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국경을 넘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0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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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에서의 질투, 추위 속에서의 질투. 그러한 질투는 천 개의 가슴에 쌓인 원한을 빼 온 것이 분명해. - P406

사람이 어떻게 그런 일을 하겠어? 그러니 사소한 일을 연구하는 편이 훨씬 낫지. 그러다 보면 큰것도 깨닫게 되거든. 사람은 작은 것 속에서 발전하는거야. - P406

노력이 보상을 받지. 마음가짐이든 손의 움직임이든. 아리에로는 이 문제에서 구경꾼일 뿐이야. 가면을 쓴 자들에게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그는 모르지. 배우는 연기를 할 힘이 없어. 그저 세상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거지. 가면이 있든 없든 배우에게는 매한가지야. - P406

긴 여행은 종종 자기 자신을 잃게 만들지. - P407

알게 될 거야. 형제가 함께 그토록 긴 여행을 하기란 어려워. 길은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있지만, 두 여행자는 그 이유를 서로 다르게 이해하지. - P407

열심히 들으렴. 그럼 알게 될 거야. 너의 삶에서 무엇을대가로 치렀는지도. 많은 사람들은 자기 앞에 무엇이놓여 있는지를 보고 싶어 하지 않지. - P407

너는 보게 될 거야. 길의 모양은 길이야. 길은 다른 길과 같은 것이 아니라 그것만의 유일한 길이지. 길에서 시작된 모든 여행은 언젠가는 끝이 나. 말을 찾든 아니든. - P407

먼지에 불과하다고. 세상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매일새로 채워져야 한다고. 우리는 바라든 바라지 않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 P520

우리는 어둠속에서 애도하는 자라네. 우리 모두. 내 말 알겠나? 보이든,
보이지 않든 - P520

결국 모든 것은 먼지라는 거야. 우리가 만질 수 있는 모든 것. 우리가 볼 수 있는 모든 것. 이 속에서 우리는 정의나 자비보다더욱 심오한 증거를 보게 되지. 이 속에서 우리는 더없이 큰하느님의 축복을 보네. - P520

하지만 꿈속에서 보이드는 나직이 속삭였다. 부모님은 깨지 않을 거라고. - P525

말이 터벅터벅 나아갔다. 개는 바로 곁에서걸었다. 그들이 처한 모습 그대로였다. 낯선 땅에 추방당한 자. 집 없는 자, 쫓기는 자, 지친 자. - P525

절망이 반쯤 깃든 꿈에서 화들짝 깨어나 말을 살펴보니 말은 조용히 숨을 쉬며 누워 있었다. 그는 시간을가늠해 보려고 태양을 바라보았다. 꾸덕꾸덕 말라 가는 셔츠의 주머니를 열어 돈을 꺼내 활짝 펴 말렸다. - P708

그리고 보이드에게로 걸어갔다. 붉은 개미 행렬이 뼈에 자리잡고있었다. - P708

꿈이 미래를 말해 준다면 또한 미래를 가로막기도 한다. - P721

세계가 섭리에 따라 펼쳐지는데, 마술이나 꿈으로 그러한 세계 위에 드리운시커먼 베일을 꿰뚫어보고서 예언을 따른다면 하느님은 세계를 비틀어 전혀 다른 미래를 만드실 터이고, 그렇다면 마술사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 P721

빌리가 얼마를 내면 되느냐고 묻자 집시는 손사래를 치며 빚을 탕감해주었다. 파라 엘 카미노.(여비로 쓰게.) - P734

그러고는 모든 길 위에는 규칙이 있다고 말했다. 길 위에는 어떤 예외도 없다고. 그리고 집시는 몸을 돌려 다른 이들을 따라 성큼성큼 걸어갔다. - P734

자네는 이 세상에서 자네 몫의 고통을 이미 다 겪은사람처럼 말하는군. - P743

개는 다시 짖어 대다 비틀린 다리로 절뚝절뚝 달려가며 기괴한 머리를 목 위에서 대롱거렸다. 개는 달려가며 주둥이를 옆으로 쳐들어 다시 끔찍한 소리로짖어 댔다. - P751

개는 달려가며 주둥이를 옆으로 쳐들어 다시 끔찍한 소리로짖어 댔다. 이 땅의 생명체가 아닌 듯. 비탄으로 만들어진 끔찍한 합성물이 과거의 세계로부터 탈주해 나온듯. - P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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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2-12 15: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렇게 냥이님이 명문장들 발췌해서 이어서 읽어보니 그상황
긴박감이 마구 느껴집니다.
필력이 엄청나요
매카시 ^^

어쩌다냥장판 2022-12-12 21:45   좋아요 1 | URL
좋은 글들이 흘러넘쳐요 그냥 지나칠수 없는 내용들이 너무 많아서 다 읽고 다시한번 읽어보려구요
마주치는 많은 사람들과의 대화들에서 글들이 넘 주옥 같아요..
아 그런데 평원의 도시들은 또 느낌이 달라 새로운 작가의 책 같은 느낌이예요 국경을 넘어는 넘 긴박하고 휘몰아치는 느낌이 강한 뭔가 쎄다라는 느낌이 풍기는데 지금 읽는건. 또 그것보단 찬찬히 흘러요
아유 말씀해주신 바닷속 이야기가 어여 번역 되어 나오면 좋겠어요
 
[eBook] 국경을 넘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0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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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영화 더로드의 원작으로 알게되었고 이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핏빛 자오선을 읽었다.
그래서 고민없이 읽지 못했던 책이기에 또한 셰계문학전집이라니 내심 반가움에 좋아하는 작가기도 했기에
읽으면서 불안하긴 했다 작가의 스타일이 어떨지 알기에 덫에 걸린 늑대를 국경 넘어 온곳으로 쉽게 되돌려 보내지지 않을꺼라는걸
1부가 끝나고 역시나 인간들의 잔인성에
지금도 투견 훈련을 위해 한여름에 한반도에서 덥다면 덥다는 대구에서 지친개를 헐떡이는 개를 미친듯이 런닝머신을 뛰게하던 그 몰래 찍은 듯한 영상
먼 시간의 일도 아니다.
2022년 올 8월의 인스타에 올라온 고발영상이였으니..
그 영상과 오버랩되서 임신한 몸으로 싸우다 찢이겨진 암늑대가 너무 가슴아파 울었다

지금도 내려올수 없게 둘러쳐진 런닝머신위를 어둠석에서 뛰고있을 수많은 지칠데로 지친 생명들이 아프다. 그저 재미와 짜릿함을 돈을 추구하는 인간의 잔인성때문에 왜 그래야하는지도 모른체 학대받고 고통속에 죽는 생명들..

초입부가 끝났을뿐인데 분노를 끓게하는 매카시의 필력이란..
이 뒤는 또 얼만큼의 감정노동의 일들이 생길지
벌써 감정노동을 심하게 해 기운이 없지만
그렇다고 손을 내려놓을수도 없다는게 또 이 작가의 마력이려니 하며 읽을 수밖에..

부관은 창고 안으로 들어가 밧줄을 집어 들어 늑대를 문 쪽으로 끌어냈다. 군중이 다시 모여들었다. - P177

열려 있던 수레 뒤쪽으로 늑대가 기어나오고 부서진 판때기가 뒤를 잇자사람들이 혼비백산하여 달아났다. 노새가 비명을 지르며 옆으로 몸을 날리는 순간 수레 오른쪽 부분이 부서져 내렸고, 노새는 길바닥에 쓰러져 발길질을 해 댔다. - P178

노새는 봇줄에 묶인 채 미친 듯이 날뛰었다. 카레테로는 뒤로 넘어져 수레 앞판을 부여잡고 늑대 위로 뒹굴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늑대는밧줄에 묶인 채 돌진하며 미친 듯이 슬픈 비명을 내질렀다. - P179

소년은 늑대를 원한다고 말했다. 늑대를 팔 수는 없다고. 벌금이든 통행세든 허가비든 돈을 내야 한다면벌어서라도 내겠지만 늑대의 보호를 위탁받은 이상 늑대와 헤어질 수는 없다고 했다. - P195

소년이 들어선 마을은 지난 세기에 옛 모르몬교도들이 정착한 곳으로, 양철 지붕을 인 벽돌 건물들에 이어 가짜 나무 앞면을 댄 벽돌 가게가 보였다. - P185

금속 내음이 풍겼다. 늑대의 피가 시트와 바지를 뚫고소년의 허벅지까지 적셔 오는 게 느껴졌다. 다리에 손을 대어 피 맛을 본 소년은 자신의 피와 전혀 다르지않다고 생각했다. 불꽃놀이가 끝나 가고 있었다. - P220

모닥불의 열기에 모락모락 김을내뿜는 시트를 보고 있노라니, 마치 종교 의식에 참여한 신자들이 반대 종파에 의해 목숨을 잃거나 혹은 단순히 겁에 질려 어둠 속으로 달아나는 바람에 황야에홀로 남겨진 채 불타는 장막처럼 보였다. - P222

섬뜩한 늑대는 이미 산속을 달리고 있었으므로, 피와뼈로 만들어졌으나 전쟁의 그 어떤 상처에도 희생될수 없는 그 무엇. 비가 그러하고 바람이 그러하듯 시커먼 세계의 형태를 깎고 다듬고 파낼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 있다고 믿고 있으리라. - P224

쥘 수 없는 것은결코 쥘 수 없고, 삽시간에 지지 않는 꽃은 없으며, 여자 사냥꾼과 바람마저도 두려워하며, 세계는 이로부터벗어날 수 없다. - P224

은 그리 생각했지. 세계가 이야기라면 그 이야기에 생명을 주는 것은 목격자가 아니겠냐고? 목격자 없이 이야기가 어떻게 존재하겠느냐고?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지. - P271

나는 이것이고, 저것은 다른 것이라고, 저곳에는내가 없다고 말할 방법이 없어. 하느님은 세상 모든 것을 창조하셨으니 하느님이 안 계신 곳은 어디에도 없지. - P271

하느님을 목격한 이가 없으니 하느님은 스스로를 다른 존재와 경계 지을 수가 없어. 그 어떤 방법으로도 자신이 하느님임을 선포할 수없지. - P271

우리가 말하는 모든 단어는 공허야. 찬양 없이 들이쉬는 모든 숨은 모독이고, - P279

모든 것이 불명료하나 목적지만은 분명한 어둠 속으로그렇게 밤의 것들은 남김없이 사라졌다. - P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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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2-10 23: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매카시 필력 대단하죠.

정말 고통 속에 울부짖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생생 ㅠ.ㅠ

이번에 나온 신간 (아직 한국에서 출간 번역 되지 않은)The Passengers는 바닷속 이야기 인데 방대하면서 광활합니다 ㅎㅎㅎ

어쩌다냥장판 2022-12-11 00:46   좋아요 1 | URL
바닷곧이야기라니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얼른 번역되어 출간되길 기다려야겠어요..
너무 ㅜ 생생해서 감정소비가 부담스럽긴 해요 ㅜㅜ
 
[eBook] 올리버 트위스트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51
찰스 디킨스 지음, 이인규 옮김 / 민음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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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그러니까 아주 오래전 명랑소설로 나온 책으로 읽었던것 같다. 그때 어린 마음에도 자꾸만 힘들어지는 올리버가 가여워 읽으면서 속상해 했다가 권선징악을 제대로 보여주는 결말에 신나했더랬는데..
민음사 고전으로 다시 한번 읽고 싶어서 재독해봤다.
요즘은 집중하기 좋고 결말을 아니까 조마해하거나 걱정스레 읽어내려가지 않는 책을 찾게 된다.

현실에서도 아픈 냥이들로 하루하루가 조마해 잊기위해 집어든 책마져
걱정으로 맘 졸이며 읽고 샆지 않은 계절이라 그런가부다
춥고 시리니..

작가의 유머러스한 글에는 웃기도 하면서 읽기에 즐거움을 주는 책이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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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아버지와 자식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4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지음, 연진희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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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니힐리스트예요."
"뭐?" 니콜라이 페트로비치가 물었다. 파벨 페트로비치는 날 끄트머리에 버터 한 조각을 얹은 나이프를허공에 치켜든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건 무(無)라는 뜻의 라틴어 니힐에서 나온 말이구나.
내가 판단할 수 있는 한에서는 그렇다. 그러니까 그 말은 아무것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을 뜻하는 거냐?"

너희가 이 모든 걸 바꿔 놓았구나. 하느님께서너희에게 건강과 장군의 직위를 허락하시길

"모든 것에 비판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사람이죠."
아르카지가 지적했다.

"그러냐. 글쎄, 우리가 알 바 아니라는 것은 알겠구나. 구세대 인간인 우리는 말이다,

"그래. 예전에는 헤겔주의자들이 있었는데 지금은니힐리스트들이 있구나. 그래, 너희가 진공 속에서, 공기가 없는 공간 속에서 어떻게 존재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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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미루나무들로 둘러싸인 빈터의 샘 가에서 차가운 스테이크와 비스킷으로 점심을 떼우고는 도시락을 담아 온종이봉투로 배를 접어 샘물에 올려놓은 채 그곳을 떠났다. 종이배는 점점 까맣게 젖어들다 뒤집혀 아래로가라앉았다.

소년은 침대에 모자를 내려놓으려다 멈추었다. 별안간 노인의 아귀 힘이 강해지며 검은 눈이 단단해졌지만 더 이상 말은 하지 않았다.

샌더스 씨가, 어르신한테 특별한 냄새 미끼를 살 수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하시더군요. 꼭 가서 여쭤 보라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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