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노트>    무조건 좋게 결정지어서 맡겨놓기


날짜:202518

오늘의정진 放四大莫把捉  (방사대막파착) 사대에 놓아 붙잡으려 하지 말고


- 100일 정진, 14일차


어제 증도가(證道歌) 열세 번째 구절은

<喚取機關木人問 (환취기관목인문) / 기관목인을 불러서 물어 보아라

求佛施功早晩成 (구불시공조만성) / 부처를 구하고 공덕 베푸는 일을 조만간 이루리다>  였다

생명이 없는 기관목인을 불러서 물어 보아라는 선문답(禪問答)이었다.

그대는 기관목인이 답하는 무정설법(無情說法)을 들을 수 있는가?

군불청(君不聽)? 그대 들리지 않는가? 기관목인이 답하는 것을...


오늘은 열네 번째 구절

放四大莫把捉  (놓을 방, 넉 사, 큰 대, 없을 막, 잡을 파, 잡을 착 )

방사대막파착

사대에 놓아 붙잡으려 하지 말고

寂滅性中隨飮啄 (고요할 적, 멸할 멸, 성품 성, 가운데 중, 따를 수, 마실 음, 쪼을 탁)

적멸성중수음탁

적멸한 성품중에 먹고 마실 뿐이다.


어제에 이어 오늘의 구절은 도()의 작용을 말한다.

현대 물리학에서는 물질을 이루는 기본 단위가 원자(原子)라고 한다.

하지만 불교에서는  물질계를 이루는 기본 단위를 사대(四大)라고 보았다.

사대는 지수화풍(地水火風)을 뜻한다.  

즉 땅, , , 바람의 4가지가 우리의 물질계를 이룬다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색깔은 삼원색(빨강, 파랑, 노랑)으로 다채롭게 나타낼 수 있듯이 우주 만물도 4가지 요소, 즉 사대로 형성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무상계(常戒)>  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사대로 각각 흩어진다고 했다.

살과 뼈같은 육신은 땅으로, 피나 고름같은 것은 물로, 몸의 더운 기운은 불로, 활동하는 기운은 바람으로 각각 흩어진다는 것이다.


사대는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일 뿐만 아니라 물질의 성질(性質) 이기도 하다.

이처럼 사대는 우리의 몸 뿐만 아니라 이합집산(離合集散) 에 따라 물질계의 모든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생명이 있는 것, 없는 것 구분 할 것 없이 아주 작은 물질 단위에서 부터 광활한 우주의 별들 까지도 말이다.

따라서 사대의 조화에 따라 물질계 즉 유위법(有爲法)의 세계가 돌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물질이 아니다.  사대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눈으로 볼 수 있고, 손으로 만질 수 있고, 귀로 들을 수 있는가?

그래서 마음은 유위법에서는 붙잡을 수 없다.

잡을래야 잡을 수 없는 마음, 그 마음을 그저 사대에 방하착(放下着), 내려 놓을 뿐이다.


우리는 마음이 분명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분명히 있지만 실체가 없다.

실체가 없는 세계을 두고 우리는 무위법(無爲法)의 세계라고 한다.

우리의 본성인 적멸한 성품(寂滅性品)은 무위법(無爲法)에서 작용한다.

좀 전에도 언급 했듯이 무위의 세계는 물질적인 실체(實體) 있어 보고 듣고 만지질 수 있는 세계가 아니다.

그런데 적멸한 성품 가운데 먹고 마실 뿐이란다. 

아니, 먹고 마시는 것은 유위의 세계에서 작용인데 어찌 무위의 세계에서 가능 할까?

사대와 적멸한 성품, 놓는 것과 먹고 마시는 것의 대비.

유위법은 사대와 먹고 마시는 것, 무위법은 적멸한 성품과 놓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즉 서로 대칭이 되게 표현했다.

<사대에 놓아 잡지 말고, 적멸한 성품 가운데서 먹고 마실 뿐>


먹고 마시며 사는 것은 우리가 사는 물질 세계를 사는데 가장 필수적인 행() 이다.

놓는 것(), 즉 방하착(放下着)은 무위 세계를 공부하는데 가장 필수적인 행이다.

먹고 마시는 유위법과 놓아야 하는 무위법이 둘 아니게 함께 돌아간다.


<일일 소견>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자들이여 ,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다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러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마태복음 중에서

무거운 짐을 놓고 쉬듯이, 내 근본 마음에 놓고 쉼을 얻는다. 방하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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