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이발사였고 , 어머니는 재봉사이자
미용사였다
삐아졸라를 들으며 웹사이트에서 점쳐준 나의 전생을 패
러디 한다
과거의 당신은 아마도 남자였으며 / 현재의 당신은 불행
히도 여자이며 / 인간의 모습으로 당신이 태어난 곳과 시기
는 현재의 보루네오 섬이고 / 여자의 모습으로 당신이 태어
난 곳과 시기는 강원도 태백이고 / 대략 1350년 정도입니다
/ 대략 1972년 여름의 일입니다 / 당신의 직업 혹은 주로 했
던 것은 랍비 , 성직자 , 전도사입니다 / 당신의 직업 혹은 주
로 하는 짓은 비정규직 , 계약직 , 시간제입니다
( 어쩌자는 것인가 )
삐아졸라의 아버지는 이발사였고 , 어머니는 재봉사이자
미용사였다고 한다
내 아버지는 광부였고 , 어머니는 장성 제1 광업소급식사
이자 세탁부였다
( 몰라 , 얼음 죽을 때까지 얼음 )
강 옆에서 물이 다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사람 * 처럼
삐아졸라를 들으며 나는 내가 다 지나가기를 기다릴 뿐
*김도연 산문집 『 눈이야기 』에서 .
78 / 79 쪽에서
안현미 시집 " 사랑은 어느날 수리된다 "ㅡ제 3 부 중
.
시집 한 권을 뒤적이다 보니 날이 밝아 일요일 아침 ,
어제의 눈은 흔적도 없다 .
어딘가 높은 봉우리의 만년 쯤 되는 노파로 살아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 그것은 내가 당장 알 수 없는 일 .
오늘의 하루만 겨우 사는 나는 ,
도종환의 시에서 시작한 시 끝잇기가 끝이 아니었다 .
이번엔 김도연의 산문으로 들어서야 하는건가 ?
겨울 산 바람이 계곡마다 서려서 몹시 깊을텐데 닿을수나
있을지 기약없는 여행을 시작했네 후회하자니 ,
돌아갈 차가 편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