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8.25
밤새 뒤척입니다. 긴장감인지 불안함인지 잠이 오질 않아 내내 뒤척이다가 5시에 일어나니
몸이 영 기운이 없는것이 자전거 접어서 차에 실을 힘도 겨우 내었습니다.
계속 불안합니다. 오늘은 좀 더 발전이 있어야 할텐데, 덜 민망해야 할텐데, 오늘조차도
안계댐때처럼 널부러 진다면 절대 안되는데... 그런데 기운이 너무 없다.
운동장엔 제법 많은 남성들이 서성이고 있었고 저는 의지할 딱 한사람만 찾으면 됩니다. 전날
bike dream 에서 여러마디 나누었다고 사장님, 텐보이, 소다씨보니 한결 마음이 수월해집니다.
배도 아픈것 같고, 화장실도 가고 싶고...
그냥 출발합니다. 역시 자전거에 올라타니 모든 것이 묻어집니다. -완주만 하면 된다.-
여전히 마지막을 면치 못하지만 조금 나아진 듯해 마음이 살짝 가벼워집니다.
그런데 밀어버리고 싶은 산길 오르막이 한없이 보입니다. 밀려가기도 하고, 끌고 가기도 하고,
걸어가기도 하면서 ... 갑니다.
머리속에 산소가 부족해진다는 느낌이 듭니다. 또 눕고만 싶어집니다. 어지러울것 같다는
한마디를 뱉었는데 던전씨 "나도 힘쓰고 나면 어지럽거든요." .... 내리막에선 벌써 내려가고
보이지도 않습니다.
좀 앓는 스타일인 저이고 보면 잠시 쉬라고 할 줄 알았는데 전혀 틈을 안줍니다.
먼저 출발하고 밟아라는 말만 들립니다. 오늘따라 던전씨 빡십니다. 오르막에서 내리면 더
힘들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지만 ... 아이고, 힘듭니다.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시조, 소용없습니다.
다른 사람들 페달 밟는 모습은 너무 가벼워 보이는데 나는 온몸으로 용을 쓰고 있습니다.
넓은 들판이 보이고 멋진 못도 보이고... 어딘지는 모르겠으나 이제 행복하다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일상생활에서 느껴보지 못한 행복하다란 말이 자꾸자꾸 하고 싶어집니다.
"나는 참 행복합니다."라고 고함치고 싶었습니다. 역시 파랑새는 가까이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재억(남편)씨에게 전화를 합니다. "나, 운동장 도착했거든!"
-뒤에서 애써주신 소다씨, 사장님 감사드려요. 마린아가씨 고마워요. 참 멋진 아가씨입니다.
-제게 뭔가 영양식품을 주시려 했던 분, 사양했던 걸 몹시 후회했습니다. 돌아오던 차 안에서
허기가 져서...
-저로 인해 늦어졌지만 묵묵히 기다려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려요. 그 배려, 오래도록
간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