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자본론 - 얼마를 벌어야 행복해질까
다치바나 아키라 지음, 박재현 옮김 / 시목(始木)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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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우리는 얼마를 벌어야 행복감을 느끼게 될까. 이 질문에 대해 정확한 기준점을 제시할 수 있는 이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대부분은 많이 벌면 좋은 거 아닌가 하는 대답을 내놓을는지도 모르겠다. 나조차도 더 많이 벌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일하고 있으니 말이다.

돈은 자본주의 국가에서 강력한 파워와 파괴력을 지닌다. 당연히 돈이 없으면 기본적인 일상을 보장받을 수 없다. 그러므로 안정적인 삶을 위해서는 경제공부가 수반되어야 한다. 돈이면 다 된다는 생각은 위험하지만 돈에 노예가 되는 삶은 피해야 하지 않을까.

얼마 전 남편은 경제관념이 둔한 내게 독서도 좋지만 현실감각을 익힐 수 있는 책도 좀 읽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주로 문학책을 읽다 보니 현실감각이 둔해지는 거 같다는 말로 한방 먹인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난 또 한 권의 경제 서적을 펼쳐들었다. 최근 일본의 경제 서적이 한국에서 제법 출간되고 있는데 이 책의 저자도 일본인이다. 일본의 경제사정은 우리보다 십 년 정도 앞서 있고 그들의 경험과 노하우 등은 충분히 벤치마킹하기 좋기에 저자의 논리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저자는 먼저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생각은 접고 시작한다. 다시 말하자면 돈은 행복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그 기반 위에 자아실현이나 유대감 등의 심리적 만족감이 충족된다는 논리이다. 단순한 논리 같지만 그러한 사실을 깊게 생각해 본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또한 지금 어느 위치에 있는지,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정도의 차이도 분명 있을 것이다. 나도 일의 지속 가능성과 노후를 위한 생각이 주가 되다 보니 모든 내용이 공감되는 건 아니었다. 다만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무엇인지를 들여다보며 좀 더 객관적인 경제관념을 잡아보고자 했다.

삼포세대를 넘어 N포세대라는 용어만 보아도 젊은 층이 삶을 대하는 태도는 부정적이다. 나조차도 가끔 일에 치일 때면 나의 삶 자체가 빚진 인생 같을 때가 있다. 자본도 없고 인맥도 없고 능력조차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미래가 암울한 건 당연하겠다. 그러나 노력조차 하지 않고 삶을 내버릴 수는 없지 않겠는가. 행복의 본질을 파악하여 좀 더 현실적인 삶의 토대를 구축하려 노력하는 것, 그것을 분석해 보아야 한다.

 

 

 

 

저자는 행복을 위해서는 세 가지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금융자산, 인적자본, 사회자본이라는 기틀 위에 자유, 자아실현, 공동체가 수반된다고 보았다. 어느 정도의 금융자산은 돈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나의 인적자본이 잘 발현된다면 그에 따른 자아실현의 기쁨도 만끽할 수 있다. 더불어 적절한 유대관계는 삶의 만족도를 높여준다. 행복의 무슨 공식과도 같은 느낌이지만 세 가지 인프라 중 어느 하나가 부족하거나 과할 경우 어떤 유형의 삶에 가까운지 진단한 점은 조금 흥미로웠다. 역시 현실 충실형이나 솔로 충실형을 지나 가난 만족형이나 빈곤형을 보니 우울감이 밀려온다.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삶이 마냥 이상향으로 느껴지지만 나는 지금 어떤 유형에 가까운지 고심해 보았다.

 

 

물론 저자가 논하고 있는 말들이 모두 옳다고는 할 수 없다. 반박의 여지도 분명 있지만 평균적 관점에서 본다면 수긍할만하다. 돈의 액수와 행복감에 한계선을 둔 점이나 돈은 특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분쟁을 야기한다는 점, 그리고 지나친 관료주의가 기업을 망친다는 말 등은 충분히 수긍할만하다. 자본이 없다면 능력 발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사실은 당연하지만 저자는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 어떻게 하면 절망적인 미래를 피할 수 있을지 팁을 전하고 있다.

이 책에서도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에 관해 짧게 언급하고 있어 유심히 보게 되었다. 이전에 보았던 책에서도 서양인보다 짧은 유전자를 지닌 동양인은 개인주의가 강한 서양인보다 공동체 생활에 더 유리한 반면 스트레스나 우울감을 느끼는 경우가 더 많다는 내용이었는데 저자는 한가지 사실을 덧붙여 놓았다. 동양인은 유전자가 짧아 모든 반응에 민감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적합한 환경을 찾아가는 능력이 더 우수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낙천적인 삶을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새로웠다. 아무리 방법론을 제시하더라고 긍정적 기운을 배제하고는 행복을 논할 순 없겠다.

자칫 행복의 가치를 돈과 연관 짓는 일이 속물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마냥 철학적 개념으로 포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노 머니, 노 프리덤(No Money, No Freedom)은 왜 이리 와닿는지~^^
아무튼 우리는 돈과 인생의 적절한 타협점을 잘 찾아야 하고 최적의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행복감을 충족시켜야 한다. 이 책이 당장 행복에 대한 해답을 주는 것은 아니겠지만 저자가 말하는 세 가지 자본운용을 내 삶에 어떻게 응용해야 할는지 고심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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