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죽은 혼 을유세계문학전집 37
니콜라이 고골 지음, 이경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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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정곡을 찌르면서 입으로 발음된 표현은 글로 쓴 것처럼 도끼로도 못 파낸다.
그리고 독일인도, 핀란드인도, 어떤 다른 종족도 없는 러시아 벽지에서 나온 표현은 모두 정곡을찌른다.
원래 타고난 재능인 살아 있고 민첩한 러시아의 지혜는 주머니 속을 뒤지듯 머뭇거리지도 않고,
병아리를 품은 암탉처럼 그 위에 오래 머물러 골똘히 생각하지도 않으며,
마치 평생 들고 다니는 신분증처럼 바로 몸에 들러붙는다.
그래서 그다음에는, 일단 코나 입술이 만들어지고 나면 아무것도 덧붙일 수 없듯이,
단 한 번의 획으로 머리에서 발까지다 그려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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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닛
매기 오패럴 지음, 홍한별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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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폭력이고, 죽음은 투쟁이다.
담쟁이가 벽에 매달리듯몸이 삶에 매달려 놓지 않으려고 끝까지 붙들고 싸운다.
수재나는 난롯가에서 경련을 일으키는 동생을, 아무 쓸모도없는 찜질약과 붕대를 들고 법석이는 엄마를 본다.
엄마 손에서그걸 빼앗아 벽에 던지고 싶다.
그만해, 내버려둬, 그냥 둬. 엄만이미 늦었다는 거 몰라?
수재나는 두 눈에 성난 주먹을 갖다댄다.
더이상 볼 수가 없다. 더이상 견딜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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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죽은 혼 을유세계문학전집 37
니콜라이 고골 지음, 이경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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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백만장자든 담배 가게 장수든,
물론 내심으로는첫 번째 사람 앞에서 더 알랑거리겠지만,
거의 똑같은 목소리와 똑같은 언어로 이야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전혀 다르다.
우리에겐 농노 2백명을 가진 지주를 대할 때 3백 명을 거느린 사람 대할 때와 전혀 다른 식으로 이야기하고,
3백 명을 가진 사람 대할 때는 5백 명을 거느린 사람 대할 때와다른 식으로 이야기하며,
5백 명이 있는 사람 대할때 8백 명 있는 사람 대할 때와 또 다른 식으로 이야기하는 현자들이 있으니,
한마디로 1백만 명까지 올라가도 저마다 다른 뉘앙스의 표현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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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야성의 부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
잭 런던 지음, 권택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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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캇님의 추천으로 읽게된 책
이제껏 동물이 나오는 책을 만족해본적 없었고
늘 그랬던것 처럼 상처만 받게되진 않을까 내심 걱정도 했었다.
호 근데 몰입도도 좋고 전개 스피드 역시 최고
지겨울 틈이 없았다는거..
안전하고 넉넉한 테두리안에서 야유롭게만 지내다 주인공 벅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유로
팔려 곤봉의 매질앞에 숙여야함을 배우고
살기위해 눈밭 속 구덩이를 파 자야함을 배우고
다른 동물에게 진다는건 죽는다는걸 배우는 벅
그렇게 썰매 개가 되어 그안에서 뭔가 자부심을 느끼며
마냥 달리고 싶어하는 그 내용에선 타타르인의 사막이 떠오르기도 했다.
타타르인의 사막에선 일어나지 않는 전쟁을 기다리며
반복되는 하루하루를 산속 깊은 성벽을 요새를 지키는 군인의 모습을 그린 내용인데

썰매 개들도 썰매를 끄는 그안에서 안정을 느끼며 죽을 고통속에서도
썰매를 끄는 자신의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모습에서
타타르인의 사막이 겹쳐보였다.

주인공 벅은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사람에게
사랑으로 대해준 사람에게
깊은 애정을 느끼며 그의 생명도 구해주지만
결국 애정하던 사람이 인디언들에게 죽임을 당하자 그제서야 야생의 부르는 소리로
그 옛날 조상들이 그랬던 것차럼 자연으로 돌아간다.

이내용도 내용이였지만
단편으로 적힌 내용이 너무 리얼해서 내손이 내 다리가 언다면
영하 50도의 온도에서 어떠할지 간접경험하는 듯한 느낌.
그리고 언 손으로 켜든 성냥불이 불 붙이기도 전에 눈속으로 떨어지는 순간에 덩달아 한숨도 새어나오고
동행하던 개를 죽여 그 뱃속에 손을 넣어 녹이고자 하는 내용에선 안되는데 하며 조마조마하며 읽게 되는 이 단편이 강하게 남는다.

이 작가의 다른책도 너무 궁금해질만큼 재미있게 읽었던 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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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9-05 2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가 잭 런던의 생생한 묘사가 활자로 쓰여졌는데도 불구하고 눈 앞에 생생하게 펼쳐지는 것 같죠!

하루 1000 단어를 썼고 글을 거의 수정하지 않았을 정도로 천재였다고 합니다 !

냥이님 서울도 비바람이 거세졌습니다
계신 곳 태풍 피해 없으시길 바래요 ^^

어쩌다냥장판 2022-09-06 09:05   좋아요 1 | URL
수정없이 썼다니 천재작가 맞네요
새벽에 길천사들 만난다고 바람비에 비를 쫄딱 맞았네요 그래도 대구는 별탈 없이 지나간거 같아요
스캇님 요맘때 감기도 많이 걸리니 건강은 항상 조심하셔요
좋은 책과 작가를 알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다른 책도 읽어보려구요 ^^
 
[eBook] 야성의 부름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
잭 런던 지음, 권택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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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한 걸음 나아가 그의 도덕성이 마모되고 붕괴되는 과정이기도 했다.
생존경쟁이라는 무자비한 투쟁에서 도덕성은 허영에불과하고 장애물에 지나지 않았다.
개인의 감정과 재산을 존중하는 것은 사랑과 동포애의 법이발휘되는 남부에서나 가능했다.
그러나 곤봉과송곳니가 지배하는 북극에서 그런 것을 지키는놈은 바보였고 그러다가는 살아남지 못했다.
벅이 그것을 추론해서 알아낸 건 아니었다.
그는 적응했고 그게 전부였다.
무의식적으로 그는 새로운 삶의 방식에 자신을 맞췄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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