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는 일에 서툰 당신에게 - 내 안의 부정적인 감정과 이별하는 28가지 심리 상담
마음달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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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아무리 나를 지켜나가고 있더라도 막다른 길에 서거나, 뜻하지 않는 불행에 직면하게 된다면 나는 얼마큼의 회복력을 가질 수 있을까.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는 것이 우스운 일이긴하지만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고 산다는 건 두려움투성이라 벗어날 수 없는 질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질문은 늘 책을 덮기전 잠깐씩 스친다. 그만큼 나는 아닐꺼라고 해도 불안감이 드는건 어쩔수 없나보다.

이 책도 대부분의 심리 책에서 다루는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여태껏 읽은 심리 서적들을 잘 정리해 놓은 듯한 인상을 받았다. 심리상담가의 경험이 충분히 녹아있기에 인생 새내기 입문서라고 붙여도 좋을 듯하다. 그리고 제목처럼 한 통의 편지를 받은 듯이 편하게 읽어보면 좋겠다.

인생은 그래도 살만하다고 생각한다면 어쩌면 현재를 고되게 살아도 더 나은 삶도 꿈꿔볼 수 있다. 하지만 사는 게 무의미하고 이 생명(이번 생은 망했다)이라고 결론을 내리거나 심지어 인생이 좀비 같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삶은 의미 따위는 무의미하다. 절망은 하루아침에 오는 통증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단점은 있고 트라우마도 있으며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각자가 느끼는 삶의 무게는 외부환경과 내면의 불안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누구는 호수를 보며 아름다운 시를 읊겠지만 것이고 누군가는 뛰어들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히기도 할 테니까.

돌이켜보면 무난하게 살아왔지만 대학시절에는 주변에 잘난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자신감이 심각하게 위축된 적도 있었고, 결혼 후 산후 우울증도 겪어 보았고, 삽 십 대 중반에는 뭐하나 해놓은 것 없는 것 같아 자존감이 바닥을 기어갈 때도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별것 아닌 일들이 그 당시는 그렇게 심각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인생의 굴곡들을 잘 타넘고 올 수 있었던데는 무엇보다 예민함을 버리는 일이었다. 예민함을 내려놓으니 부정적인 생각들이 흐려졌다.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 둘 찾기 시작하자 의지가 생겨났고 인생을 조금씩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깨달은 점이라면 자신의 인생에 두 손 놓고 있으면 정말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책의 저자도 부정적인 감정과 이별하는 길이 자신을 사랑하는 길임을 강조한다. 그것은 그냥 FM 적인 해답이 아니라 그러한 변화를 겪은 이들을 관찰한 결과이다.

존재의 이유와 삶에 대한 고민에 끝이 없다. 그렇게 누구나 불완전한 존재로 각자 성장통을 앓으며 살아간다. 그러면서 자신을 위한 수많은 질문들에 해답을 찾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 거울 속에 비친 그 순간에만 머물러 있다면 절대 성장할 수 없다. 현실에서 과거와 함께 사는 이들도 많다. 과거의 안 좋았던 나를 잊을 수는 없다. 나를 끌어와 온전히 현실에 적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해진 각자의 자리란 없다. 그러한 틀은 자신을 더 힘들게 할 뿐이다. 그냥 지금의 나를 사랑하다 보면 그 모습이 내 모습으로 자리 잡을 것이고 그렇게 자신만의 이야기는 만들어진다.

적절한 사회적 가면은 삶에 도움이 되지만 때론 짐이 될 수도 있다. -p.158

저자는 다양한 질문과 예시를 통해 생각의 기준점을 제시한다. 나의 단점은 무엇인지, 타인과 나를 심각하게 비교거나 남의 잣대에 흔들리고 있는 건 아닌지, 타인의 비난 앞에 나는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는지, 나를 충분히 잘 들여다보고는 있는지, 내가 늘 두고자 했던 삶의 기준은 무엇인지, 얼마나 비워내고 있는지, 오늘 하루 내가 느낀 소확행은 무엇인지, 너무 많은 걸 가지고 있는 건 아닌지 등 재차 확인하며 건강한 사고를 가질 수 있게 조언한다.

삶의 정체기에는 저자가 얘기하듯 간단한 인생 보드를 만드는 일도 도움이 되고 산책을 하고 햇볕을 쬐거나 아무거라도 좋아하는 일을 시작하는 것도 추천할만한 일이다. 나 자신을 다독이고 사랑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책을 통하든, 인생 선배든, 그런 점을 인지하고 하나라도 실천한다면 분명 삶은 조금씩 나은 방향으로 틀어갈 것이다.

인생이 서툴러 회사생활이 힘든 수민이도, 자신의 단점 때문에 주눅이 든 혜미도, 슬픔을 제대로 위로받지 못한 주희도, 과거의 트라우마로 대인관계가 힘든 미호도, 타인의 질타가 두려운 혜민이도 누군가와의 소통을 통해 조금씩 나은 삶을 살고 있듯이 내면의 부정적인 생각과는 이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누군가에게 지혜를 주는 사람이고 싶다는 저자의 바람을 떠올리니 늙어감이 그렇게 서운한 일만은 아니다. 인생은 결코 수월하고 만만한 상대는 아니지만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자세도 필요하다. 사는(live) 일이 악(evil)으로 변하지 않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이 움직여야 함을 깨닫는다면 지금이라도 실천해 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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