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 오늘 하루는 어땠어?
이가라시 미키오 지음, 고주영 옮김 / 놀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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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어땠어?

이건 내가 저녁 식사시간에 아이들에게 제일 먼저 건네는 인사다.

아이들의 하루 일과를 들으며 서로의 일과를 공유하고 공감하는 시간은 보노보노의 말처럼 마치 풍경을 보는 것과 같다.

두 녀석의 하루에 미세한 성장이 보이고 오늘이라는 시간이 사소함과 특별함 그 어디에 있더라도 고맙게 여겨진다.

그냥 그 자리에 있어서 고마운 것들처럼 말이다.

 

보노보노를 처음 만난 건 김신회 작가의 보노보노 에세이다.

래서 보노보노가 어떤 친구인지 감으로만 알고 있었을 뿐 만화를 제대로 본건 첨이다.

책은 보노보노 시리즈 중 엄선한 18편이 실려있다.

그래서일까, 별생각 없이 펼쳐들었다가 특별해지고,

그냥 실실 웃다가 혼자 박장대소하게 되고(큰 녀석은 영어 숙제로 낑낑대고 있는데 자꾸 실실 웃어서 미안했다),

보노보노만 보다가 친구들까지 다 좋아지게 되었다. 정말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만화다.

복잡한 생각을 잠시 내려놓자 산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도 되새겨 보고

보노보노와 친구들이 살고 있는 숲속을 보니 숲속 길을 산책하고 바닷가를 거닐며 자연과 함께 하고 싶어진다.

 

 

보노보노와 친구들의 일상은 정말 사소하고 소소한 물음에서 시작한다.

꿈이 왜 이상해? 혼자 있으면 왜 우울해 보일까? 감기는 어떻게 나을까?

살찌는 게 왜 싫을까? 요리하면 왜 더 맛있을까? 취미는 뭘까? 등 숲속 안에서 그들은 많은 궁금증과 고민을 해결해 나간다.

어떻게 보면 허투루 보내는 날이 없다.

덕분에 바쁘게 후다닥 흘려보내는 나날들을 잠시 스톱시키고 지난 시간에 의미를 더해보기도 했다.

뭐든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찰떡같은 교훈 아래 긍정적 기운이 곳곳에 스며있다.

그래서 친구들과 옥신각신하는 장면들이 더 즐겁고 사랑스럽게 보인다.

어쩌면 심각하게 여기는 일들이 그리 심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여유도 생겨난다.

 

 

 

보노보노는 태평해 보이지만 걷기를 좋아하고 생각하기를 즐긴다.

보노보노처럼 조금 태평하고 싶단 생각을 하다 천하태평인 큰놈 때문에 웃고 말았다.

걷기가 좋은 이유는 걷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라며 시작한 단순한 논리에서

친구들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찾아다니기도 한다.

또 재밌는 이야기는 무엇일까에서 시작해 시시한 이야기로 옮아가더니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건 풍경을 보면서 걷는 것과 비슷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뭐 이런 이야기에 논리란 없다. 친구들은 서로의 의견을 덧붙이며 괜찮은 결론을 이끌어낸다.

그 결론들이 제법 그럴싸해서 여기저기 남발하고 싶어질 정도다.

 

포로리는 삼촌이 무서워 삼촌네 가는 걸 무척 스트레스받아한다. 그래서 가기도 전에 내내 걱정하고 우울해한다.

그때 너부리가 모레일을 오늘 생각해서 뭐하냐며 툭 내뱉는 말에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며

오늘의 기분마저도 망치고 있었던 일들이 떠올라 피식 웃고 말았다.

때론 싫은 일도 해야 할 때가 있다.

마냥 즐길 수는 없겠지만 조금만 걱정을 내려놓으면 어느새 지난 일이 된다는 단순한 진리를 새기며 살아야겠다.

 

 

 

어른이 되면 될수록 자는 게 즐거워진다는 게 정말일까?라는 보노보노의 질문에 맞아!라고 대답했다.

평소 별의별 꿈을 많이 꾸는 편이라 꿈속이 즐거운 일인이기에.

그래서 꿈이란 건 이상해라고 고민하는 친구들의 모습이 귀여운 아이들 같다.

꿈과 현실의 차이점을 예로 들며 몸소 보여주는 모습에 빵빵 터졌다.

그러다 너부리는 또 명언을 남긴다.

꿈이 너무 시시하면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되기에 꿈이 이상한 것이라는 결론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살찌는 게 왜 싫을까에 대한 이유를 고민하며 직접 살을 찌운 보노보노와 너부리의 모습도 너무 웃겼다.

좋은 점도 있을까 싶어 몸소 실천해보지만 살찐 녀석이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녀 싫을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른다.

얘들아, 나도 살찐 내가 불편하고 싫어 늘 다이어트를 결심한단다.ㅎ

 

 

 

보노보노와 친구들을 만나고 좀 더 맑아진 기분이다.

너부리가 심심하면 어딘가를 향해 걸으라고 건넨 말이 마지막에 와서 꽂힌다.

그래서 요즘 내가 심심할 틈이 없나 보다.ㅎ

사는 게 팍팍하고 지친다면 보노보노와 쉬어가길.

아마 한두 문장에 조금은 다른 결심이 설 수도 있다. 분명 그것은 더 나은 순간을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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