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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재구성 - 제28회 신동엽창작상 수상작 ㅣ 창비시선 306
안현미 지음 / 창비 / 2009년 9월
평점 :
ㅡ흑백 삽화
너무 많은 이면지를 부적처럼
가지고 있다
기역 니은 디귿 리을처럼
슬픈 이면지들
색깔이 없는 얼굴 , 색깔이
없는 생각 ,
색깔이 없는 슬픔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다
기역 니은 디귿 리을처럼
흘린 시간들
반쯤은 치기로 그 시간의
칼날을 휘둘러 동반자살을 꿈
꾸며
자음만으로는 도저히 슬퍼할
수 없다고 했던 건 당신이
었나
모든 슬픔들은 모음을 필요로
한다고 했던 것도 당신이
었나
기역 니은 디귿
리을
기역 니은 디귿
리을
색깔이 없는 기억 , 색깔이
없는 기록 ,
색깔이 없는 삽화를 너무
많이 가지고 있다
결국 반쯤은 사기였던
우리들의 연애는
ㅡ 본문 17 쪽에서
ㅡ
안현미 시인의 시집 [
이별의 재구성 ] 중에
하얀 것은 종이 , 까만
것은 글씨 하던 농담 생각에
비실 비실 웃음이 기어나온다
이면지를 만들어 내던 많은
오타의 세상도 같이 ,
거기서 시인은 기역 니은
디귿 리을들을 깨진 종이
보듯 봤는지도 모르겠어서
,
어린 날엔 타자 보습학원에서
띵 , 하는 종소리와 함께
다라라락 치고 싶었지만
생각처럼 쳐지지 않던
검은 몸체의 타자기가 놓인
풍경도 같이 온다
마음만 다라라락 이었지 ,
정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