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경 ㅡ문 , 그 안쪽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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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지날 때마다 늘 어느 집에서가 개가 짖었던 기억 . 늘 비슷한 지점을 지날 때마다 문 안쪽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렸고 , 그것이 아침일 때도 있었고 , 점심일 때도 있었고 , 저녁이나 아주 늦은 밤일 때도 있었다 . 그때마다 나는 , 아 , 저 개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가보구나 , 하면서 쓸쓸한 마음이었는데 , 그러고 보니 방금 그 집이 늘 개가 짖던 집 , 그 쯤 되겠구나 , 싶었다 . 그런데 ... 나는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 그런데 ... 그 집이 몇 호였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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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고 슬픈 이야기들은 언제나 현실 안쪽에서 벌어진다 . 그러므로 , 나는 언제나 굳게 닫혀 있는 문 , 그 안쪽이 궁금하다 . 그것이 공동주택 복도에 줄지어 있는 똑같이 생긴 문이든 , 사람의 마음 가장 깊숙한 곳에 달린 문이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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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쓰꺼워 지려고 한다 . 방금 세 집에서 사람이 나와 개가 부린 난동에 그 집까지 찾아 현관 앞까지 들어갔다가 뭔가에 놀라 뒷걸음질을 하곤 무엇을 봤던 그 문을 그냥 닫고 , 모른 척하는 걸 본다 . 홋수 조차 확인을 않는 채 돌아가 경찰에는 알렸을까 심상찮은 분위기 만으론 비운 경비실 , 주차장 경비실의 경비원 부재가 덜컥 맘에 문고리처럼 걸린다 .
세상의 많고 많은 집들 그리고 닫힌 문들 . 우리가 개인주의라거 나 배려라는 흉내 비슷한 것으로 묻어버리는 진실은 얼마나 될까 . 사람끼리 부대껴 살지 않고 남은 반려족들만이 컹컹 , 그 외로운 뒷 길을 알려 올 때 . 그런 때가 많아질 거란 불길한 예감으로 속이 뒤집힌다 . 집들이 사람의 인생을 내내 좀먹더니 이젠 묘지 역할까지 하는구나 ㅡ 싶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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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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