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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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 80년대의 가장들은 나약함을 들키기 싫어 술에 얼굴을 감추고 폭력의 힘을 가져와 무능을 감췄다.그래서 억척스런 어머니들이 더욱 늘어갔고 , 그런 어머니를 안쓰러워하다가 지켜주고 싶다가 경멸하다가 때가 되면 자식들은 등을 돌리고 , 누가 그렇게 해달라고 했냐며 바락바락 악을 썼다 . 여자는 기댈 남편이 없었고 남편들은 아내가 더이상 자신을 남편으로 존경하지 않을 때를 두려워하다 인생을 망친 것이 지금의 우리 모습이 아니라고 할수 있을까 , 더 거슬러 올라가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따지고보면 두 사람이 서로 기대서 신뢰하고 의견을 진지하게 나누기만 했더라면 달랐을 일들 . 혹은 빈틈을 서로 내보이는 일들 .

 

킬러 안데르스는 처음부터 킬러였나 , 어쩌다보니 흘러흘러 좀 으르고 겁주는 법을 잘 알고 , 그게 쉬워서 하다보니 나중엔 이름처럼 킬러가 붙어 그게 당연한 것이 되어버렸다 . 하지만 그는 기억하고 있는데 어느순간 어머니가 스치듯 말 한  ' 알고보면 속까지 나쁜 놈은 아니란 ' 말을 진심으로 믿고 싶어하는 , 나빠지고 싶어하지 않고 그저 자신을 잘 지키고 살고 싶었던 남자에 지나지 않는게 진심인지도 모른다. 쎄고 강한 남자로 말고 선한 사람이 되고 싶은 킬러 안데르스

 

가업이어서 자신의 의견과는 전혀 상관없이 성별도 상관없이 여목사가 되야했던 요한나 쎌렌데르 . 하라니 했을 뿐인데 , 아버지는 그마저도 아들이 아니란 이유로 엄청난 폭력의 (그게 무슨 폭력이었든)시간을 견뎌야했던 요한나 . 아버지의 자리를 물려받고 , 실컷 미워할 수있는 위치에 섰다고 생각하니 그 대상이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 애증의 대상이 돌연 사라지는 것 만큼 삶의 이유가 무너지는 일이 또 있을까 ... 거기다 교구에서 쫓겨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망할 신이 있다면 말이지만 가장 증오스런게 신인데 자신이 목사라는게 사실이고 , 달리 꿈이란 걸 가져본 일도 없는 것 같다 .

 

기계화가 되기 전의 문명은 폐르손의 가문에 축복이다가 발전과 함께 무너지고 이혼한 엄마와 둘이 살다보니 알바에 전전하던것이 전업이 되서 이름만 거창한 리셉셔니스트지 별볼일없는 인생이다 . 그런 그가 우연히 공원 벤치에서 샌드위치를 나눠준 거렁뱅이 여자가 요한나이고 여자 목사이며 그가 일하는 곳이

저렴한 숙소를 제공할 수있다는 정황들 때문에 인연이 된다 .

 

백작이 나타나 의뢰를 한 보수를 반만 주고 간 것에 요한나와 페르가 얼결에 문제를 떠맡고 킬러와 함께 동업의 형태를 이루는데까지 일들이 얼토당토않는데 , 그 얼토당토 않은 헛점들이 기막히게 따지기 애매하단 점에서 먹혀들어가는게 이 책의 전체 재미를 이끌어주는 역할을 한다 . 어쩌면 성경을 읊조리는 여목의 논리에 남을 해치는 일을 맡기는 조폭들이면서 최악의 인간이란 점은 모두 피하고 싶어하는 이상한 심리가 이 소설 전반에 걸쳐져 있다는 걸 읽게 된다는 게 더 웃긴 건지도 모르겠다 .

 

악당이 되고 싶어하지 않는 건 킬러나 조폭들이나 모두 같고 , 그러니 대행이 필요하고 , 일은 의뢰받아 돈은 챙기니 할 수없이 요구를 처리할 뿐인 , 말 그대로 일 .

 

일은 참 웃기게 전재산을 걸어 자신의 아내를 지키려한 남자로부터 꼬이게 되고 그런 돈을 덥썩 받아 챙겨 더는 나쁜일은 하기 싫다는 킬러를 버리고 떠날 생각이던 두 친구는 신변이 위험해지면서 킬러를 버릴수도 없어지고 만다 . 도망칠 돈을 끌어모으느라 잔뜩 받은 돈을 킬러가 여기저기 기부를 하면서 엉뚱하게 그가 갱생하고 선한 이미지의 설교자의 아이콘으로 바뀌는 걸 눈치챈 둘은 또 한 몫 잡을 생각에 이번엔 진짜 교회에 자릴 잡는데 , 진짜가 아닌 흉내의 노릇이란 원래 오래가기 힘든 법 . 킬러만 진심이고 둘은 겨우 겨우 버티는 수준으로 아슬아슬하다 결국 백작과  교회 관리인이 덫을 쳐서 와해가 되고 킬러는 다시 감옥신세 를 지게된다 . 

 

페르와 요한나는 잠시 자신들 시간을 즐기지만 그런 시간은 순식간이고 결국 남의 걸 받으면서도 줄 때가 더 행복했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른다. 세상 천지에 둘만 있으면 될 것 같은데 , 그들은 그런 생각자체가 안되는 게다 . 원래 셋이 시작을 해서 ... 다시 출소한 킬러를 영입해 이번엔 산타클로스로 분해 미혼모등을 돕는 기부천사로 나서서 어마어마한 기부금을 긁어모으기 시작한다 .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요한나는 이제 신이 그닥 밉지 않은 것 같다. 세상에 증오가 가득하던 그녀는 점차 증오의 리스트에서 애정의 리스트로 옮겨야 할 대상이 늘어감을 인정해야했고 그러자 거짓말같이 신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착하게 살려고 대단하게 맘을 먹었던 그들이 아니었다 . 원래는 나쁜일을 하려고 작정한 일인데 , 한가지 두가지 열외의 상황들 ...그러니까 아이가 보는 앞에서 아버지를 폭행치 않는다거나 , 아이를 안을 수 있게 양 팔이 아닌 한 팔만 부러뜨린다거나 하는 식의 예외를 적용하다보니 , 악독의 독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고 해야할까 ...또 , 먹고 살아야하니 밑천을 좀 들여서 남도 좋고 나도 좋자는 일로 시작한 일이 이렇게 마음까지 여유롭게 바꿀줄 , 페르 페르손이나 요한나가 알았을까 ...

 

그냥 세친구의 유쾌하고 엉뚱한 스토리로 읽어나가다 변하고픈데 기회를 갖지 못하는 킬러를 보면서  우리 아버지들 생각이 났다 . 또 , 왜 하필 여목사냐하는 부분에서도 그게 자꾸 걸렸던 탓도 있다. 엉뚱하고 좀 애둘러 오긴 했지만 킬러도 페르손도 요한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강제로 입을 닫게한다거나  겁을 주지 않는다 . 물론 겁을 먹을 그녀도 아니지만 , 그런데 , 가만보면 페르손도 킬러도 엉뚱하게 요한나의 진심어린 속얘길 들은 첫 사람들이란 점에서 인상적인게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윽박지르면 되던 그들의 삶을 젤 처음 바꾼 사람이 요한나라는 사실이다 . 그것도 다소 엉뚱하고 말 안되는 우격다짐같은 허당끼가 섞인 말로 , 그러니 더 미워할 수가 없다 . 완벽한 이론을 무기로 내세운 얘기였다면 어쩌면 안되었을지도 모르는 , 빈틈이 허락한 빈틈 아닌가 한다.

 

그러니 돌아보면 억척스런 우리 삶의 어디 쯤 , 반드시가 아니면 안되던 어디 쯤 , 빈틈을 가진 우리가 있을텐데 ... 남자도 여자도 어머니도 아버지도 모두 말이다 . 스산함만 남은 현재가 아닌 가진 것 없어도 배운 것 많지 않아도 모여 앉아 즐거운 사람들이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 땅 끝 세상 어디 킬러 아닌 킬러 안데르스와 그의 친구 둘처럼......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 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되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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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01-01 1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엔 더 좋은 일들 있으시기를.^^
그장소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장소] 2017-01-01 15:00   좋아요 0 | URL
벌써 와버린 1월을 받아들고 앗뜨거 ~ 하고있어요. ㅎㅎㅎ 서니데이님도 굿굿한데이~ 들 만들어가실줄 믿어요!^^

2017-01-01 1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1 1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10 16: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장소] 2017-02-10 16:44   좋아요 1 | URL
아!! 진짜? 진짜!! 어디요? 대체 뭘로요? 그럴리가.. ㅠㅠ 일단 확인 해보고올게요! 뭔지도 모름!! ㅎㅎㅎ

아~ 이 글로 였나봐요! 저 이달의 리뷰 ㅡ 코너 지금 처음봐요! 이런 페이지가 있었네요! 방금 메일도 왔어요 . 실제 있는 일였네요! 고마워요~! 무진장~ ^^♡

2017-02-10 16: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10 1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