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무어 1 - 모리건 크로우와 원드러스 평가전 네버무어 시리즈
제시카 타운센드 지음, 박혜원 옮김 / 디오네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네버무어는 모리건이 운명을 피해 주피터와 함께 지내고 있는 도시 이름이다. 모리건은 재앙을 부르는 저주받은 운명을 타고난 것도 모자라 열한 살이 되는 생일날 죽어야 한다. 나면서부터 죽음이란 단어에 익숙해진 소녀는 임박해져 오는 시간 앞에서도 담담하다. 그러나 모리건은 운명을 뒤엎을 자신만의 무기가 있었다. 그 능력은 아직 독자도, 모리건도 모르지만 분명 그 모습이 차차 드러나면서 그녀의 운명을 바꿀 것이다. 그녀를 죽음의 운명에서 도망칠 수 있게 해 준 주피터는 모리건을 자신의 후계자로 점 찍고 그녀를 네버무어로 데려온다. 그리고 원드러스 협회에 가입시키기 위해 평가전을 치르게 한다. 이것이 일편의 전반적인 스토리다.

해리 포터의 열렬한 팬으로 늘 판타지물에 목말라 있었기에 네버무어 신간 소식에 귀가 쫑긋했다. 이미 39개국으로 판권이 팔리고 20세기 폭스사에서 영화로 제작 중이라는 문구에 벌써부터 마음이 들뜬다. 책을 읽으면서도 해리 포터와 동물 사전 등의 영상이 머릿속을 지났다. 특히 모리건이 묵고 있는 움직이는 호텔과 긴장되는 책 평가전 등이 어떻게 영상화될지 기대되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신기한 건 방의 크기와 모양이 변하는 것이었다.
정사각형 모양으로 하나뿐이던 창문이, 지금은 아치 모양으로 세 개가 되었다.
어떤 날은 욕실이 무도회장처럼 넓어지고 욕조가 수영장만큼 커졌다.
다음 날에는 벽장만큼 작아졌다. -p.225

아무도 자신이 존재한 사실을 모른 채 잊히는 사실이 가장 두려웠던 소녀는 이제 새로운 인생에 첫발을 내딛는다. 협회의 일원이 되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평생 자신만을 믿어 줄 동기가 생긴다는 사실이다. 궁금증을 늘 애매하게 흘려버리는 주피터지만 모리건은 그를 믿고 담대하게 나아가기로 결심한다.

모리건은 갑자기 치솟는 허기를 느꼈다.
협회에 들어가고 싶었다. 형제자매를 갖고 싶었다.
지금까지 바랐던 다른 무엇보다 간절하게 원했다.
“어떻게 하면 합격할 수 있어요?” -p.184

18세 때 캐릭터를 구상하고 22살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한 30대 초반의 젊은 작가의 상상력은 이미 출발부터 나를 설레게 만들었다. 물론 스토리는 큰 틀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모리건은 평가전을 극적으로 통과할 것이고 당당히 자신만의 위치에 서서 보이지 않는 악의 세력과 싸우며 자신을 지켜내고 많은 이들을 지켜가며 사랑받는 인물로 성장할 것이다. 하지만 숨은 미스터리는 더 탄탄하고 흥미진진하게 독자를 환상의 세계로 이끌 것이다.

메리 포핀스의 우산과 해리 포터의 마법학교,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속 고양이와 피터팬의 네버랜드가 떠오르는 제목처럼 완전히 새로운 창작물은 더 이상 존재하기 어렵다. 그렇듯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세계에 적응하는 동안 네버무어의 세계에 안착하게 될 것이다.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악의 존재에 대한 공포와 모리건과 주피터를 둘러싼 다양한 캐릭터들의 활약, 그리고 이야기를 끌고 가는 유머와 유대감 등 이제 그 시작을 알린 새로운 시리즈가 해리 포터에 이어 그 탄생에 빛을 발하길 바란다.

반가운 건 네버무어 시리즈는 책과 멀어지고 있는 큰놈의 엉덩이를 의자에 붙여놓았다. 판타지 팬인 엄마 덕에 해리 포터와 반지의 제왕 등을 함께 보면서 재미를 느꼈었나 보다. 네버무어 시리즈가 다시 책과 친해질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