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삶은 서툴다 - 삶의 지혜와 깨달음을 주는 세계 최고 지성들의 명 에세이 컬렉션
미셸 에켐 드 몽테뉴 외 지음, 이문필 엮음 / 베이직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은 서툴다. 그러니 당연히 우리네 삶도 서툴 수밖에 없다. 제아무리 다 가진 듯 보여도 완벽한 인간은 없다.
더구나 대자연의 순리 앞에서는 한낱 미약한 존재일 뿐이다. 인간은 오만함과 문명의 벽에 갇혀 그러한 사실을 수시로 잊어버리고 복잡한 감정의 늪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한다. 아마 이러한 일들은 세기가 지나오는 동안 늘 그 시대가 가진 숙제였을 것이다. 그래서 당시의 철학자나 사상가들의 글들이 지금에 와서도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 책은 각 나라별 지성인들의 고뇌를 담고 있다. 에밀 졸라, 프랜시스 베이컨, 헤르만 헤세, 레프 톨스토이, 마크 트웨인 등 그 나라를 대표하는 이들 외 많은 이들의 에세이가 실려있다. 짤막한 글들이지만 그들의 생각의 흐름은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인간의 복잡하고 까다롭고 다양한 감정들을 짚어보며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모든 감정의 속성을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함을 말한다.

대부분의 사상가들은 인간의 삶을 자연의 이치에 빗대어 말한다. 생명의 탄생과 죽음부터 살아가는 순리를 이해하면 삶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음을 강조한다. 하지만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기에 늘 완전한 삶을 꿈꾼다. 하지만 하나를 충족해도 또 다른 하나가 불만족스럽거나 모자라게 느껴진다. 이는 가진 자든 덜 가진 자든 마찬가지로 느끼는 감정이다. 그렇기에 인간은 모자람 속에서도 만족할 수 있는 감정에 익숙해져야 한다. 사랑, 우정, 질투, 자만, 운명, 사치, 명예, 절제 등의 감정의 변화를 들여다보며 마음을 다스리는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야 인생의 절망 앞에서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 마음의 땅을 잘 경작하기 위해서는 감정에 솔직하고 이해하려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그래야지만 순간의 소소한 행복감으로 지속적인 안정감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다.

자연과의 호흡을 강조한 마셀드 몽테뉴는 혼자만의 시간에는 잡념을 덜어내고 오로지 자연 속에 몸을 맡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치열하게 살고 나서야 뒤늦게 자연을 찾는다. 젊은 시절에는 그러한 여유조차 느껴볼 새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자연과 가까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한 여유 속에서 하루의 소중함과 생명의 가치가 생겨나는 것이며 자신의 삶에도 소중함을 부여하게 되는 것이다.
자연의 오묘하고 위대한 힘 앞에 인간 세상은 얼마나 복잡하고 어지러운가? 인간의 마음은 얼마나 좁아지고 있는가?
현대인은 자연과 자유가 결핍된 세상에서 점점 자신의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마음속 족쇄를 풀어놓아야만 자신을 해방시킬 수 있는데 말이다. -p.35

프랜시스 베이컨은 화를 다스리는 법에 대해 조언한다. 꿀벌처럼 적을 쏘기 위해 생명을 송두리째 바치는 일은 어리석은 일임을 강조한다. 다혈질이 결코 좋은 성격은 아님을 반성하게 되고 때를 기다리며 참는 것이 더 큰 화를 잠재우는 길임을 새기게 된다. 
화는 무거운 물건과 같다. 둘 다 어디에 떨어지든지 그곳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린다. -p.97

또한 우정이란 기쁨을 두 배로 만들어주고 슬픔을 반으로 줄이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만큼 고독한 인생에 있어 꼭 필요한 덕목임을 강조한다. 아무리 지위가 높은 사람이라도 우정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며 진실된 우정은 이성적인 사고를 돕는데 생각은 둘둘 말려 있는 카펫이고, 말은 쫙 펼쳐 놓은 카펫입니다. -p.114라는 말속에서 진실된 우정의 이점을 느낄 수 있다. 생각을 공유하고 진심으로 나를 이해해주는 친구가 얼마나 삶에 윤택함을 가져다줄는지 강조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메리 셀리는 살면서 생명의 기적과 인생의 기원 등 생활철학에 관심을 기울이면 삶이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음을 말한다. 삶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듣고, 보고, 생각하고, 질문하는 과정을 거쳐가게 된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삶의 의욕이 생겨나는 것이다.
감정은 또 다른 감정을 파생시킨다. 부정적인 감정은 부정적인 감정들을 낳지만 긍정의 감정은 더 긍정적 기운을 부른다. 욕심은 자만과 시기를 낳지만 덕행은 감사함과 만족감을, 생명존중은 나눔으로 이어진다. 월트 휘트먼은 서로 서로 도우면 앞으로 쭉쭉 나갈 수 있지만 서로 헐뜯고 미워하면 뒷걸음칠 수밖에 없음을 강조하는데 이 구절에서 요즘 세계인들의 모습이 퇴행하고 있는 것만 같아 안타까웠다.

삶의 길이 반드시 책 속에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답답하고 울컥할 때 위로가 된다. 내가 가진 가치관과 그들의 생각을 비교해보며 그나마 내 가치관의 방향이 삐뚤어지지 않았음에 다행스러워한다. 게다가 어느 한 구절에서 마음이 움직인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