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의 진실 - EBS 다큐프라임_교육대기획
EBS 다큐프라임 「대학 입시의 진실」 제작팀 지음 / 다산에듀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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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구실을 하기 위해 대학을 가야 한다는 한국의 현실, 이 얼마나 참담한 이야기인가.
여전히 대학문을 향해 십 대 시절을 고스란히 책상에 묶여있는 아이들의 삶은 언제쯤 해방기를 맞이하게 될까.

난 수능세대다. 학창시절 밤하늘을 보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목에서 했던 결심하나가 있었다.
내 아이만은 절대 획일화된 교육시장에 끼워 넣지 말아야겠다고.

그렇게 이십 년이란 시간이 훌쩍 흐르는 동안 무관심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학부모가 되었다. 가끔은 조용조용 사교육을 시키는 엄마들의 이야기나 특정 지역의 지나친 교육열에 대해 들은 바가 있긴 하지만 학생부 종합 전형에 관한 것들은 관심 밖이었다. 간혹 중학교 엄마들이 아이들의 스펙 쌓기에 관해 불만을 토로하는 정도는 들은 적이 있었다. 엄마들이 시간을 내어 봉사시간을 잡아주거나 각종 대회 일정을 체크하는 걸 보면서 대체 엄마의 손이 어느 선까지 미쳐야 하는 건지 되물었던 적이 있었다.

학생부 종합 전형의 시작은 좋았다. 지나치게 획일화된 입시교육에 적잖은 긍정적 효과를 기대했지만 역시나 욕심이 과한 이들은 넘쳐나기 마련이다.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교육도 있는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교육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바뀌든 간에 지 사교육은 끊이지 않을 것이고 부와 권력이 있는 집단들의 교육의 질이나 기회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학생들의 개성을 반영하는 학생부가 학생을 망쳐가고 있다. 선진국에서 바라본 한국의 학생부는 지나치다는 의견이 과반수다. 시스템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임엔 틀림없다.

전체적으로 교사들이 작성하거나 대학 입학 담당자들이 읽기에 양이 너무 많다.라고 지적했다.
프랑스에는 이런 수상내역을 쓰는 란이 일절 없다는 것이었다. -p.122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은 이미 작년에 TV에서 방영이 되었던 내용들이다. 학생부 종합 전형의 이점을 악용한 사례와 공평하고 공정하지 못한 채 점점 변질되고 있는 현재의 교육 시스템을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제보와 조사를 통한 팩트라는 사실이 더 믿기지 않았다. 돼지엄마, 몬스터 엄마라는 용어도 처음 접하였지만 학교와 선생들이 혼연 일체가 되어 선택받은 아이들의 학생부를 조작한다. 학생이 어떻게 하면 스펙이 서른 장까지 나올 수 있는지 신기하다. 만능 천재인가? 그렇게 누군가는 편법으로 올라서고 누구는 미끄러진다. 시작도 못 해본 게임인데 벌써 져 있다. 듣기만 해도 억울한데 이런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아이들에게 미래가 어찌 희망적이겠는가.

또한 부모의 손에 그렇게 만들어진 아이들이 어떻게 삶이 즐거울 것이며 능동적인 인간으로 성장하겠는가.
부모와 아이들은 더 이상 행복할 시간이 없다. 떠밀고 밀려가고 그러다 결국은 시간이 지나 부모가 떠밀린다.

세계에서 제일 공부를 많이 하지만 행복지수는 최하인 나라. 왜 여전히 이 꼬리표를 떼어내지 못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대한민국의 지나친 경쟁구도와 지나치게 부에 편중된 사고방식이 가지고 온 문제라고만 치부하기에는 개개인의 의식전환이 더 필요할 것 같다. 물론 돼지엄마와 그들을 따르는 새끼 돼지들의 의식이 변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기는 하다.

결국 학생부의 문제를 인식하였으니 선진국을 벤치마킹해서라도 수정 보완이 필요하다. 또한 자발적이고 긍정적인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교실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독서가 학생부 스펙용으로 이루어져서야 되겠는가? 얼마나 읽고 어떤 책을 읽었는 지로 어떻게 한 사람의 인성을 판단한단 말인가. 자발적 봉사가 아닌 학생부의 장수를 늘리기 위한 봉사가 올바른 인성을 길러줄 수 없음은 당연한 결과이다. 내 아이만 잘 되고 또 나만 잘 되면 된다는 사고는 협업이 요하는 교육의 장에서는 버려야 할 사고방식이다.

"문학부가 아닌 이상 일본 대학 입시 전형에서는 학생이 읽은 책에 대해서 묻는 일은 거의 없다"라고 덧붙였다.
일본에서는 무슨 책을 읽었는지 묻고 기록하는 것을 굉장히 경계하는 편이라고 했다. -p.124

내가 손놓고 있는 엄마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 아이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그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한다.
얇은 귀 팔랑이며 생각 없이 쫓아다닐 것이 아니라 내 아이에게 공평하고 균등한 기회를 줄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주기 위한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겠다
아이들이 막연한 입시로 우왕좌왕하며 십 대를 보내게 할 것이 아니라 진정 본인이 원하는 길목 앞에서 방향을 찾게 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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