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매력적인 글쓰기 - 글쓰기 실력이 밥 먹여준다
이형준 지음 / 하늘아래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쓰는 일이 늘 힘든 아이들에게 학원을 보내지 않고도 잘 지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이 질문은 늘 내 머릿속을 따라다녔고 나름 여러 방법을 시도해보았지만 포기하기 일쑤였다. 싫다는데 굳이 논술학원으로 떠밀고픈 맘은 더더욱 없었다. 크면 알아서 하겠지라는 생각을 다시 접고 방법을 찾아보자 하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것이 이 책이다.
그래서 아이들 글쓰기 지도용 참고서쯤으로 여기고 읽기 시작했다.
역시 현직 선생님께서 쓰신 책이라서 그런가, 정말 속이 후련하다.
어떤 말을, 그리고 어떻게 시작하는 게 좋을지, 해결책이 보이기 시작했다.

큰아이에게 늘 하는 말이 제발 생각 좀 하자라는 말이다. 특히 머릿속에서 걸러지지 않고 툭툭 나오는 말들과 좀처럼 주변 상황을 의식하지 않고 던지는 질문들에 황당한 적이 많기 때문이다. 잦은 게임과 유튜브 영상을 달고 사는 아이들이 생각할 틈이 줄어드는 게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저자도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생각의 힘이 크다고 강조한다. 이때 생각과 잡념은 또 다른 개념이다. 잡념은 덜어내고 생각을 표현해야 한다. 고심하고 해결책을 찾는 과정도 종이에 쓰면 훨씬 체계적이고 실속 있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생각하지 않는 일이 가장 무서운 일임을 강조하면서 생각 없이 사는 이들에게 한방 날려주고픈 멘트들도 한가득이다.

스스로의 생각을 만드는 일은, 그것을 표현함으로써 보다 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형태로 나의 생각을 풀어 때, 우리는 '표현한다'라고 말한다. 표현하고 남의 생각을 받아들일 . 나의 생각은 수정되고 확장된다. 그러면서 보편적이고 올바른 생각을 갖게 된다. 글쓰기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좋은 방법이다.-p. 51

못난 글이란 어떠한 글인지 딱 꼬집는다. 글쓰기는 될 수 있으면 주제를 벗어나지 않고 간결하고 쉽게 써야 한다. 간결한 문장을 위해 불필요한 주어, 조사, 수식어는 자제해야 된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한 문장에는 한가지 생각만 들어있는 것이 좋다. 길어져서 모호해진 문장은 읽다 건너뛰게 되고 전달 능력도 떨어진다. 이는 간혹 다른 이들의 서평을 읽을 때 많이 느끼는 부분이다. 끊어짐 없이 지나치게 늘어진 글 속에서 핵심을 찾을 수 없다. 그리고 단락 없이 붙여 쓴 글도 읽기 싫어진다. 또 지나치게 어렵고 자아도취에 심취한 듯한 글들도 마찬가지로 피하게 된다. 이런 글들은 안타깝지만 정말 혼자 읽는 글이 되고 만다.

혼자만의 생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은 평생 혼자만 읽을 글을 쓴다. -p.21

글의 핵심은 재미있어야 한다. 독자를 끌어들일 유일한 열쇠다. 강의도 연설도 글도 재미있어야 마음이 끌린다. 온라인 서점을 돌아다니며 이런 글을 본적 있다. 가벼운 말장난 같은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는 현실이 우울하다는 내용이었다. 즉 고전이나 문학작품은 뒷전이고 작가는 팔리기 위한 책만 쓰는 것 같단 얘기였다. 그러나 이는 틀린 말이다. 공감 가는 글이 결국 독자들에게 선택받는 것이다.

쓰기는 일상이 되어야 한다. 결국 계속 써야 글이 단단해진다.
처음에 아이들이 일기장에 가장 흔하게 쓰는 내용이 나는 ~ 했다. 참 재미있었다!라고 쓴다. 정말 간결하다. 이거면 되지 뭘 더 쓰냐고 말하는 뉘앙스는 쓰기 싫단 얘기다. 그러나 여기서부터 훈련이 필요하다. 무엇 때문에 재미있었는지 한 줄 더 쓰게 만드는 일은 글을 더욱 구체적으로 만들어준다. 그것이 일기든 반성문이든 구체적으로 풀어쓰게 하는 훈련이 필요함을 느꼈다. 나조차도 글이 잘 써지는 시간과 장소가 있다. 아이들도 그러한 조건을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면 좋겠다.

읽으면서 내가 지금 쓰고 있는 글들은 괜찮은 건지 점검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쓰다 보면 말과 글은 소통의 수단이라는 사실을 잊을 때가 있다. 어려운 글을 보며 감탄하지만 정작 반도 이해 못 하는 경우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럴싸하게 포장하고픈 욕심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결국 좋은 글은 읽기 편한 글임을 다시 새겼다. 완벽하게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스트레스가 있었는데 그 부분도 좀 내려놓아야겠다.

글을 쓰려면 지식이 쌓여 있어야 한다. 당연 독서의 중요성은 더 말할 나위 없다. 입력을 해야 결과물이 나오지 않겠는가.
독서라는 입력과, 글쓰기라는 출력이 항상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그게 내가 글을 쓰는 방식이다. -p.92

저자가 제시하는 자기만의 글쓰기 노하우는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독서와 공부를 위한 독서법은 다르다. 정독과 속독하는 법을 알면 책 읽기가 편해진다. 지루해도 책을 붙잡고 볼 수 있는 법은 공부할 때 적용하면 좋겠다.
방학마다 시켜왔지만 제대로 되지 않던 것이 독서감상문이다. 늘 하다 말다를 반복하였는데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 같아 제일 반가웠다. 줄칸 노트에 그냥 네 생각을 써보라고 했으니 막연할 수밖에. 그래서 제시돼 있던 서평 쓰기 양식이 제일 반가웠다. 다시 시작해 볼까 하는 의지가 생겨났다.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는 좋은 책을 만나 반가웠다. 더 이상 쓰는 일이 두렵지 않을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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