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제국의 몰락 - 엘리트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가 집대성한 엘리트 신화의 탄생과 종말
미하엘 하르트만 지음, 이덕임 옮김 / 북라이프 / 2019년 2월
평점 :
절판


 

난 사회 현상에 전문적 지식이나 통찰력은 없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와 세계정세의 흐름 정도는 기사를 통해 인지하고 있다. 대중들의 눈과 귀는 늘 열려 있어야 하고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데 기여를 해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각종 이슈들 중 대중을 분노케 하고 허탈하게 만드는 것들이 있다. 사회 기득권층 소위 엘리트라고 일컫는 자들의 각종 비리와 갑질뿐 아니라 법망을 피해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불합리에 많은 이들이 분노를 넘어 허탈해한다. 그들에겐 돈이 전부인 것일까. 대중을 무시하며 그들만의 세상을 고집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 미하엘 하르트만은 독일 사회학자로 엘리트 연구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주로 개인의 출신 성분이 능력이나 노력보다 성공에 절대적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오고 있으며 신자유주의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엘리트들을 경계하고 제재가 필요함을 말하고 있다.

 

이미 자유주의 국가에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계층의 간극은 심한 격차를 드러내고 있으며 상류 지식인들과 대중과의 소통의 부재도 심각하다. 이 책에서 다뤄지고 있는 엘리트 계층의 형성 배경과 성장과정 그리고 그들만의 세상에서 벌어지는 규칙에 대해 통계와 수치를 드러내지 않아도 수리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사실들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편가르기는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그래서 엘리트라는 사전적 의미도 변하고 있다. 굳이 사전을 뒤지지 않아도 엘리트라고 하면 지성을 겸비하여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쯤으로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 사회에서 엘리트 집단의 정의가 변질되어 부정적 이미지를 낳고 있다. 가진 자들은 그들만의 혜택을 누리며 자본주의 사회 상위를 차지하고 나라에 막대한 영향력을 과시한다. 그들이 만든 신자유주의 안에서 말이다.

 

부가 부를 낳는 세상, 출발점에서 기인하는 소득과 부의 양극화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그들은 오만함으로 자신들의 세계를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그들이 저지르는 각종 비리에 대중들의 시선은 이미 싸늘하다.

초기 엘리트들의 성장과정과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변모되어 가는지 독일, 영국, 미국, 프랑스 4개국의 데이터를 보면서 확인할 수 있는데 그나마 독일이 흐름이 늦은 듯 하나 결국은 비슷한 흐름을 타고 있다. 즉 가진 자들이 상위계층을 포진하며 자유주의를 쥐락펴락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게다가 엘리트들이 사회를 바라보고 있는 시각도 문제다. 이미 그들은 출신성분으로 선을 긋고 부와 권력을 세습한다. 심지어 사회 격차는 필연적이며 그들은 대중의 생활 따윈 관심조차 없다. 심지어 가난의 이유가 게으름과 무지 때문이라는 태도도 서슴지 않는다. 결국 그들의 폐쇄성이 사회의 불평등에 따른 혐오를 조장할 수 있고 정치적으로도 부정적인 영향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그런 연유에서 기인한 대중의 분노는 엘리트들의 독주를 막는 유일한 길이다. 소수의 엘리트들에게 몰린 정책의 방향이 서서히 대중을 향해 돌아서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시대를 향한 불평등에 분노의 힘이 작용하고 있으며 더 이상 대중은 무지하지도 무능하지도 않음을 드러낸다. 자유주의에서 누려야 할 권리를 되찾아 한목소리로 흐름을 바꾸려 애쓰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흐름에 정치 엘리트들이 나서면 더 나은 개혁이 가능할까. 저자는 미래 정치의 네 가지 모델을 제시하며 가능성을 보여주려 한다. 과연 그가 제시하는 정치가 엘리트 제국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부패권력의 민낯이 드러나고 빈부의 양극화가 나아질 수 있을까.

 

개인의 출신 성분이 능력이나 노력보다 성공에 절대적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는 착한 명제가 드라마나 영화에서만 통할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흐름으로 이어진다면 참 살만할 것 같다. 내 아이들이 제 역량을 발휘함으로써 진정한 사회의 엘리트로 거듭날 수 있는 세상 말이다.

 

그러나 인간이 돈 앞에서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건들이 연일 터지고 있다. 역겨운 분노가 치밀고 선의의 피해자가 묻혀가는 모습도 너무나 안타깝다. 그들만의 제국이 과연 무너질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사회 정의를 위해서라도 정화가 반드시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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