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에 대하여 - 용서의 가능성과 불가능성
강남순 지음 / 동녘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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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용서'란 주제를 다루는 '기독교 서적'의 범주로 묶기는 곤란할 수 있다. 자크 데리다를 비롯한 여러 철학자들의 사상을 참조하고 대조하며 진행되는 논의가 주조를 이루고 있고, 전반적으로 설교적이기보다는 설명적이기에 '용서와 종교'에 한 장을 할애하고 있지만 경건서적 읽듯 대하기는 낯설 것이다. 허나 나는 늘 '기독인문학(Christian Humanities)'이란 범주가 좀더 활성화 되어서 이제는 속이 빈 공허한 개념어로 전락한 기독교 신앙의 주요한 언어들을 현대적 질문과 대질시켜가며 규명해주기를 기대해왔다. 이 책은 그런 작업을 성실히 수행하는 한국 신학자의 저술이란 점에서 반갑다. 대답보다는 질문이 좀더 풍성하게 파생될 수 있는 텍스트이므로 개인으로 읽는 것도 좋겠지만 그룹으로 읽고 토론하며 그간 모호했던 '용서'의 안팎을 가다듬어 본다면 더 좋을 것이다. <밀양> 같은 영화 보고 질문이 많았던 성도들이라면 한발 더 들어가볼 수 있을 것이고, 목회자와 신학자, 신학생들은 이제 자신들이 다루어야 할 질문의 양과 질을 따져볼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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