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즈키 린타로의 모험 ㅡ 작가후기를 읽지 않고 책을 덮으며 단편집인 걸 나중에야 몇 개의 리뷰를 통해 알았다 . 그렇더라도 워낙 단편을 좋아하는 나에겐 큰 손해도 뭣도 날게 없는 책이라 첫 단편도 두번째 편도 세번째 편도 무리없이 그저 재미있었다 . 마지막까지 나는 좋았다 . 소감을 단편 하나하나 꼽아 얘길해도 좋겠지만 말이 길어지니 짧게 줄여보자면 각 편마다 세상을 향해 던지는 메시지( 질문) 가 (사형수 퍼즐 등) 있었고 하다못해 세상에 까지가 아니더라도 심심치 않게 수수께끼를 준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 예를 들면 오십엔짜리 스무개와 천엔 지폐 같은 ㅡ수수께끼(토요일의 책) . 정해진 날마다 동전을 지폐로 바꿔가는 한남자에 던지는 호기심 어린 시선이랄지 , 그 까닭에 대한 궁금증을 질문을 통해 공유하려는 글 속 또 다른 소설가의 호기심이 느껴져 단편 그 자체가 총명한 까만 눈처럼 반짝반짝 거렸다 . 더해서 다른 책으로 가는 입구가 되기에 어떤 면에선 작품 안의 녹색문처럼 이 책 역시 하나의 녹색문이 아닌가 ㅡ 그런 생각이 들었더랬다. 책을 애호하다 죽은 장서가 아내의 비밀 편인 ' 녹색문은 위험' 엔 영국SF 작가 허버트 조지 웰스의 환상소설 단편을 언급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이야기 속 주인공 윌리스의 기담이 내겐 마치 토끼를 따라 들어가곤 하던 앨리스의 작은 비밀문 같이 느껴졌다 . 어려서부터 마주쳤던 녹색문이 윌리스에겐 있었고 그런 얘길 전해듣는 '나'가 있다. 언제까지고 윌리스 말 속 녹색문은 진실이 아니라고 믿는 '나'는 나이 들어 사회적으로 성공한 윌리스가 뒤늦게 집착한 녹색문에 대한 것을 환시 나 환상이 아니었을까 ㅡ 생각하지만 윌리스는 녹색문을 찾다 어느 해에 공사장의 갱도에 떨어져 죽었다는 얘길 듣고 , 독자에게 묻는다 . 그 문은 윌리스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일까 아니면 문에 미친 윌리스가 사고로 그저 죽은 것 뿐일까 ㅡ 를 되물으며 사건 속 진실 인 애서가의 죽음에 한 발 더 다가간다. 책성애자들에 대한 이야긴 미카미 엔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 수첩> 만한게 없었는데 이번 책으로 노리즈킨 린타로의 모험도 그 안에 넣어야 되지 않을까 싶기까지 하니 , 읽은 수확이 크다 . 작가의 후기를 말머리까지 읽다가 덮는다 . 안 읽어도 충분히 좋겠어서... 이 나른한 여운을 즐기고 싶어져서 ... 나중에 후기에 뭐 그런 얘기가 있었어 ? 싶어질 순간이 오길 바라며 ㅡ 노리즈키를 따라 나선 내 모험도 접는다 . 보내주신 보슬비님께 깊은 고마움을 전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