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닮은 너에게 애뽈의 숲소녀 일기
애뽈(주소진) 지음 / 시드앤피드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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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한 권의 책이

마음속 깊이 스며드는 향기가 됩니다.

 

 

참 욕심나는 책들이 있다. 내겐 그림책들이 그렇다. 물론 시간이 지나고 큰 맘먹고 처분한 책도 여럿 있지만 계몽사에서 나온 어린이 세계명작이나 아이들 단행본들은 그림이 마음에 들어 간직하고 있다. 일 년에 한두 번 볼까 말까 한데도 책장에 끼고 있는 이유는 그림을 보고 있으면 상상력이 더 풍성해져 가끔 괜찮은 아이디어도 얻기 때문이다.

 

요즘은 정말 실력 있고 감수성 넘치는 일러스트레이터들이 많은 것 같다. 지난해부터 하나하나 모아온 책이 제법 되니까 말이다. 애뽈님의 전작 《너의 숲이 되어줄게》를 처음 만났을 때의 기분이 귀한 작품집을 얻은 느낌이었다면 이번 두 번째 《숲을 닮은 너에게》는 제목 때문이기도 하지만 마치 나에게 온 선물 같았다. 그래서 가까운 숲길을 찾아 산책하면서 그림들을 펼쳐보았다.

섬세한 터치와 풍부한 색감들은 생동감을 불어넣어 마치 감성 애니메이션 한편을 본듯하다. 걷고 있는 숲길에 동화 감성이 실려서인지 마치 내가 숲 소녀가 된 듯 기분이 맑아졌다.

 

 

 

마지막 페이지에 보면 독자들을 위한 Q&A가 있는데 캐릭터 탄생기를 알고 나니 숲소녀와 동물 친구들이 더욱 사랑스럽다.

 

가끔 애니멀 영상을 보며 배꼽을 잡거나 감동을 느끼기도 하는데 페이지를 넘기기 전에 숲소녀보다 목도리 다람쥐와 루돌프 강아지의 모습이 더 궁금해진다. 그들은 숲소녀를 닮아 따라쟁이가 되기도 하고 마냥 기대어 잠들어 있기도 한다. 그들의 시선은 숲소녀보다 더 따뜻하고 사랑스러워 보인다.(내가 동물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숲소녀의 외로움 따위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우리에게도 숲이 일상이 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시선만 옮겨도 눈에 담을 수 있는 자연 말이다.

숲소녀의 계절은 늘 숲과 함께 하고 있다. 특별한 소재 없이 자연이 보여주는 변화만으로도 사계절의 아름다운 작품이 탄생하니까 말이다. 그녀의 그림은 숲소녀의 몸짓 하나부터 배경 소품까지 볼거리가 풍부하다. 게다가 글 솜씨까지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하다.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가을바람을 느끼고 싶고 장마의 눅눅함도 떠오르고 눈 내린 겨울 숲의 풍경도 보고 싶어진다. 특히나 어둑해진 숲속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니 캠핑 생각이 간절해진다.

이건 좀 따라 해볼까 하는 것도 있었다. 달과 별 모빌을 천장에 달아 놓으면 우주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것 같다.

 

 

숲은 멀리서 봐도 멋지지만 자세히 보면 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다.

잎사귀 하나하나의 생김새, 제멋대로 뻗은 가지, 혼자서 핀 이름 모를 꽃, 빨갛게 익은 열매, 풀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아름다운 실루엣, 구름의 변화 등 정말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녀의 그림도 굉장히 디테일하며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곳곳에 숨어 있다. 마치 숲속의 곳곳을 살피듯 그녀의 그림도 꼼꼼히 보면 감탄할만한 구석이 많다. 특히나 숲속 배경도 비슷한 느낌이 거의 없다. 정말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그림에 계속 감탄사만 흘러나온다.

 

대체 그림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는 것일까.~~^^

 

비록 현실은 숲이 보이는 아기자기한 주택에서 살지 않지만 마음만은 늘 그런 기분으로 살아야겠다.

사랑하는 나의 잉꼬와, 금붕어 두 마리와, 냥이 두 마리와, 화초와, 그리고 곧 새 식구가 될지 모를 알 수 없는 강아지 한 마리와, 커피와, 그리고 책을 위안 삼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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