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감력 수업 - 신경 쓰지 않고 나답게 사는 법
우에니시 아키라 지음, 정세영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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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한가지 확실해지는 것이 있다. 인간은 그리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 말이다. 태생이 예민한 사람에게 아무리 느긋함을 강조해도 조급함을 쉽게 버릴 수 없고 반면 매사가 천하태평인 사람은 주변인을 매우 힘들게 한다. 실제로 살면서 지나치게 예민하다 싶은 이들을 자주 보아왔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과하게 걱정하거나, 이미 일어난 일에 과하게 화를 내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자신의 그런 반응에 대해 자신에게만 관대하다. 자신으로 인해 주변인이 힘들다는 생각까지는 미쳐 하지 못하는 것이다.

 

중요한 건 자신을 잘 아는 것이다. 자신을 잘 아는 이들이야말로 자신을 다독이고 타인도 이해한다. 근본은 쉽게 변하지 않겠지만 더 나은 나를 위해 늘 고민해보아야 하겠다.

 

 

 

나는 소심한 사람일까, 어리석은 사람일까, 대담한 사람일까.

 

예전에 나는 지나치게 소심했다. 그래서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일은 잘 피해왔다. 그래서인지 삶은 지나치게 평범했고 발전도 없었다. 뒤돌아보니 그것조차도 어리석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대담한 사람이 될 수 없음도 잘 알지만 가끔은 에라 모르겠다 하고 밀어 부칠 때가 있다. 그래서 깨달은 점이라면 고민을 너무 고민하지 않으니 생각 외로 일이 잘 풀릴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그런 경험이 잦아지다 보니 부정적인 생각이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나는 고민이 있으면 잠을 못 자는 편이었다. 그런 나에 비해 남편은 고민이 있어도 잘만 잘 자는 천하태평형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안다. 그게 스트레스 덜 받는 길이라는걸.

 

이 책은 그런 것들을 이야기한다. 조금만 더 예민함을 내려놓는 방법을 다양한 관점에서 충고하고 있다. 물론 연령이나 각자의 위치에서 느끼는 예민함의 강도는 천차만별이고 현재 나를 누르고 있는 삶의 압박과 스트레스의 지수에 따라서 이러한 조언들을 대하는 시선도 다를 것이다. 그렇지만 각 장에서 한 가지만이라도 실천하려 해본다면 점차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1장에서 일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되겠지.'하고 마음먹습니다.

2장에서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억측하지 않습니다.

3장에서 마음의 버팀목이 되어 주는 사람을 소중하게 여깁니다.

4장에서 일, 회사, 그리고 직장 상사와 적당한 거리를 둡니다.

5장에서 급할수록 서두르거나 당황하지 않고 천천히 나아갑니다

6장에서 이해득실에 둔감해지면 여유롭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7장에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고 평가하는 능력을 익히세요

8장에서 반성이 도를 지나치면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처럼 느껴집니다.

9장에서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정하지 않습니다.

 

 

 

 

늘 쫓기듯 사는 인생 속에서 우리는 짧은 시간에 무언가를 이루어야 하고 잘 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두려움과 불안감을 온몸으로 견뎌내다 보니 신경은 늘 저리고 아프다. 그러나 제아무리 삶이 우리를 느긋하게 놓아두지 않는다고 해도 그 틈바구니에서 여유를 찾아야 한다. 더 많이, 더 높이, 더 빨리가 아니라 조금 덜어내고 좀 더 늦추는 삶이야말로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책에서 언급하듯 감정을 글로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화를 곱씹고 있어봤자 도움 될 일 하나 없다. 지금의 상태를 하나하나 써 내려가다 보면 무엇이 문제인지 보인다. 아이들이 싸우고 나면 반성문을 쓰게 하는 편인데 나뿐 아니라 상대의 기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돼서 좋은듯하다.

 

읽어보길 잘 한 것 같다. 나뿐 아니라 내 아이들과 늘 걱정 보따리를 안고 사는 엄마에게도 현명한 조언을 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눈물 콧물 쏙 빠지게 혼났음에도 씻으러 들어가서 흥얼거리는 둘째 녀석을 보니 둔감력 수업에서만큼은 우등생이다.

오늘도 쓸데없는 감정 소모로 조금날을 세웠었는데 내일은 더 둔감해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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