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음 Touch
양세은(Zipcy)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닿음
Touch

 

...

그와 그녀의 이야기

 

 

 

! 예쁘다.
서로의 눈빛이 오로지 서로에게만 향해 있는 순간들.
사랑은 그렇게 그들 주위의 공기마저도 애틋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나 보다.

그림은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다.
물론 잘 그린 그림들은 그 솜씨에 감탄하기도 하지만 작가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없다면
여느 잘 그린 그림들 속에 묻혀 잊히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림에도 스토리를 담아 생명을 불어 넣으면 한 장의 그림이라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게 된다.

그라폴리오 작가이자 인스타에서도 인기 작가로 알려진 그녀의 그림을 만난 순간들이 그러했다.
그림이지만 살아있는 눈빛 때문일까.
책장을 처음 열자마자 놀란(?) 마음은 어느새 조금씩 설레임으로 녹아내렸고 나는 발그레진 두 볼을 꾹꾹 눌렀다.
내게도 이런 순간들이 있었던가를 떠올리는 일이 더딤을 느낀다.
분명 그와 그녀의 일상과 같지는 않더라도 한두 장면은 분명 그렇게 알콩달콩한 순간이 존재했을 텐데...

손끝이 스치기만 해도 짜릿했던 순간.
처음 손을 잡았던 순간 정신이 우주로 달아나버린 순간.
그렇게 깍지 낀 손과 손에서 전해지던 열기로 땀이 맺혀도 빼지 못하던 순간.
스치던 향기가 내 머릿속에 저장되던 순간.
숨결 하나도 놓치지 않고 들리던 나의 또렷한 귀.
차가운 내 손위를 댑혀 주던 나보다 더 큰 너의 손.
그렇게 찬찬히 그림을 보며 더듬어 보았다. 그제서야 하나하나 떠오르는 기억들.

시간은 흐르고 서로의 익숙함이 가득한 일상이지만
닿음이란 주제의 그림이 가득한 책장을 넘기며
지하 끄트머리에서 잠자고 있던 말랑말랑만 감정들이 되살아 나서 혼자서 빙그레 웃었다.
그래. 그렇게 나도 몰래 찾아오던 설레임이 있었지.~~

 

 

 

인체의 움직임에 숨죽여본 적이 참 오랜만이다.
로맨스 소설 못지않은 연인들의 일상에 오두방정 떠는 심장을 주체 못 하며 감성에 푹 젖어보았다.
수줍어서일까. 책장은 그냥 그렇게 조심스레 넘기게 된다.
작가의 디테일하고 섬세한 표현력에 감탄하다가도 마치 나의 살갗에 손길이 닿은 것 마냥 찌릿한 느낌이 전해온다.

그림과 함께 실린 짧은 문장들에 사랑의 온기가 더 전해지는듯하다.
서로의 심장소리가 전해 들을 수 있는 순간이라서일까. 뭐니 뭐니 해도 포옹 장면이 제일 마음에 든다.

연인들의 다양한 일상을 보며 남녀가 하루를 지내는 동안 저렇게 많은 포즈들이 나올 수 있구나를 다시 한 번 새기게 되었다.
사랑의 유통기한이 끝났다고 해서 닿음과 거리가 멀어져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요즘의 무심한 나를 반성해보기도 했다.

연인 사이라면 얼마나 자주 서로가 닿아 있는지 들여다볼 시간도 가질 수 있겠다.
작가가 오래도록 고심한 흔적을 곳곳에서 느껴보며

가슴속 하트들이 요동치던 그때를 떠올리며 감정에 온도를 올려보는 건 어떨까.

그림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뒷장 작가의 작업 스케치를 참고하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요즘 그림 그리는 재미에 빠진 초등 딸에게 그림 몇 장을 슬쩍 보여주니 쑥스러워하지만 작업과정은 흥미를 보였다.
특히 채색 과정은 신기하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그렇게 잠깐 방문한 작가의 인스타에서 딸은 여러번 입을 다물지 못했다.^^

수줍게 넘기고 있던 그림을 몇 컷 담아 '이 겨울을 달달하게~'라는 짧은 문장을 담아 가까운 이들에게 보냈다.
이제 핑크빛 로맨스는 더 이상 올 일이 없지만 그래도 연애가 하고 싶다고 하소연하던 친구들에게

염장을 지른 건 아닐까 하다가도
분명 그들도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며 달달해지는 가슴한켠에 손을 올리고 있을는지도.^^
그래도 쬐끔은 미안하다. 친구들아.ㅎㅎ

두툼한 양장본이 고급스러움을 더하고 있어 선물용으로도 참 좋을 것 같다.
이 겨울, 예쁜 사랑을 선물하는 뜻깊은 순간도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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