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은 2와 같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잘 알려진 '증명' 이 하나 있다
. 그것은 이런 정의로 시작된다 . " a=1 , b=1 이라고 하자 ." 그리고 a=2a , 즉 1은 2라는 결론으로 끝난다 . 증명 과정
중간쯤 눈에 안 띄게 숨어 있는 것은 0으로 나누기이다 . 그
시점에서 이 증명은 벼랑 너머로 한 발을 내딛으며 모든 법칙을 무효로 만들어버린다 . 0으로 나누는 것을 인정한다면 1과 2는 같을 뿐만 아니라
그 어떤 두 개의 수도 ㅡ 실수인든 허수이든 , 유리수이든 무리수이든 ㅡ 같다고 증명할 수 있게 된다 .
ㅡ 본문 122 쪽에서 ㅡ
자신은 그녀가 왜 그런 행동에 이르게 되었는지 이해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녀에 대해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한다는 인식이었다 .
ㅡ본문 140 쪽에서 ㅡ
그는 건물 옥상의 잠긴 문 반대편에 자신이 있고 , 문 너머에서는
친구가 그러면 안 된다고 소리치며 마구 문을 두들기는 광경을 머리에 떠올렸다 . 그리고 침실 문 밖에 서 있을때 칼은 수치심으로 얼어붙은 채
르네가 바닥에서 흐느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 문 반대편에 있는 사람이 그였던 당시 ,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
ㅡ 본문 141 쪽에서 ㅡ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 " 수학의 명제가
현실에 관한 어떤 설명을 제공하는 한 그것은 불확실하며 , 명제가 확실하다면 그것은 현실을 묘사하고 있지 않다 . "
ㅡ 본문 145 쪽에서 ㅡ
" 그 느낌을 당신에게 전할수는 없었어 . 내가 마음 속 깇이
무조건적으로 믿고 있었던 무엇인가는 결국 진실이 아니었고 , 그걸 증명한 사람은 다름 아닌 나였으니까 ."
칼은 르네의 말이 무슨 뜻인지 자기도 정확하게 알며 , 그 자신
조차도 그녀와 똑같은 감정을 느겼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 결국 입을 다물었다 .
이것은 두 사람을 이어주는 것이 아니라 떼어놓는 종류의 감정이입이었고 ,
그녀에게 그 사실을 털어놓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
ㅡ 본문 146 , 147 쪽에서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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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cf가 있다 .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 라고 당당히 선언하는 , 그러면서 뒤에 붙이는 말은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입니다 ㅡ 라고 한다
. 우리는 침대가 가구인 줄 알고 있었는데 말이다 . 웃기는 얘기지만 과학도 생각해보면 틀린 말이 아니니 아 ! 그렇구나 할 수밖에 없다 .
그래서 그 과학은 지금 어찌되었나 ? 포켓으로 들어가 따로 놀기를 하고있다 . 분리된 채 각각의 스프링을 튕겨내면서
......
절대
값이란 것을 놓고 인간의 심리와 함께 풀어본 그들의 결혼 생활 . 이해였다가 함께였다가 결국은 분리되는 칼과 르네의 삶 .
영원할
것이라는 위선 위에 자신도 변하면서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오만을 , 르네의 수학은 아니라고 , 우린 모두 변하는 성질이지 절대 값 따위가
아니라고 말한다 . 계산이나 같이 해보고 말하지 , 각자의 포켓 속에 들어간 둘은 이제 같이 움직일 , 계산하고 의논할 마음이 없다 .
변했으므로
같은
결론을 놓고도 동의할 , 아니 동의 해버리면 안될 것 같은 위기의 수 . 0 과 삶 그리고 죽음 ......
이 책의
세번 째 이야기인데 사실은 가장 오래 걸려 읽었다 . 단순하게 이렇게 읽는 것이 과연 잘하는 짓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서
......
뭐 ,
느낌만 늘 비스므레 아는 처지니 따질 수도 없는 어려운 수학 . 그중에 가장 확고한 0 .
그저
행복한 산책자 * 가 되어서 , 살아갈 밖에 내가 할 수있는 것이 없겠더라는 자조를 ... 허허허 ,
무한대의
수로 놓고 말 뿐이다 . 외로운 이야기이다 . 이 단편은 , 참으로 ! (증명은 ?)
* 조해진
작가의 산책자의 행복을 말함 , (순 내 방식의 해석에 의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