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첫 동네
이대영 지음 / 머니플러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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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가 많거나 잘못된 문장이 여럿인 책은 암만해도 별을 더 얹어줄 수가 없게 된다.

책을 출판하기 전에 다시 점검해보지 않은 책인 듯 싶다.

그런데 책을 출판하기 전에 다시 점검을 해보지 않을 수도 있나?


이 책은 아직 초등학생일 때의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 본, 추억 가득한 판자촌 이야기일 성 싶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조세희)>에서의 판자촌 모습은 더 비관적이었던 것 같은데,

그러고보니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달아져 있던 <숲노래>님의 글이 얼핏 떠오른다.

<숲노래>님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이 책의 내용이 곁들여지기를 원했던 건 아니었을까 하는......



친정어머니도 예전 인심을 여러 번 말씀하셨다.

골목을 중심으로 몇 채의 주택들이 옹기종기 붙어 살았고, 그야말로 이웃사촌이었던 그 시절의 인심이 좋았다고.

'인심'은 흘러넘치는 지금보다 정말이지 지지리도 가난했던 그 시절의 인심이 더 훌륭했던 것도 같다만 지금도 난 그리 나빠보이지는 않는다. 

시민의식이나 문화의식은 불과 몇십 년 사이에 얼마나 일취월장하지 않았는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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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기르다 청년사 작가주의 1
다니구치 지로 지음, 박숙경 옮김 / 청년사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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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의 서재에서 본 이 책이 만화기에

아주 오랜만에 도서관 만화실에 콕 박혀서 읽었다. 

무척 재미나기를 기대하면서!


늙은 개 - 늙은 개의 죽음 - 고양이 - 고양이 출산 - 조카 - 화자의 아내 출산 - 가족 - 표범 - 안나푸르나 등정


흐흐흐......



그런데 이 책이 아니었다.

한 분의 서재에서 본 책은 

다나구치 지로의 <개를 기르다 그리고 고양이를 기르다>였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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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lgial 2025-03-11 0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그 한 사람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두 책 다 읽었습니다. 다 좋아요!

Grace 2025-03-11 16:47   좋아요 1 | URL
도서관에는 위의 책만 있어
<개를 기르다 그리고 고양이를 기르다>도 희망도서에 신청해 두었습니다.
그 한 분, 맞습니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양장)
빅터 프랭클 지음, 이시형 옮김 / 청아출판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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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책이다. 

사고 싶은 책이다.


"인생은 아름다워", "쉰들러 리스트" 영화들이 생각나고,

특히 이런 영화에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제목을 달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로고테라피의 핵심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전쟁포로의 경험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 그 시점이 다시 온다면 본인은 또다시 포로가 될 것임을 말하던 전쟁과 평화(톨스토이)의 피에르가 떠오르고,


과거의 상처를 경험으로 가지라는 법륜스님의 말씀도 떠오르고,


What does not kill you, makes you stronger.을 얼마나얼마나 되뇌이며 시련을 견뎌내고자 했던 애틋한 나도 보인다(저자의 시련에 비하면 나의 시련은 어불성설이 되고야 말 일이지만).


과잉의도(hyper-intention)를 읽으니 건강염려증 때문에 오히려 건강을 해친 것이 아닌가 싶은 글렌굴드도 생각나고,


역설의도(paradoxical intention)의 설명을 보니 '사띠'하라는 불교의 수행도 떠오른다.


가스실에서 한 사람도 살려보내지 않았던(저자는 그를 가장 악마적인 사람이라 적었다), 

'도살자'라 불리던 수용소의 J박사는 종전 후 감옥에 갇히게 되었고,

그 감옥에서 같이 생활했던 사람으로부터,

그는 가장 높은 수준의 도덕적 차원에 도달해서 생을 마감했으며(40세 즈음 암으로), 감옥의 모든 사람에게 위안을 주었다는 이야기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를 모르겠더라.

이에 대해 저자는,

<그러니 우리가 어떻게 감히 인간 행동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겠는가?>라고 적었다. 


또 책의 어느 부분에서는 문득,

나는 내게 펼쳐지는 삶이 나에게 "바람은 부드럽고 물결은 잔잔하게" 같은 인생을 펼쳐주기를 막연히 바라고 있었다는,

내가 나의 삶에게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생각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니 일순 삶의 주체가 확실히 나 자신으로 바뀌는 듯한 경험도 해 본다.



수 많은 문장에 밑줄을 긋고 싶은 책이라 구입하기로 마음 먹는다.











*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너무 정상적인 것이다.


* 죽음보다 더한 모멸감. (...) 정작 참기 힘든 것은 육체의 고통이 아니다. 부당하고 비합리적인 일을 당했다는 생각에서 오는 정신적 고통이다. 


* 수용소에서 갇힌 사람들이 가장 주주 꾸는 꿈이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는가? 빵과 케이크 담배 그리고 따뜻한 물로 하는 목욕이었다.


* 그때 나는 이 세상에 남길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여전히 더 말할 나위없는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극단적으로 소외된 상황에서 자기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없을 때, 주어진 고통을 올바르게 명예롭게 견디는 것만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일 때, 사람은 그가 간직하고 있던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생각하는 것으로 충족감을 느낄 수 있다. 


* 근본적으로 어떤 사람이라도 심지어는 그렇게 척박한 환경에 있는 사람도 자기 자신이 정신적으로나 영적으로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강제수용소에서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다.


* 강제수용소에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언가를 성취할 수 있는 인생의 진정한 기회는 자기들에게 오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 그곳에도 기회가 있고, 도전이 있었다. 삶의 지침을 돌려 놓았던 그런 경험의 승리를 정신적인 승리로 만들 수도 있었고, 그와는 반대로 그런 도전을 무시하고 다른 대부분의 수감자들처럼 무의미하게 보낼 수도 있었다. 


* 미래에 대한 기대가 삶의 의지를 불러 일으킨다.


* 감정, 고통스러운 감정은 우리가 그것을 명확하고 확실하게 묘사하는 바로 그 순간에 고통이기를 멈춘다. -스피노자


*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니체


* 우리에게는 완수해야 할 시련이 너무나 많았다. 따라서 우리는 될 수 있는 대로 나약해지지 않고 남몰래 눈물 흘리는 일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있는 그대로의 고통과 대면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다고 눈물 흘리는 것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었다. 왜냐하면 눈물은 그 사람이 엄청난 용기, 즉 시련을 받아들일 용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 오로지 책임감을 갖는 것을 통해서만 삶에 응답할 수 있다. 따라서 로고테라피에서는 책임감을 인간존재의 본질로 보고 있다.


* 인생을 두 번째로 살고 있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지금 당신이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번째 인생에서 이미 그릇되게 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


* 어떤 의미에서 시련은 그것의 의미 - 희생의 의미 같은 - 를 알게 되는 순간 시련이기를 멈춘다고 할 수 있다. (...) 자기 시련이 의미를 갖는 상황에서 인간이 기꺼이 그 시련을 견디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 확실하게 밝혀두어야 할 것이 있다. 의미를 발견하는 데에 시련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나는 단지 시련 속에서도 - 그 시련이 피할 수 없는 시련일 경우 -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 뿐이다. (...) 불필요하게 고통을 감수하는 것은 영웅적인 행동이 아니라 자기학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 사람은 자기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나 혹은 자기 인생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경우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시련의 불가피성이다. 이런 시련의 도전을 용감하게 받아들이면 삶은 마지막 순간까지 의미를 갖게 되며, 그 의미를 글자 그대로 죽을 때까지 보존된다. 다시 말해 삶의 의미는 절대적인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시련의 잠재적인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 역설의도 : 전에는 땀을 한 바가지 밖에 안 흘렸지만 이제는 적어도 열바가지는 흘리게 될 걸.


* 타고난 자질과 환경이라는 제한된 조건 안에서 인간이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의 판단에 달려 있다. (...) 인간은 아우슈비츠의 가스실을 만든 존재이자 또한 의연하게 가스실로 들어가면서 입으로 주기도문이나 셰마 이스라엘을 외울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한 것이다.


* 행복은 얻으려고 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의 결과로써 나타나는 것이다. (...) 사람이 행복하려면 '행복해야 할 이유'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일단 그 이유를 찾으면 인간은 저절로 행복해 진다. 알다시피 인간은 행복을 찾는 존재가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 내재해 있는 잠재적인 의미를 실현시킴으로써 행복할 이유를 찾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 과거 속에서는 돌이킬 수 없는 상실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다. 오히려 그 반대로 모든 것들이 되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저장되고 보존된다.(...) 이런 견지에서 본다면 나이든 사람을 불쌍하게 여길 이유가 전혀 없을 것이다. (...) 그리고 세상의 그 어떤 것도, 그 어느 누구도 과거가 지니고 있는 이 자산들을 가져갈 수 없다. 


* 그러니 이제 경계심을 갖자. 두 가지 측면에서의 경계심을. 아우슈비츠 이후로 우리는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히로시마 이후로 우리는 무엇이 위험한지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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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페스트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6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이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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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들의 오버액션이나 격정적인 목소리들을 통해 극으로 보았으면 그 재미가 더했을지도...

책으로 읽은 것에서는 별다른 감흥이 없다. 

다만 그의 최종 작품이란 점과, 

한평생 헌신해 온 배우와 극작가로서의 일을 접고 은퇴하여 조용한 여생을 보내겠다는 대목이 들어있기도 하다는 해설이 와 닿는다. 

또한 작가 연보에서 보이는 1500년대의 아이들의 사망률이 상상을 초월해서 놀라웠다.

출산율도 높지만 그에 못지 않게 사망률이 엄청나니 

세익스피어가 52에 사망한 것도 큰 행운이나 되었던 듯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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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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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 나로서

이 책의 제목이 나를 끌어당기는 힘은 100%였다.

자간 넓직하니 술술 잘 읽혀서 꼭이나 30분 만에 다 읽은 느낌.


대부분 공감하고 끄덕이게 되나 '시어머니년'이란 표현에서는 아연실색!

비록 그러하더라도 책에서 이런 표현을 접하는 건 좀 언짢고 눈살이 찌푸려지더라고.


점점 물질만능이 되어 가는 한국이 나도 싫었는데,

어쩌면 나 역시 나도 모르게 그 물질만능에 휩쓸렸겠지 싶고,

세계에서 유일무이하게 일구어낸 경제의 급속한 성장과 발달,

그에 반해 문화의식이나 시민의식은 경제의 성장속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생기는 병폐일거라는 말을 유튜브에서 본 이후로는 

한국이 싫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럴 수 있겠다 싶으니 이해가 된거라.


이 책이 나온 지 10년이 지났고, 

"한국이 좋아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도 많은 시절이다.

돌고 돈다....









* 선진국이 됐다고, 서울이 옛날이랑 몰라보게 달라졌다고 하는데, 어떤 동네 어떤 사람들은 옛날 그대로야. 나아지는 게 없어. 내가 그냥 여기 가만히 있는다고 더 나아질 거라는 보장은 아무 데도 없어.


* 사실 지루한 얘기는 두 가지뿐이었어. 은혜 시어머니 이야기, 그리고 미연이 회사 이야기, 그런데 은혜랑 미연이 그 두 얘기를 너무 오래 하는 거야. 몇 년 전에 떠들었던 거랑 내용도 다를 게 없어. 걔들은 아마 앞으로 몇 년 뒤에도 여전히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을 거야. 솔직히 상황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 자체가 없는 거지. 걔들이 원하는 건 내가 "와, 무슨 그런 쳐 죽일 년이 다 있대? 회사 진짜 거지같다. 한국 왜 이렇게 후지냐."라며 공감해 주는 거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냐. 근본적인 해결책은 힘이 들고, 실행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니까. 회사 상사에게 "이건 잘못됐다."라고, 시어머니에게 "그건 싫다."라고 딱 부러지게 말하기가 무서운 거야. 걔들한테는 지금의 생활이 주는 안정감과 예측 가능성이 너무나 소중해.


* 높은 데서 떨어지는 사람은 낙하산 하나가 안 펴지면 예비 낙하산을 펴면 되지만, 낮은 데서 떨어지는 사람한테는 그럴 시간도 없어. 낙하산 하나가 안 펴지면 그걸로 끝이야. 그러니까 낮은 데서 사는 사람은 더 바닥으로 떨어지는 걸 조심해야 해. 낮은 데서 추락하는 게 더 위험해.


* 한국에서 살아도 그냥 전업주부로 살고 싶지는 않았거든. 딱히 어떤 일을 해애겠다는 생각은 없었고 한국의 구직 시장이 어떤지도 몰랐어. 그래도 일은 하고 싶었어. 은혜도 그렇고 학생 때는 똑똑하던 여자애들이 집 안에 틀어박혀 있으면서 바보 되는 거 많이 봤거든.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을 만나고 부딪히고 그러지 않으면 되게 사람이 게을러지고 사고의 폭이 좁아져. 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할 줄 모르게 되고 난 그렇게 되기 싫었어.


* 그리고 나는 당당하게 살고 싶어. 물건 팔면서, 아니면 손님 대하면서 얼마든지 고개 숙일 수 있지. 하지만 그 이상으로 내 자존심이랄까 존엄성이랄까 그런 것까지 팔고 싶지는 않아. 난 내가 누구를 부리게 되거나 접대를 받는 처지가 되어도 그 사람 자존심은 배려해 줄 거야. 자존심 지켜 주면서도 일 엄격하게 시킬 수 있어. 또 여유가 생기면 사회를 위해 작더라도 뭔가 봉사를 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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