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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울고 들어온 너에게: 김용택 시집 ㅣ 창비시선 401
김용택 지음 / 창비 / 2020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조금은 아픈 ㅡ
김용택
가을은 부산하다 .
모든 것이 바스락거린다 .
소식이 뜸할지 모른다 .
내가 보고 싶고 궁금하거든
바람이는 풀잎을 보라 .
노을 붉은 서쪽으로
날아가는 새떼들 중에서
제일 끝에 나는 새가 나다 .
소식은
그렇게 살아 있는 문자로 전한다 .
새들이 물가에 내려 서성이다가 .
날아올라 네 눈썹 끝으로
걸어 가며 올 것이다 .
애타는 것들은 그렇게
가을 이슬처럼 끝으로 몰리고
무게를 버리며
온 몸을 물들인다 .
보아라!
새들이 바삐 걸어간 모래톱 ,
조금은 아픈
깊게 파인 발톱 자국
모래들이 허물어진다 .
그게 네 맨살에 박힌
나의 문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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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쪽
속이 환한 구름을 보았다 .
하루의 서편이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이냐
버려진 새들이 날아가 울 노을이 있다는 것이다
.
124 /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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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 되면 알아서 , 제 갈 길 가는 새들을 철새
그 작은 몸에 , 오죽하면 뼈조차 비운 채로
날면서
철은 드는가 , 들기를 ......
사람도 들지 않는 철딱서니를 ,
너무 깊이 오래 잠기지 말라고 , 밤이
오는가
고개 묻어 덮은 날개죽지 위로 밤새 이슬이
,
(yuelb17@naver.com)