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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세계 미술관
이유민 지음, 김초혜 그림 / 이종주니어 / 2019년 3월
평점 :

세계 유명 미술작품을 눈도장 찍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그림책이 나왔다. 그림을 좋아하고 그리는 일이 일상인 녀석에게 폭넓은 회화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이 책이 적합해 보였다. 이미 방과 후 미술활동을 하면서 명화를 따라 그려보거나 여러 가지 기법으로 재현해보는 작업을 몇 번 한 적이 있어서인지 낯설지 않은 그림도 여럿 보였다.
먼저 딸아이에게 읽어보라고 건네주었는데 세계 각국의 박물관의 모습에 더 관심을 보인다. 고풍스럽고 웅장한 건물에 시선을 뺏기는 건 어른이나 애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 모습은 다시 보아도 멋지고 유럽의 3대 미술관 중 하나인 빈 미술사 박물관은 아름다운 궁전을 연상시켰다. 코톨드 갤러리는 예전에 다른 그림 찾기에서 하도 뚫어져라 본 적이 있어 아이도 한눈에 알아보았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일상과 가깝지 않다 보니 딱딱하고 낯설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자주 접해주는 것이 좋을 텐데 이 책은 아이들에게 세계의 미술작품을 어떻게 하면 흥미롭게 구경할 수 있을까에 포인트를 맞추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고양이 친구 그레이와 또래 친구 서연이가 들려주는 그림 이야기에 그림과 더 친해질 수 있을 것이다.
미술관이 낯선 친구들은 미술관에 대한 예절을 숙지하고 미술관 속 공간구성과 미술관을 책임지고 있는 이들은 누가 있을지 살펴볼 수 있다. 아이들이 보는 책이라도 유럽 각지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간략 정보를 빼놓지 않았다. 유럽 각지의 유명 박물관도 만나보고 대표 작품과 작품에 얽힌 간단한 일화 등을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작품에 대한 기억이 오래 남을 수 있다.
다시 보아도 마치 살아 숨 쉬는 듯한 그림에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실감 나는 터치와 붓놀림 그리고 빛과 어둠을 절묘하게 담아낸 작품들을 보며 당대 화가들의 실력에 다시 한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림을 보면 그 나라의 역사도 보이고 그 당시 어떤 것들이 유행하였는지도 볼 수 있으며 종교나 신화의 이야기를 재현한 그림을 보며 이해를 도울 수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일리아 레핀의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라는 작품이 실려 있어 반가웠다. 인물들의 생생한 표정에 이 그림은 볼 때마다 울컥하는데 아이에게도 어떤 감정이 드는지 물어보기도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림을 잘 모르더라도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을 살펴보며 아이와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


딸아이의 간략한 리뷰도 같이 실어
보았다.
특이한 그림이 많아서 재미있었고, 내가 그리는 그림이랑은 스타일이 완전히
달라서 신기했다. 그중 존 밀레이라는 화가의 [오필리아]라는 그림이 마음에 들었다. 꽃을 따다 물에 빠져 숨을 거두었다는 게 안타깝기도 했던
그림이었다.
고양이 그레이가 [소크라테스의 죽음]이라는 그림을 설명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소크라테스는 정치적 싸움에 져서 사형
선고를 받은 것이지만 정치인들이 신을 부정하고 잘못된 가르침으로 제자들을 타락시킨 죄로 이야길 포장하였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사상을
지키고 그것을 따르기 위해 독약을 먹고 숨을 거두었다는 이야기는 재밌기도 했지만 죽음이라 하니 슬프고 무섭기도 했다.
그리고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도 인상 깊었다. 내가 알고 좋아하는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건물이 예쁘기도 해서이다.
이 책은 그림과 그림에 알맞은 설명을 재미있게 적어놓아서 좋았고, 어려운 문장이 많지 않아 이해하기도 쉬웠다. 또 내용도
지루하지 않아서 어린이들이 보기에 좋은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