생한 느낌이랄까. 깔끔하고 정갈한 그림도 새롭다. 초록색 지붕집도, 환희의 길도 깨깨님의 손에서 새롭게 탄생해서 더욱 예쁜 풍경이 되었다.
특히 '꼬미가 들려주는 20가지의 말' 페이지의 그림들이 정말 사랑스러워 깨깨님의 그라폴리오를 찾아가 보기도 했다. 그림풍에 소녀감성이 제대로 묻어나고 딸이 좋아하는 풍의 그림이라 이 책도 권해볼 참이다. 그림이 예뻐한 챕터씩 읽기에 부담 없어 좋을 것 같다.


앤이 이토록 오래 사랑받고 있는 데는 앤의 긍정의 에너지가 아닐까한다. 더불어 프린스에드워드섬의 풍경이 자연친화적인 삶을 동경하게 만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앤이 좋아한 산사나무의 꽃이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하게도 만드는 것까지도.
문득 다이애나와 앤이 창에서 서로 신호를 보내는 장면을 보며 문명이 발달하지 않았다면 사람들의 감성이 이렇게 메말라가지는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통신의 발달은 서로를 가까이 묶어는 두지만 애틋함은 줄어드는 것만 같다는 생각도 부쩍든다.
세상은 어쩌면 한 치 앞도 알 수 없기에 기대감을 안고 살 수 있는 것이다. 늘 좋은 일들만 있을 수는 없지만 상상력을 조금만 발휘하면 얼마든지 순간을 이겨낼 수 있음을 되새겨야겠다. 앤처럼.
“우리가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면 사는 재미를 절반도 느끼지 못할 거예요, 그렇죠?
그럼 상상할 거리도 없겠고요.”- p.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