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8.26 

눈을 뜨니 6시 입니다. 어제 종일 누워있었더니 이제 뇌에 산소도 충분히 공급된 것 같고,  

갑자기 어양지가 떠오릅니다. 벌떡 일어나서 나갑니다. 레드존 셔츠입고.. 태우를 깨울까  

하다가 오늘은 용기를 내서 혼자 가보기로 합니다. 터널이 신경이 많이 쓰이는데 정히  

무서우면 돌아올 요량으로..

자전거를 시작할 수 있게 해준 첫 동기의 장소가 어양지 입니다. 잊을 수 없는 곳이죠.

 

꼬박꼬박 횡단보도에서는 자전거에서 내려서 걸어갑니다. 내가 혹여 다치기라도 하면 우리집  

엉망될 것이 뻔하기에 최대한 조심하면서 몸사립니다. 더욱이 혼자가니 소심함이 극에 달합니다.

 

터널...지나가는 차가 없어 무사히 건넜습니다. 바짝 긴장되긴 했지만 생각만큼 무섭진 않았어요.

좋은 징조라 여기며 룰루랄라~ 잘 갑니다. 처음보다는 역시 한결 가벼워진 마음이고 가벼워진  

페달밟기입니다. 못에 잠시 앉아서 아주 흐뭇해하며 즐깁니다. 근데 온통 할아버지들 이십니다.  

조금 민망합니다.

그때 한 분이 못의 오른쪽으로 자전거타고 가셨는데 왼쪽으로 나오십니다. 나도 함 그래볼까  

싶어 저는 왼쪽으로 들어갑니다. 그게 다였습니다. 조금가니 개가 있어 더 못갑니다.  

많이 망설였지만 개 땜에 저는 더 안되겠습니다. 한사람이라도 더 있었더라면 문제 없었을텐데..   

겁 많은 성격 여실히 드러납니다.

개가 거슬려 할까봐 조심조심 자전거 되돌려서,

 

창포사거리 쪽으로 나와서 포여중쪽 오르막 오릅니다(처음 자전거로 여기 지날때 태우는 잘  

타고 올라 가던데 저는 끌고 올라갔어야 했었답니다. 그때는 기어 조절도 할 줄 몰랐고... 

기어의 용도조차도 몰랐다는...). 결코 내리지 않겠다 생각하고...

'태산이 높다하되~끙, 하늘아래~끙, 뫼이로다~끙끙끙.......중략.......뫼만 높다 하더라~휴'

시조 한 수 다 외우니 정말 다 올라와 버렸습니다. 시조, 효과 있었습니다.

 

사십여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여섯시에 출발하고 삼십분 정도로 줄이면 아침 모닝콜 지장없이

체력 쌓기에 좋겠다 싶은 생각에 은근히 즐겁습니다.

 

-던전씨 자전거 타고 나면 곧바로 글 올리고 올리고 하는 것 읽어보면서 '그러고 싶은가?'  

생각 했었습니다. -그러고 싶네요.

-오늘은 시들해진 화분에 물도 주고, 밀린 집안일이며 공부도 해야 합니다. 자전거가 더욱  

재미있을라면 자신의 일을 더욱 견실히 해 두어야하는데 자꾸만 자전거가 첫번째가 될라해서  

자신을 다잡기에 무척 애를 먹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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