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옳다는 착각 - 내 편 편향이 초래하는 파국의 심리학
크리스토퍼 J. 퍼거슨 지음, 김희봉 옮김 / 선순환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제목: 나만 옳다는 착각

지은이: 크리스토퍼 J. 퍼거슨 / 김희봉 옮김

   :  파국(破局), 막으려면

 

 

 

'헤드라이트 앞의 사슴' 이란  용어가 있다.

한밤중에  도로 가운데에서  차의  헤드라이트를   보고  순간  얼어버린 사슴을  일컫는다.

이처럼  사람들이 판단 불능의  공황 상태에  빠졌을  경우에 '헤드라이트 앞의 사슴'이란   비유를 쓴다.

사슴 입장에서는  자동차  헤드라이트의  눈부신 빛  때문에 달려오는  차를  순간적으로  피할 생각조차  못하게 된다.

운전자 입장에서도  눈 앞에 나타나  서있는  사슴을 보고  역시 똑같이  사고가 정지 될 것이다.

양쪽  다  순식간에  당황을 해서  피하지도   못하고  끔찍한  위기를  맞게 된다.

'헤드라이트  앞의 사슴' 처럼  우리는  때때로 삶에서  판단 불능이나 공황으로  인해 위기의 순간을 빠져 나오지 못할 때가 있다.

 

 

 

이와는  반대로 위기의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재빨리 판단을 내리긴 하는데  오히려  비정상적이고  비효율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마음만 급해지고  정신적인  압박감으로 인한 패닉 상태에 빠져 비정상적인 행동만 반복적으로 하게 되는 경우이다.

'이렇게 하면 될 꺼야, 돼야 돼' 하고  중얼 거리면서  비효율적인 행위를  계속  반복하면서   자기에게 닥친 위기를  벗어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는 아무런 변화도 이끌어 내지 못하고 결국 최악의  결과를 맞이 하게 된다.

 

 

 

파국(Catastrophe: 破局= 깨뜨릴 파, 판 국). 즉  판이 깨지는 걸 말한다.

모든 파국의 상황을  시간이 지난후 다시 돌이켜 보면 당시엔 왜 저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갈 정도로  최악의 상황만 골라 선택한 상황들을 마주하게 된다.

신이 의도적으로 개입하지  않고서야   어찌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제 정신으로는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이해가 가질  않는 면이 있다.

이러한 파국들은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 내는 것 일까?

이 모두가 어쩌면  단지 심하게 운이  좋지 않아서 일까?

 

 

이 책<나만 옳다는 착각>'크리스토퍼 J. 퍼거슨' 이라는  미국 스텟슨 대학의  심리학 교수가 쓴 파국에  관한 심리학 책이다.

 

책에는  에어 프랑스 477편  항공 사고를  비롯하여 코로나 19 펜더믹   발생후 초기의  화장지 대란 사건, 9.11 테러와  이라크 전쟁의 파국, 체르노빌   원자력 사태와  후쿠시마 원자력의  재난 과정 , 학교내 총격 사건, 이민자 문제, 인종차별 같은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

또한  2020년 백인 경찰관에  의해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과 2021년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폭동 까지  최근  미국에서  발생했던 굵직한 사건들을 통해 파국의 심리를 파헤친다.

 

 

저자는  심리학 교수 답게  광범위한 분야를 넘나들며 많은 일화와   자료를 통해 파국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위트가 넘치는 언어로 독자를 몰입 시킨다.

 

 

결론부터  말하면  저자는  대부분의  모든 파국은  인간의 감정이 개입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우리의 감정이  이성을 앞도하는  상황에서는   서로간에 의사 소통이 단절되고, 판단력이  흐려지며  충동적으로 행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위기의 순간에 닥친 항공기 조종 오류, 팬더믹 사태에서  사재기에 대한 욕구, 이민자와  인종 차별에 이르기 까지 인간은  알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불안한 감정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 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내가 관여하는 모든  상황을 잘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 하지만 이런 판단은  다 착각 이란 것이다.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편향적인 사고를  지니고 있으며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는 상황이  벌어지면 그때 부터  우리는  불안 해지며  심해지면  급기야  공포를  느끼게 된다.

그러다  결국엔  파국의 전조인  판단 불능과 공황 상태에 돌입하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이 특수한 상황이 아니며  인간의 본성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본성에 기인한 파국을  맞이하게 되는 상황은  우리 주위에서 늘 발생하며  내 주위에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불확실한  자신의 생각 보다는   전문가의 말에 더 귀기울이게  되거나  나보다 주관이  확실한 사람을 따르게 되는 것이라고 보았다.

또한   미디어가  몰아가는 여론이나  정치인의 확신에 찬 주장에 쉽게 우리는 선동되기도 하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군중에게  값싼  사탕을 던지며 퍼레이드를  벌일때 군중들은 사탕을 받으며  기뻐하고  열광 했지만   수레가 지나간 후 애초에 사탕 따위를 원한적이  없었다는걸 깨닫게 된다는  작가의  통찰에 깊이 공감이 되었다.

 

 

그러나 책의  후미에 저자가 제시하는 파국을 막기 위한 해결책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좀 아쉬운 면이 있다.

저자는  해결책으로  개인적인 조치와  사회적 조치를 제시 하는데  비교적 원론적인 대답에 지나지 않았나 싶다.

 

 

위기의  순간에 당황하지 말 것, 미리  연습을 통해  위기에 대한 경험과 훈련을 쌓을 것, 여론을   몰아가는 미디어나  편향된 과학자들의 주장 보다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따라야 한다는 것, 음모론 같은 주장에 반박하기 보다는  음모론에 대해  보다 깊게 이해 하여  다각적인 시각을 갖춰라 는  정도의 비교적 진부한 제안을 제시한 것이  아닌가 싶다.

 

 

다양한  파국의 실례를 살펴 보는면에서 도움이 되지만  저자가 말한 파국의 원인이  되는 불안한 감정에 대하여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 하지 못한 것 같다.

저자의 주장대로 라면 파국의 원인이 되는  인간의  불안한 감정을 통제 하는 것을 해결책으로 제시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내가  생각해 보건데 불안한 감정에  대한 해결책은  현대의 심리학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 라고 본다.

뇌 과학이  발전하면서 뇌 과학과  진화적인   측면에서  방안을 제시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우선  동양의 정신 수양면에서 답을 찾고 싶다.

보이지 않는 세계, 무의 세계의 영역까지 확장 시켜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동양의 정신 세계는 아마 이런 면에서 가장   좋은 답들을  가지고 있지 않나 싶다.

유불도(儒佛道) 의 스승들 께서는 자신의 참성품을 깨달으라 하셨다.

물론  '' 를 깨닫는 것은 무척 어렵다.

그래서 스승들 께서는  수행을 강조 하신 것이다.

수행을 통해 깨달아야 한다고 전하셨다.

내가  '나' 를 잘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보이는 세계에  집착하고 끌려 다니고 산다.

눈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란  것을  짐작 할 수 있다면  보이지 않는  부분을 볼 수 있도록  심안(心眼: 마음의 눈)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어떤  상태 인지, 내 주위 에서 벌어지는 일 들에 대해 내가 먼저 본능적인 반응하기 보다 좀더  근원적인 관찰이 필요한 것이다.

 

 

결국 내가 옳다고  착각 하는 것도 나의 정확한 상태를 모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니 파국이란 것도 근본적으로는 나를 정확히 보지 못해서 벌어지는 것이다.

양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는 마음, 어느  한쪽을 고집하지 않는 마음, 그러한 마음은  모두 '중도' 를 지켜야만  할 수 있는 것이다.

파국이란  중도를 지키지 못하고  나와 상대의 겉모습에 집착하는 편향된 마음을 가질때 벌어지는  결과가 된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다 알고 있지만  금세   알고 있는 것을 잊어 버린다.

그래서 항상  우리는 끊임없이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상태로 돌아 가고자 해야 한다.

큰스님 께서는  본래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하셨는데  우리는 자꾸 그걸 까먹는다.

 

 

, 그럼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미디어나 정치인들이 말하는 것들에 우선 바로 반응하지 말고 내  마음을 지켜 보는게 우선일 것 같다.

내가 원하지도 않은 사탕을  주는 사람을 조심하고 내가  진정 바라고 원하는게 무엇  이었는를 잊지 말고 지켜 봐야 된다.

보이고 들리는 남들의   행동과 말에 반응 하지 말고  나의 상태만 끊임없이 돌이켜 보는것을  항상 염두해야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파국이란 것은 이제 앞으로 결코 일어 날 수 없는 일이 되지 않을까?

최소한 '' 앞에서 파국이  일어날 일은  막을 수 있을 것 같다.

 

'헤드라이트 앞의 사슴' 은  이제 내게는 없을 것이다.

 

물론 나만의 희망 사항이다.

 

 

 

 

<사랑하면 참으로  알게 되고, 알면  참으로  보인다.

             (愛卽爲眞知, 知卽爲眞看)

  알면 참으로 사랑하고, 사랑하면   참으로 보이다.  

             (知卽爲眞愛, 愛卽爲眞看)

  보이면 모으게 되지만 , 그저 쌓아 두는 것은 아니다

             (看卽蓄知而, 非徒蓄也)>

 - 유한준(1732~1811) 정조시기 문인

다른 사람의 잘못이 더 잘 보이는 이유는 우리가 그 일에 감정적으로 매달리지 않기 때문이다. - P11

자기가 소속된 집단 내의 태도와 신념이 의심스러워도 어느 정도는 순응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거의 누구나 느낀다는 것이다. - P37

누군가의 신념을 지적하고 비웃으면 그 사람은 신념에 더 가까워지고, 멀어지려고 하지 않는다. - P64

정치적 좌파나 우파에 속한 사람들은 누구나 과학이 마음에 들면 믿고, 그렇지 않으면 거부한다. 그들이 과학을 들먹일 때는 말 그대로 과학을 하겠다는 뜻이 아니며, 자신이 떠받드는 사회, 정치적 세계관을 위해 ‘과학‘을 편리한 몽둥이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올바른 정보는 없고 불안하기는 하니까 명백한 답을 찾아 헤멘다. 어설픈 관찰에서 존재하지 않는 상관관계를 찾아낸 다음, 일단 마음을 정하면 공격적인 행동을 취한다. 그 결과는 비극적일 수 있다. - P9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