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붙이는 시간 - 엄지와 검지로 즐기는 감성 스티커 아트북
동글동글 연이 지음 / 다산라이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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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아이들 책 중 테푸 할아버지라는 그림 동화책이 떠올랐다. 학교 앞 문방구 할아버지는 테이프 하나로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준다. 그런 친절을 받은 아이들이 또 할아버지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이야기로 테이프 하나로 세대 간의 공감과 따스함을 진하게 느낀 책이었다. 이 책도 마음을 붙이는 시간이라는 제목이 참 마음에 들었다. 시적이고 마법 같은 느낌이랄까.

요즘은 쉴 새 없이 다채로운 힐링 북들이 쏟아져 나온다. 각종 실용서들에 소장 욕구도 분출한다. 물론 비슷한 유형들이 많지만 볼 때마다 새롭고 아기자기한 그림과 디자인은 까다로운 독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킨다. 색칠하고 그림을 그리고 틀린 그림이나 숨은 그림을 찾으며 삶의 균열을 메워가며 일상을 위로한다.

모든 책들이 장단점이 있지만 단연 스티커북의 장점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린아이들의 첫 놀이 북으로 인기가 많은 것도 단순 욕구를 해결하는데 이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스티커북을 넘기다 예전에 큰아이도 스티커북에 집착하던 기억이 떠올라 웃음이 났다.

굳이 디자인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고 잘하고 못하고의 차이점도 별로 없기에 부담이 없다. 그냥 내가 표현하고픈 대로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라 맘껏 붙여보면 된다.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끼면서 말이다. 내 마음을 붙인다는 자세 하나면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

지난주 캠핑을 떠나면서 짐가방에 넣어 갔다. 그날 숲속에서 아이들과 신나게 붙여보았다. 중간중간 서로 붙이겠다고 징징대기도 했지만 한 페이지씩 함께 붙여보며 시간을 채우고 추억을 쌓았다. 

 

 

 

 

사계절은 다양함을 선물한다. 그래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주는 감성테마는 선택의 폭을 넓힌다. 또한 그림은 심플하고 아기자기하다. 일단 좌측 편의 짧은 글이나 문장을 읽으면서 서로 맘에 드는 부분을 찾아 붙이면 된다.
붙이는 것조차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면 뒤 페이지에 예시가 있어서 참고해도 좋다. 어른들은 FM대로인 반면 아이들은 역시 자유롭게 붙이는 걸 더 좋아한다.

봄에서 상큼하고 예쁜 마음을 담아보고 여름은 더위를 맘껏 표현해보고 가을은 심쿵하고 차분하게 그리고 겨울은 숨어있던 상상력이 더 살아나는 기분이다. 스티커를 붙이고 그림을 그려도 좋다. 오로지 내 마음을 실어 내면 된다. 그렇게 신나게 몇 장을 넘기는 동안 웃음이 떠나지 않기도 했다.

퇴근 후 잠시 휴대폰을 내려놓고 그날의 스트레스나 다친 기분을 낙서를 하듯 흘려보냈다. 확실히 빽빽이 색을 채워야 하는 작업보다는 훨씬 가볍다. 그래서 팍팍한 일상을 씻어내는 나만의 힐링 북이 될 것 같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든 붙일 수 있으니 당분간은 가방 속에 넣어 댕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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