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과 기독교 신앙 스펙트럼 : 과학과 신앙 2
한국교회탐구센터 지음 / IVP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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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이라니, 아직 '개나 고양이도 천국 가는지?', '배추나 시금치에게 구원은 무엇일지?' 질문도 못 던지는 한국에서 '외계인'까지 걱정해줘야 하는 시절이 온건가? 복음주의 신앙이란 옛날 가르침에 충실히 따르는 것이고 그 밖에는 관심을 꺼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이런 책의 등장은 황당하고 당혹스런 일이다. 그러나, 신학 혹은 신앙은 한 개인의 내면을 어루만지는 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여러 질문들 앞에 내 신앙은 무엇을 어떻게 답할 수 있는지 궁리해보는 책임까지 포함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 책은 재미있는  과학칼럼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 관장 인터뷰, 외계생명체에 대한 이원석, 우종학, 테드 피터스의 글, 과학과 신앙 관련 북리뷰 등을 150쪽 정도의 분량에 알차게 몰아넣은 무크지 형태로 나온다.) 이 시리즈의 첫 책은 <뇌과학과 기독교 신앙>이었다. 신학이란 늘 논의의 결론과 정답을 내어놓는 일이 아니라 질문을 잘 던지는 것에서 시작되며, 모든 질문에 우리가 다 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란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중요한 깨우침이다. 이제 한국 개신교는 과학과 신앙의 문제를 회피하거나 우회할 수 없다. 늘 그러하듯,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쪽이 낫다. 즐겁게 일독을 권한다, '외계인'이라니, 그래도 '외계인'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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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과 분별
R. W. L. 모벌리 지음, 박규태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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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과 묵시- 포로기 이후 묵시 사상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
스티븐 L. 쿡 지음, 이윤경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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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예언서 어떻게 읽을 것인가 1- 호세아, 요엘, 아모스, 오바댜
김근주 지음 / 성서유니온선교회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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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적 상상력
월터 부르그만, 김기철 / 복있는사람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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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에 대하여 - 용서의 가능성과 불가능성
강남순 지음 / 동녘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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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용서'란 주제를 다루는 '기독교 서적'의 범주로 묶기는 곤란할 수 있다. 자크 데리다를 비롯한 여러 철학자들의 사상을 참조하고 대조하며 진행되는 논의가 주조를 이루고 있고, 전반적으로 설교적이기보다는 설명적이기에 '용서와 종교'에 한 장을 할애하고 있지만 경건서적 읽듯 대하기는 낯설 것이다. 허나 나는 늘 '기독인문학(Christian Humanities)'이란 범주가 좀더 활성화 되어서 이제는 속이 빈 공허한 개념어로 전락한 기독교 신앙의 주요한 언어들을 현대적 질문과 대질시켜가며 규명해주기를 기대해왔다. 이 책은 그런 작업을 성실히 수행하는 한국 신학자의 저술이란 점에서 반갑다. 대답보다는 질문이 좀더 풍성하게 파생될 수 있는 텍스트이므로 개인으로 읽는 것도 좋겠지만 그룹으로 읽고 토론하며 그간 모호했던 '용서'의 안팎을 가다듬어 본다면 더 좋을 것이다. <밀양> 같은 영화 보고 질문이 많았던 성도들이라면 한발 더 들어가볼 수 있을 것이고, 목회자와 신학자, 신학생들은 이제 자신들이 다루어야 할 질문의 양과 질을 따져볼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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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틴 루터 한 인간의 운명
뤼시앵 페브르 지음, 김중현 옮김 / 이른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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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종교개혁500주년이니 여기저기서 루터 관련 기획서들이 나올 것은 예상했다. 그런데, 낯선 출판사가 기이한 기획을 선보였다. 20세기 초반 역사학연구에 지각변동을 초래한 '아날 학파'의 대표학자인 뤼시앵 페브르가 루터 인생에서 1517-1525년까지만을 집중적으로 다룬 책을 내어놓았다. 저자는 '전기도 평전도 아니다. 단순하지만 비극적이었던 한 운명곡선을 보여주는 것. 그 곡선이 지나가는 아주 중요한 몇몇 지점을 정확히 찾아내 짚어보는 것'이라고 이 책의 관심사를 요약했다. 이런 포부에 걸맞게 그는 기존의 평가나 특정한 신학 프레임에 얽매이지 않고 모순과 역설로 가득한 루터의 입체적 면모를 가감없이 잘 드러내주고 있다. 아마 올 한해 우리는 루터에 대한 찬양과 기림을 수도 없이 들을 것이며, 이를 위해 생략되고 간과된 진실의 파편들을 불편하게 마주할 것이다. 페브르의 책은 아마도 영웅도 아니고 파탄자도 아닌 한 역사적 인물의 복원과 재구성에 심혈을 기울임으로써, 오늘을 살아가는 수 많은 이들의 삶에 던지는 메시지가 만만치 않게 강렬할 것이다. 이른비 출판사는 제임스 레스터 지음, 서미석 옮김, <루터의 밧모섬: 바르트부르크 성에서 보낸 침묵과 격동의 1년> (이른비, 2016)도 낸 바 있다. 그 유명한 보름스 회의 이후 루터가 납치되어서 독일어 성경을 번역한 1년간을 조명한 책이다. 이 출판사가 루터를 파고드는 방식은 매우 독특하다. 그것이 매우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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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욥 - 욥기 산책
김기석 지음 / 꽃자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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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인근의 청파동에 있는 교회에서 20년째 목회를 하고 있는 김기석 목사는 이미 영성가, 설교가, 작가로 주목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존재다. 이 책은 총 23강과 6편의 설교문을 담고 있는데, 욥기 본문을 풀어내는 간결담백한 문장 사이로 90여명에 이르는 동서고금의 문학가, 철학자, 신학자들을 적확한 인용으로 불러내어서 우리 시대의 문제의식을 조명하게 한다. 그는 욥기를 읽을 때 염두에 두어야 할 주의사항으로 첫째는 하나님 편에 서서 사태를 바라보며 함부로 말하지 말 것, 둘째는 욥보다 친구들의 말이 더 은혜롭고 논리정연함에 당혹감을 느끼는 이유를 주목할 것, 셋째로 욥기의 주제를 무고한 자의 고난과 하나님의 정의라고 못박아서 텍스트의 다의성에 굴레를 씌우지 말 것, 넷째로 욥을 과거의 인물로 규정하고 오늘 우리와 상관없는 존재로 여기지 말 것을 주문한다. 그는 욥기를 설교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을 응시했고, 세월호 참사를 견뎌왔다. '욥기는 우리에게 "정답 없는 삶을 살아갈 용기가 있는가" 묻고 있지 않느냐'는 저자의 질문은 그래서 위로가 된다.      


욥기를 난해한 성서학 이론의 바다에 빠뜨리지 않고, 혹은 손쉬운 세간의 단순논리로 환원처리하지 않고 그 '결'과 '호흡'을 헤아려 써내려간 드문 책이다. 한 장씩 소리내어 읽으면 그대로 설교가 되고, 성경본문을 겹쳐놓고 씨름하면 그대로 묵상이 되고, 인용한 이들을 곱씹다 보면 '인간의 무늬(人文)' 그 자체를 발견하게 하는 문장을 이렇게 숨 가쁘지 않게 읽은 기억이 언제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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