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교과서 여행 : 중1 수필 - 중학교 국어 교과서 수록 수필 작품선 스푼북 청소년 문학
좋은책선정위원회 엮음 / 스푼북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중학교에 들어간 아이가 수행평가를 위해 운문을 쓰고 산문을 쓰기 시작했다. 물론 처음 써보는 것들이다. 책과 그리 친하지 않은 놈이 글을 쓰려니 아마도 미치기 일보 직전일 것이다. 그래도 우찌하리. 적어도 노력은 해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접하기 수월한 책을 안겨주는 것 뿐.ㅎㅎ

 

시는 어떤 형식인지(물론 요즘은 거의 형식이 없는 듯하지만) 눈으로만 보면 알겠지만 에세이가 무엇인지 수필이 무엇인지 아마 모를 것이다. 그리고 형식에 맞추어 글을 쓰는 것도 훈련이 안 되어 있다 보니 무엇을 써야 할지 막막해한다. 얼마 전 학교 국어 수행도 주제를 정해 연습하긴 하였지만 뒤죽박죽으로 쓴 것 같았다. 뭐 시작이 반이라고 그래도 수고했다며 다독이긴 하였지만 어찌 되었든 이제부터 국어와 조금 친해져서 글 쓰는 것이 두렵지 않으려면 많이 읽는 수밖에 없다.

 

차고 넘치는 책 중에 무엇부터 보여주어야 할지 참 망설여질 때 선별하기 괜찮은 책이 이런 모음집이다. 청소년 단편이나 시를 모아놓은 모음집이나 손바닥만 한 크기의 얇은 도서들도 금방 읽히기 때문에 자주 골라보고 있다. 이 책은 중학교 교과서 수록 수필 작품을 모아놓은 책이라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 수필이라서 부담이 없고 형식에 구애가 없는 글들을 읽으면 좀 더 다양한 사고가 가능하고 더불어 지루함도 덜 수 있지 않을까 했다.

 

아이들이 특히 글을 쓸 때 주제가 주어져도 관련된 소재거리를 전혀 찾지 못해 아무 생각 없을 때가 많다 보니 쓰는 것에 두려움이 클 수밖에 없다. 심지어는 필기조차 싫어하는 아이도 있다니 말이다. 하지만 글을 쓴다는 것이 왜 필요한지는 독서를 하다 보면 느낄 수도 있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는 것을 깨닫지 않을까 한다.

 

수필은 작가의 삶과 개성이 드러난 글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흡수가 가능하다. 게다가 소재를 풀어내는 방식도 참고할 수 있고 일상에서 지나칠 수 있는 것들에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다. 게다 학생이 직접 쓴 수필이 한편 있었는데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려 노력하는 모습이 참 예뻐 보였다. 친구들이 읽으면 좀 더 사고의 전환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책은 두 개의 큰 틀로 나누어 여러 편의 관련 수필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기준이 나와 너에서 시작해 우리로 이어지는 것이기에 다루어지는 소재가 정말 다양해서 좋았다.

 

나와 네가 함께 행복하기 위해 고민해야 할 것들로는 친구라는 작은 관계부터 자연의 생태계를 통해 균형과 질서를 이해하는 큰 관계까지 들여다볼 수 있고 깊게는 네모가 된 수박의 사연에 우리의 삶을 대비시켜보면서 좀 더 통찰력을 키워볼 수 있겠다.

지구의 환경문제를 논하면서 오염의 수치를 보며 받는 충격보다 우리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더 충격임을 말한 문장은 그 어떤 말보다 자각심을 느끼게 해 주었다.

 

개인적으로는 미각어에 관한 글이 좋았는데 맛에 관한 다양한 표현이 일상에서 어떻게 생생하게 쓰이는지 보면서 앞으로 풍부한 문장을 쓰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환경을 생각하고 배려한 공정 여행과 인조가 군사들에게 보낸 종이옷의 특징, 별주부전을 보며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과학 이야기 등이 청소년들이 접하기 참 좋은 주제라고 본다. 시작이 반이라고 이 책을 읽다 연관된 책을 찾아보게 되고 그렇게 읽다 보면 글쓰기가 나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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