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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그릇이다, 천지가 밥이다 - 당신을 위해 차리는 29가지 밥상
임지호 지음 / 샘터사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차라리 그의 자서전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을 싶은 생각이 든다.
그의 요리는 정확한 레시피, 정확한 용량과 용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머리에서 가슴에서
즉흥적으로 나오는 것임을 TV를 통해서 여러번 보았다. 그의 요리책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은연중에 새겨지게 되는데...또한 임지호씨의 말이 모두가 아니고 한 작가의 말이 섞였다.
그래서 별을 하나 제할 수 밖에 없다. 책으로썬 시큰둥하다.
'요리'가 이방인들의 경계를 풀어주고 소통의 역할을, 더 나아가 하나의 테두리 안으로 따뜻하게
감싸 안을 수 조차 있다는 것을 임지호씨를 통해서 알게된다.
그가 찾아가는 곳은 굳이 시골이 많고, 서민들이 많다. 어쩌면 그가 정말 그곳이 좋아서일 수도
있겠고, TV가 그리 유도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제인가...SBS스페셜을 통해 보았던 곳도 역시
일본의 한 마을-한국인들이 사는 초라한, 어쩌면 없어질 위기에 처해있다는 역사적인 마을
이었다.
어느곳이나 처음엔 모두가 경계와 의심의 눈으로 보지만, 그가 한바탕 요리의 향연을 펼치고,
모두가 같이 나누어 먹고난 후 그를 배웅하는 이들의 얼굴엔 하나같이 온순하고 평온하고
감사한 마음이 한가득 됨을 볼 수있다. 행복한 미소다.
그를 배웅하는 이들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평온은 세상의 어느 곳이나 매한가지였다.
얼마나 감동적인가! 낯선 세계에 한 이방인 뛰어들었고, 말도 통하지 않는 그곳에서 그들과
나를 기꺼이 묶어주고, 평화로 엮어주는 것이 바로 '음식'인 것이다.
'문화의 전도사'란 바로 이런 임지호씨를 일컬어 하는 말이 아닐까!
그의 '음식'은 단지 먹는 것이 아니다. 평화이고, 자연이며, 경계를 허무는,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들임, 바로 그것이다. 어느 칠성급 호텔의 주방장이 최고의 자리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 주는
임지호씨, 그를 보면 마음이 평화스러워진다. 종교계에서, 연예계에서 본받아야하고,
그들이 지향해야 하는 목표는 바로 임지호씨같은 문화의 전도사가 아닐까!
모두를 평화스럽게 하는 능력, 경계를 풀어주게 하는 능력, 모두 감싸안고 감사해하는 마음이
일게하는 능력...
참으로 훌륭한 재능을 세상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그는, 그의 요리못지않게 훌륭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