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경 ㅡ문 , 그 안쪽에는




이곳을 지날 때마다 늘 어느 집에서가 개가 짖었던 기억 . 늘 비슷한 지점을 지날 때마다 문 안쪽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렸고 , 그것이 아침일 때도 있었고 , 점심일 때도 있었고 , 저녁이나 아주 늦은 밤일 때도 있었다 . 그때마다 나는 , 아 , 저 개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가보구나 , 하면서 쓸쓸한 마음이었는데 , 그러고 보니 방금 그 집이 늘 개가 짖던 집 , 그 쯤 되겠구나 , 싶었다 . 그런데 ... 나는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 그런데 ... 그 집이 몇 호였더라 .


무섭고 슬픈 이야기들은 언제나 현실 안쪽에서 벌어진다 . 그러므로 , 나는 언제나 굳게 닫혀 있는 문 , 그 안쪽이 궁금하다 . 그것이 공동주택 복도에 줄지어 있는 똑같이 생긴 문이든 , 사람의 마음 가장 깊숙한 곳에 달린 문이든 .


ㅡ 064 p ㅡ

매쓰꺼워 지려고 한다 . 방금 세 집에서 사람이 나와 개가 부린 난동에 그 집까지 찾아 현관 앞까지 들어갔다가 뭔가에 놀라 뒷걸음질을 하곤 무엇을 봤던 그 문을 그냥 닫고 , 모른 척하는 걸 본다 . 홋수 조차 확인을 않는 채 돌아가 경찰에는 알렸을까 심상찮은 분위기 만으론 비운 경비실 , 주차장 경비실의 경비원 부재가 덜컥 맘에 문고리처럼 걸린다 .
세상의 많고 많은 집들 그리고 닫힌 문들 . 우리가 개인주의라거 나 배려라는 흉내 비슷한 것으로 묻어버리는 진실은 얼마나 될까 . 사람끼리 부대껴 살지 않고 남은 반려족들만이 컹컹 , 그 외로운 뒷 길을 알려 올 때 . 그런 때가 많아질 거란 불길한 예감으로 속이 뒤집힌다 . 집들이 사람의 인생을 내내 좀먹더니 이젠 묘지 역할까지 하는구나 ㅡ 싶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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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09 16: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7-02-09 17:55   좋아요 1 | URL
아니, 아니요 ! 두개는 특별한 날을 위해 아끼고 있고(아끼다 x 된다는데 얼른 써버릴까요?) , 한개는 거실 상주 , 이 책상엔 이 티크가 ..안그래도 바꿔줄때 됐지 그랬는데 , 예리하세욧~^0^
관심있게 봐주시니 전 좋아요~~^^

AgalmA 2017-02-11 0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이 벽을 대신하고 있어 계속 밀려나면 책상은 10센치 돼서 오늘밤은 무서워요 하게 될 지 몰라요ㅋㅋ
개가 혼자 있는 시간을 생각하는 문장,,,넘 좋은데요.

[그장소] 2017-02-11 10:55   좋아요 1 | URL
책장 정리를 하느라 분류해 놓느라 책상을 책들이 점령한 상태 . ㅎㅎㅎ 노트북 주위만 그나마 ..빽빽한 게 덜해서 ... ㅋㅋㅋ 한칸 정리하면 또 아쉬운게 보이고 ㅡ 한칸 해놓으면 또 어색해보이고 .. ㅡㅡ;
2월 안에 끝내야지 ㅡ 마구 늘어져서 그럽니다. 며칠안에 후딱 해버릴 요량 였는데 , 에구 제 몸 생각은 1도 안 넣은 계산였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