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큘라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아이들 18
김용준 지음, 아쑬 그림 / 책고래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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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물은 잘 못 보지만 흡혈귀 이야기는 좋아한다. 그래서 웬만한 흡혈귀 영화는 죄다 챙겨 보았다.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는 흡혈귀는 내가 알고 있는 공식(?) 과는 다른 모양새다. 그게 그러니까 피를 먹지 않고 대체 식품으로 토마토를 먹는 드라큘라(드라큘라가 용의 아들이란 뜻이라고 함)가 등장한다. 물론 공포물답게 인간의 피를 마셔야 살아갈 수 있는 정통 흡혈귀도 나온다.

 

이 책은 딸아이에게 먼저 읽혔다. 공포물이나 미스터리 추리물을 좋아해서 추천한 책이다. 당연히 표지를 보더니 눈빛이 반짝인다. 내가 권한 책 중 제일 빨리 읽고 감상문도 써 주었다. 역시 좋아하는 건 동작이 빠르다.크흐흐.

 

이야기는 13살인 케이라는 남자아이가 주인공이다. 케이는 부모님이 계시지 않다. 대신 이모와 외삼촌이 계시긴 하나 이야기 내내 둘 다 등장하지 않다가 이야기 끝물에 등장하는데 전혀 가족 같은 분위기는 아니다.

 

등장인물만 보면 생김새가 죄다 드라큘라 입주민들 같지만 그들은 그냥 평범한 인간이다. 그러던 어느 날 케이가 사는 아파트에 정체불명의 이웃이 이사 온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풍기는 기운이나 하는 행동이 평범한 인간 같지는 않다. 케이는 그를 볼 때마다 으스스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 없었는데 드라큘라가 아닐까 하는 예감을 한다. 왜냐하면 우연히 찍은 동영상에서 그의 형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전형적인 드라큘라다. 그래서 나는 케이가 부모님도 없이 드라큘라에게 당하는 건 아닌가 걱정을 했지만 특이하게도 그는 스스로의 삶을 개척(?) 한 신종 드라큘라였다. 피 대신 토마토를 주식으로 하고, 관대신 흙 침대에서 수면을 취하고, 햇볕을 쬐어도 괜찮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이 넘친다. 이렇게 다정한 이웃이 지금 세상에 있기나 할까 싶을 정도로 케이와 드라큘라는 가까운 이웃사이가 된다. 케이는 그런 그를 토마큘라라 부르며 애정을 드러낸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 새로운 담임 선생님이 오신다. 얼굴만 보아서는 예쁘고 착해 보이신다. 게다가 아이들에게 엄청 친절하고 상냥하다. 하지만 케이는 낸시 선생님에게서 토마큘라를 처음 보았을 때 느꼈던 스산한 느낌을 또 받게 된다. 그런데 사진을 찍어보아도 형체가 보인다. 오해한 건 아닐까 하지만 드라큘라들처럼 타인의 집을 들어갈 땐 주인의 허락이 떨어져야 된다는 점이나 자신을 쳐다보는 눈빛의 기운이 아무리 봐도 수상하다.

 

그런데 드디어 결정적인 현장을 목격하고 만다. 체험학습을 떠난 놀이랜드에서 선생님이 한 학생의 팔을 물고 있는 모습을 보고 만 것이다. 그리고는 점점 반 친구들도, 심지어 자신을 친동생처럼 챙겨주던 편의점 누나도 이상하게 변해 버린다.

 

 

 

 

이 모든 사실을 토마큘라에게 털어놓고 도움을 청하지만 토마큘라도 이사 온 지역의 토마토가 입에 맞지 않아 며칠 아파트를 비우게 되고 그 사이 낸시 선생님은 점점 더 케이를 쫓아다닌다. 케이가 무사히 인간으로 남을 수 있을까...

 

이야기는 케이와 어린이 독자들의 눈높이가 맞아서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게다가 케이를 먹잇감으로 쫓는 낸시 선생님의 존재로 인해 내내 긴장감을 떨칠 수 없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토마큘라 아저씨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세상이 점점 험악해져가다 보니 요즘은 이웃사람조차도 거리를 두고 지내야 해서 참 씁쓸하지만 가족이 없는 케이에게 정말 가족 같은 존재가 되어준다. 더구나 마지막으로 갈수록 가슴은 더 찡해진다. 그래서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새겨볼 수 있어서 좋았다.

 

참, 드라큘라가 이 대신 토마토를 먹고 개과천선했으니 몸에 좋은 토마토를 즐겨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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