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꿈은 모르겠고 취업은 하고 싶어 - 90년대생의 취업은 다르다
금두환 지음 / 다산북스 / 2019년 3월
평점 :

멈춰서도 괜찮아
아무 이유도 모르는 채 달릴 필요 없어
꿈이 없어도 괜찮아
잠시 행복을 느낄 네 순간들이 있다면
멈춰서도 괜찮아
이젠 목적도 모르는 채 달리지 않아
꿈이 없어도 괜찮아
네가 내뱉는 모든 호흡은 이미 낙원에
- 방탄소년단, [낙원] 중에서
이 책의 제목을 본 순간 절로 떠오른 방탄소년단의 낙원이란 곡의 일부다. 꿈이 없어도 괜찮다며 청춘들을 위로하며 꿈이 없는 지금의 나도 아껴야 하지 않을까 넌지시 위로한다. 그래서인지 가끔 청춘이 아닌 내가 들어도 참 위안이 된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늘 적어서 제출해야 하는 종이 한 장이 있다. 내 아이를 소개해야 하는 종이 한 장으로 적어내려가다 가장 고민이 되는 지점이 꿈란이다. 아이의 꿈과 부모님이 희망하는 자녀의 꿈 두 가지를 적게 되어 있는데 늘 그 앞에서 한참을 고민한다. 초등을 지나 중학생이 된 지금도 자신이 무얼 하고 싶은지, 무얼 잘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할 때마다 쿨하게 넘어가면 좋겠지만 답답한 마음에 하고 싶은 게 없냐고 다그칠 때도 있었던 것 같다.
많은 이들이 꿈을 가져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꿈이 없다고 엉망인 삶을 사는 건 아니다. 물론 꿈은 있으면 더 좋다. 꿈이란 걸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당장 눈앞의 바람이 꿈이 될 수도 있고 이루어질 수 없는 꿈도 그냥 꿈인 것이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꿈이 무어냐’, ‘뭐가 되고 싶냐’로 시작된 물음은 ‘너 뭐 먹고살래’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물음으로 바뀌어 우리를 옥죈다.
‘꿈, 글쎄요. 아직 잘 모르겠는데요.’라는 대답을 하면 자칫 한심한 나로 비칠 수 있고 지독한 경쟁 사회에서 타인과 비교되는 순간들 앞에 나는 한없이 작아져만 간다. 왜 하고 싶은 일은 외면받고 안정적이고 수입이 괜찮아만 하는 일을 쫓고만 살아야 할까. 만 가지가 넘는 직업이 있으면 무엇하리. 결국 공무원을 쫓다 치킨 집 사장으로 전락하는 이들이 수두룩한데.

또 져버린 것 같아 넌 화가 나 보여
아른대는 Game over over over
만약 게임이라면
또 Load하면 되겠지만
I guess I gotta deal with this
Deal with this
Real world
차라리 게임이면 좋겠지
너무 아프니까
I need to heal my medic
But I'm another star
완벽하지 못했던 나를 탓해
Brake in my head
Brake in my step always
- 방탄소년단, [Jamais Vu] 중에서
책에도 언급하고 있지만 인생은 게임이 아니다. 리셋이 안된다. 실패에 따르는 좌절감은 상황에 따라 인생의 종지부를 찍게 하기도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방법이 보인다. 마치 게임을 할 때처럼 말이다. 그러나 게임은 하기 싫으면 그만이지만 취업은 그럴 수 없다. 왜 시작도 안 하고 포기하는가. 일단 해보고 안되면 방법을 찾아야 한다.
" 목표 없이도 그저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다 보니 성공하게 되는 삶."
소확행도 좋고 욜로도 좋지만 미래를 전혀 배제한 채 살아갈 수 없다. 저자의 충고와 사십 대를 살고 있는 나의 경험도 더한 것이다. 청년들의 취업을 위해, 꿈을 위해, 그가 인생의 문 앞에서 망설이고 있는 이들을 위해 하는 조언이 여기에 있다. 저자의 경험과 바른 취업에 성공한 이들의 사례는 덤이다. 중요한 건 인생의 빛은 앞에서만 비추는 것이 아니다. 여러 곳에서 비치는 빛을 찾아 내가 움직여야 한다.

나는 여태껏 수동적인 삶을 살았고 치열하게 이력서를 쓰며 살지도 않았다. 그래서 지금 취업전선에 뛰어든 청춘들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겐 아이들이 있다. 대학가서도 별생각이 없었고 도전은 늘 피하고만 살았었던 과거의 내 모습을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지 않을까. 필요에 의해 대학을 가서 그곳에서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게끔 서포트해주는 역할을 부모가 해주어야 함을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대한민국의 현실만을 탓하고 있을 순 없다. 꿈이 아닌 경험을 쌓다 보면 적성을 재발견하게 될 수도 있고 아닌 지점에서 빨리 돌아갈 수도 있다.
빠른 취업이 아닌 바른 취업을 위한 길을 잘 새겨들어보면 어떨까. 자신의 적성을 찾고 직업을 설계하는 방법, 각종 취업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을 구분하고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법, 자기소개서 및 면접 가이드 등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커리어 포트폴리오 샘플은 직접 작성해 보며 자신이 무엇을 잘 하는지 찾아볼 수 있겠다.
사십이 돼서도 유학을 가고 오십이 돼서도 꿈을 위해 진로를 바꾸는 이들을 응원해야 하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 남들처럼 이 아닌 진정 나답게 사는 인생이 무엇인지 다시 느낄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아직 이것저것 따지고 재느라 취업의 문 앞에도 못 가고 있는 사촌에게 이 책을 권해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