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읽은 책 중에 가장 도전받은 책인듯하다. 내용도 그렇지만 책 크기와 분량(p.453)이 너무나 위압적이어서 들고 다니며 읽거나 누워서 읽기도 힘들었다. 그럼에도, 책을 향한 인내는 잊지않고 항상 귀한 보석을 선물한다. 새로운 정보, 수려하고 보석같은 영어 문장, 생각에 생각을 하게 하는 내용들은 기다려 받은 열매였다. 오히려 양이 너무 많아 책에 독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책 3권으로 나왔을 엄청난 내용인데 쉽게 쓰여지지 않아 귀한 내용이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을 것이 아쉽다.
이 책은 Factfulness와 맥락이 같고 책 속에서도 2번 정도 책 내용과 Hans Rosling이 한 말을 인용하고 있다. 즉 낙관적인 이야기인데 그는 맹목적인 낙관주의가 아니라 조건적 낙관주의(conditional optimism)라고 한다. 진보(progress)에 대해 낙관적이라는 것이다. 열역학 제2의 법칙이 심리학의 제1법칙이고, 엔트로피와 진화에 의해 지배받는 세상에서 무질서에 질서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이 진보(progress)이고 이를 가능하게 했고, 앞으로도 가능하게 할 것은 이성(reason), 과학(science), 인본주의(humanism)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언론과 SNS에서는 문화적 염세주의가 대세인데, 진보, 발전되었다니? 그래서 그는 수많은 데이타와 그래프를 제시한다. 숫자와 양적인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책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bias(편향)이다. cognitive bias, availability bias, confirmation bias, intellectual and emotional bias등등
심지어 bias bias도 있다(본인이 틀리게 알고 있으며 남보고 틀리다고 하는 편향. 미국의 자유당이 틀리면서 공화당 보고 틀리다고 하는 경우) polization도 엄청 많이 사용된다.
우리는 얼마나 많이 틀리게 알고 있는 것인가? 내가 너무나 관심이 높은 환경(Chapter 10. The Environment)에 관한 접근도 매우 신선했다. 현재 환경 문제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이성과 과학의 힘으로 발전될 수 있을 것이라 말하고 있다. 문제는 불가피하고 완벽하게 해결된다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better) 방향으로 해결 될 것이라 하고 있다. (Problems are solvable)
Hans Rosling이 한 말, “I’m a very serious possibilist”.을 지지하고 있다.
사실, 개인의 인지적 편향도 무섭다. 그러나 더 무서운 것은 한 나라의 지도자의 편향과 극단주의를 넘어 독재적 populism이다. 18세기를 이끌었던 계몽주의가 가져온 풍요한 번영으로 자유민주주의의 장점을 온 국민이 누려야 할 시기에 퇴행적 사고로 인기에 영합하며 이성과 과학을 무시하는 지도자라니... 저자는 Trump대통령과 그를 지지하는 공화당과 국민들에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차없이 휘두른다. 다른 모든걸 떠나 국제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에, 파리기후협약(Paris Climate Accord, 2017)탈퇴는 너무 심하지 않은가? 지구온난화도 거짓이고 사기라며 이를 정치에 이용하는 것도 세계화 시대에 옳바른 자세일까?
인지적 편향을 벗기 위해서는 쏟아지는 수 많은 정보에 대해fact-checking도 필요하고, 역사, 철학, 심리학을 잘 이용할 것을 당부한다. 즉 이성과 과학, 인간을 이롭고 풍요롭게 하는 인본주의를 잘 살려, 편향, 허구, 망상, 이기심에 취약해지지 않도록!!
많은 부분에서 심취하고 공감하며 읽었는데, 나 스스로 무서워지기도 한다. 저자는 여전히 높은 지지율로 퇴임한 오바마를 극찬하지만, 트럼프에 대해서는 매우 매우 신랄하다. 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는 모토로 미국을 퇴행하는 수치스러운 나라로 만들었달까?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남북정상회담 시기에 트럼프의 역할에 대해 두 대통령을 놓고 쓴 인터넷 신문 리플을 읽은 기억이 있다. 오바마는 자국에서는 훌륭할지 모르나 우리나라로서는 전혀 득이 되지 않았고, 트럼프에 대한 평가가 우호적이었다. 우린 남북통일되고 트럼프에게 노벨평화상 주자는 등등... 나도 그 당시 상서로운 기운에 휩쓸려, 트럼프가 당선되었을 때 너무 놀랐던 기억과 난민에 대한 그의 조치를 잊고 새로운 시선으로 그를 보기도 했었다.
또한, 내가 그간 너무 좋아했던 니체의 사상이 나찌즘과 파시즘의 모태가 되었다는 것도 너무 놀라웠다. 결국 니체사상도 버려야 한다고( drop the Nietzsche).....
역시나, 어느 책에서 ‘낮에는 증명을 하고, 밤에는 검증을 한다’는 어느 수학자의 표현처럼, 인지적 편향을 깨기위해 늘 깨어서 열린 사고로 노력을 해야할 듯하다 ㅜ
틀린 것, 고여있는 사고, 나를 노예로 만드는 수 많은 집착과 편향 등을 많이 많이 버려서, 새 것으로 채우기 위한 노력이 계속 되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