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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즐거움 ㅣ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new 시리즈 3
The School Of Life 지음, 이수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드 보통이 말하는 52가지의 소소한 즐거움이 있고, 책의 말미에는 그 52가지를 다시
<기억, 희망, 고통의 고귀한 가치, 균형감 되찾기, 자기 이해, 진정한 의미 깨닫기>의
범주 안으로 각각을 들여 놓았다. 신선했다.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마음이, 생활이 평온해야 한다. 뭔가 고통이 있고, 우울이
심화되고, 슬픔이 가득하다면 나는 음악도 못듣고, 책도 못읽는다. 내가 평온할 때 하는
소소한 것들이 거의가 이 책에 나열되어 있어 상당히 친근했으며, 글로써 이렇듯 훌륭하게
엮을 수 있는 드 보통의 솜씨에 감탄했다. 그와 친구이고 싶었다.
<건물이 화합이나 겸손, 품위 같은 사회적 미덕을 오랫동안 공개적으로 장려할 수 있다면
가장 좋을 것이다. p.16>
건물이 화합을 유도할 수 있고, 겸손과 품위를 장려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니,
나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이런 것을 책에서 접할 때, 그 희열은 무엇과 비교 될 수 있을까?
멘델의 유전법칙을 처음 배울 때 느꼈던 그것과 비슷할라나..(중학교 때 처음 배웠던 생물
과목, 고등학교 때는 지구과학이 그랬다, 거기에는 내가 모르던 신비한 세계가 무척 많았었고,
그 때 안다는 것의 즐거움을 좀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친구는 <보헤미안렙소디> 영화를 보고 나서 그러더라,
"세상엔 내가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아."라고.
나도 그렇다. 내가 모르는 것들이 정말 너무너무 많다.
수식어가 엄청나게 길어서 정작 주된 이야기는 도무지 들어오지 않던 여느 드 보통의 책들과
달리 <The school of life>의 책들은 단순하게 적혀져 있어 술술 잘 읽혀진다.
*우리는 '자본주의, 예스냐 노냐?'가 관건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핵심 이슈는 자본주의가
우리의 가장 높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게끔 자본주의를 개선하는 것이다.
*중간대상(transitional object):유아가 강한 애착심을 갖는 담요나 손때 묻은 낡은 토끼
인형 같은 것.
*부모는 자식이 어떻게든 훌륭하게 성장하기를 바란다. 연인은 당신에게서 이해받기를
원한다. 친구는 당신이 함께 여행을 떠나주길 원한다. 그러나 할머니는 당신에게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그저 당신이 존재하는 것에 감사하는 게 할머니 마음이다.
그것은 아무런 계산도 사사로운 욕심도 없는, 당황스러울 만큼 순수한 사랑이다. 할머니는
늘 "괜찮다, 괜찮다" 하신다. 그리고 당신의 삶에 원동력이 되는 목표나 야망 같은 것에는
심드렁하신 것만 같다. 그것은 당신이 정한 목표에 대해 할머니가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이제는 그런 것에 초연해지셨기 때문이다.
*지혜와 균형 감각, 이것이야말로 예술과 문명사회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목표다.
*"오늘은 멋진 하루였어. 그중에서도 최고는 창밖을 내다본 거였지."라고 말하는 사람을
과연 본 적이 있는가 말이다. 그러나 사람들 입에서 그런 말이 자주 나오는 곳이 어쩌면
조금 더 행복한 사회일지 모른다.
*누군가가 우리를 크게 실망시키기 시작할 때 비로소 그 사람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게 된다.
*실력은 늘 공정하게 인정받지 못하고, 가장 빛나는 시절은 반드시 멀어져가기 마련이며,
그토록 갈망하는 사랑은 찾을 길이 없다.
*어린시절의 자신에게 하나 줄 수 있다면 좋을텐데.
*정당한 분노는 당신의 훌륭한 인성에 위엄을 부여한다. 당신이 분노를 표현하지 않고
정중하게 행동한 것은 약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강인함을 알기 때문이다. 평소에 부드러울
수 있는 것은 속에 날카로운 발톱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도 그것을 알아야 한다.
*곧바로 갈증을 잠재워주는 물 한잔은 기막힌 감동이다.
*즐거움은 이상적인 파트너를 실제로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 자체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카푸네 : 브라질에서 쓰는 포르투갈 어, 다른 이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는 것.
아게오토리 : 머리를 깎았는데 망친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